[이스타항공 M&A]매각 무산 후 파산 가능성에 '의견 분분'"정부 지원·면허 이점 감안" vs "생존 장담 못해"
김병윤 기자공개 2020-07-21 07:42:00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0일 11: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 계약 해제 가능성을 언급하자 시장에서는 이스타항공의 파산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수·합병(M&A)이 아니고서는 스스로 살아남기 어려운 여건 탓이다.다만 의견은 분분하다. 경영을 유지한다고 해도 생존력이 높지 않아 파산이 가장 현실적 방법이라는 시각이 있는 반면 정부가 직접 나서 항공업 M&A를 지원할 뜻을 밝히고 있어 쉽사리 파산 절차를 밟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한다.
제주항공은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스타홀딩스가 15일 자정까지 주식매매계약(SPA)의 선행조건을 완결하지 못했다"며 "이에 따라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조건이 총족됐음을 밝힌다"고 밝혔다. 시장서 꾸준히 제기해온 '노딜' 가능성을 제주항공이 직접 언급한 셈이다.
제주항공은 "정부의 중재노력이 진행 중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계약해제 최종 결정 및 통보 시점을 정하기로 했다"며 여지를 남겨뒀지만, 거래 무산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제주항공의 공식 발표 후 시장에서는 이스타항공의 '파산' 시나리오를 제기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셧다운된 탓에 정상 영업이 어려운데다 6개월 넘게 임직원 임결이 체불되는 등 부실이 심화된 상태기 때문이다. M&A 외 살아날 방법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제주항공과의 거래가 무산될 상황에 직면해 있다.
실제 파산 선택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있다. 회생을 통해 부실을 털어내더라도 새 주인을 찾기까지 적잖은 난관이 존재한다는 의견이다.
M&A의 험로를 전망하는 배경으로는 이스타항공의 인건비 부담이 꼽힌다. 이스타항공의 올 1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기간제 근로자(188명) 포함 총 직원 수는 1616명이다. 최근 3년 평균 이스타항공의 급여는 약 157억원이다. 이스타항공 대비 인력 수가 적은 저비용항공사(LCC)를 인수하는 게 경영의 효율성 측면에서 더 나은 선택지라는 게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업황 침체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인건비 등 고정비 지출은 상당한 부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회생 후 신규 항공기 리스 계약 또한 M&A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회생 간 항공기 리스 계약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항공기 주인과 마찰을 빚을 수 있다"며 "이러한 이력은 새로운 리스 계약을 어렵게 하거나 불리한 조건으로 체결하게 되는 등의 부정적 영향으로 귀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곧장 파산 절차를 밟기보다는 회생에 돌입, 한 차례 M&A 기회를 더 부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파산 선언의 가능성을 낮게 보는 배경은 정부의 지원 가능성이다. 지난 3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 등을 만나 이스타항공 M&A를 독려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직접 나서 M&A를 중재하고 있는 구도상 바로 파산에 돌입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1600여명에 달하는 이스타항공 임직원의 생존도 걸린 만큼 정부 입장에서는 파산만은 일단 막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우선 이스타항공의 회생을 진행하면서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원하는 사업자를 물색, M&A를 다시 추진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이는 항공운송사업자의 △최소운용자금 상향(150억원→300억원) △항공기 보유 대수 확대(3대→5대) 등 면허 취득이 강화된 기조와 맞닿는다. 항공운송사업 면허 취득이 깐깐해진 점을 감안했을 때,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원하는 업체 입장에서는 이스타항공 인수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항공사업법 제28조(항공운송사업 면허의 취소 등)에 따르면 면허·등록 기준에 미달할 경우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 다만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라 법원이 회생절차개시의 결정을 하고 그 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 제외된다. 회생절차를 밟게 되더라도 항공운송사업 면허는 유지된다.
구조조정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 항공사의 회생절차 사례는 없다. 다만 항공기를 리스해 사업을 영위하는 구조가 선주에게서 배를 임대하는 해운업과 유사하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해운사의 회생과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