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부동산신탁, 업계 첫 '헬스케어' 리츠 만든다 광주 소재 청연 메디컬그룹 병원 건물 매입 추진, 거래금액 1200억 중반대
이명관 기자공개 2020-07-27 15:33:41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3일 14: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츠 시장의 대표주자인 KB부동산신탁이 업계에서 처음으로 '헬스케어' 리츠를 선보인다. 기존 오피스 빌딩으로 대표되는 전통자산과는 전혀 다른 분야로 리츠를 활용한 투자가 활성화되지 않은 블루오션으로 보면 된다.◇청연 메디컬그룹 유동화 파트너로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이 헬스케어 리츠를 설립하고 조만간 국도교통부에 영업인가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헬스케어 리츠의 기초자산은 '청연 메디컬그룹'이 보유 중인 양·한방병원, 재활센터, 요양병원이 들어가 있는 건물이다.
이들 의료시설은 전라도 광주의 핵심 상업지역인 상무지구에 자리하고 있다. 양한방 병원이 입주해있는 건물은 2015년 5월 준공됐다. 지하 1층~지상 13층, 연면적 1만6224㎡ 규모다. 2004년 12월 준공된 재활센터는 지하 2층~지상 12층 건물 중 5개 층을 사용 중이다. 사용 연면적은 7128㎡ 규모다. 요양병원이 입주한 건물은 2015년 6월 준공 이후 2018년 여성전용 암요양 병원을 증축했다. 증축 이후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 9484㎡ 규모로 커졌다.
KB부동산신탁은 청연 메디컬그룹과 자산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세부 조건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현재 거론되는 가격은 1200억원 중반대 선이다. KB부동산신탁은 담보대출과 비상장 공모형태로 인수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재원조달은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청연 메디컬그룹이 건물 매각과 동시에 장기책임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청연 메디컬그룹은 광주 및 전라도 지역을 근거지로 병원을 전문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 광주를 비롯해 서울과 수도권 일대, 카자흐스탄 등 총 14개의 병원과 한의원에 의료 경영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보유 병상은 1490개, 총 종업원은 964명이다.
최근 꾸준히 사세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현재 관계사는 9개다. 연구기관인 청연중앙연구소를 비롯해 청연홀딩스(컨설팅), 청인교육원, KGH(글로벌헬스케어, 무역), SBL(메디컬부동산개발) 등이다. 또 2015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공식 지정병원에 선정되기도 했다.그룹 몸집을 키우면서 동시에 매출도 늘고 있다. 그룹 매출 추이를 보면 2017년 304억원, 2018년 378억원, 2019년 489억원 등 상승세가 뚜렷하다.
헬스케어 분야의 경우 고령화 시대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는 영역이다. 출산율이 1명이 안 되면서 인구는 갈수록 고령화되는 추세다. 그만큼 노인복지시설에 대한 니즈도 확대되고 있다. 이에 리츠 상품으로도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헬스케어 리츠의 경우 요양병원과 실버타운, 재활센터 등 노인복지시설을 기초자산으로 삼는다. 국내에는 생소하지만 미국과 유럽 등 지역에서는 이미 주된 투자 영역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KB부동산신탁은 이 같은 시대의 흐름에 읽고 헬스케어 시장 진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시장이 활성화되려면 의료시설과 연동돼 있다 보니 의료법 등 법적인 지원이 수반돼야 헬스케어 리츠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고려해 KB부동산신탁은 3년 후 상장리츠에 편입하는 형태로 투자금 회수 전략을 세워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헬스케어 리츠는 의료시설을 직접 운영할 수 없도록 규제를 받고 있다. 대부분의 헬스케어 리츠는 의료시설을 운용하는 의료 사업자에게 책임임차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시설 차제가 오피스나 리테일처럼 다양한 임차인을 확보할 수 없다 보니 일반적인 리츠 상품과 비교할 때 요구 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대토개발·데이터센터도 눈독
KB부동산신탁은 헬스케어 리츠 외에 대토개발과 데이터센터 리츠 상품도 준비 중이다. 대토개발 리츠는 수용된 토지의 원주민이 LH공사와 현금 대신 대토 보상계약을 체결해 취득한 대토보상권을 개발 사업 주체인 리츠에 현물출자 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된다.
KB부동산신탁은 오래전부터 대토개발 리츠에 대한 투자를 모색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최근 투자 대상을 선별하고 리츠 설립을 앞둔 프로젝트만 3~4건이나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토개발의 경우 국토교통부 차원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분야다. 도시개발 과정에서 대토개발 리츠는 토지보상 문제 해결방안으로 제시됐다. 특히 토지보상금을 현금으로 지급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사업자에게 자금조달에 대한 부담이 뒤따른다. 이를 해소할 수 있는 게 대토개발이다. 법적으로 리츠로만 가능하도록 제안을 두고 있다.
데이터센터 리츠는 코로나19 이후 주목받는 시장이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이커머스 활동을 촉진했다. 그만큼 데이터센터에 대한 니즈가 확대됐다. 이에 리츠의 투자대상으로까지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은 이제 막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사실상 시작 단계로 볼 수 있다. 재택근무를 경험하면서 클라우드의 필요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 이에 발맞춰 지난해부터 삼성SDS, LG CNS, KT, 네이버 등 국내 대기업이 주도하던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에 낯선 이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에퀴닉스(Equinix), 디지털 리얼티(Digital Realty) 같은 해외 데이터센터 리츠 기업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의 비즈니스모델은 데이터센터 공간을 수요자에게 빌려주고 임대료를 받는 형태다. 다양한 사업자가 참여하고 있는 만큼 국내 건설사도 내진 기술과 끊김 없는 전력 공급 등을 무기로 대규모 앞으로 닥칠 수주경쟁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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