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8월 19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 창업주인 임성기 회장이 별세하며 한미약품의 지배구조가 급변했다. 당초 업계에선 장남이자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대표인 임종윤 사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임 회장의 부인 송영숙 고문이 신임 회장으로 추대되며 그 배경이 궁금증을 낳고 있다.회사 측은 송 신임 회장이 임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한미약품그룹의 성장에 조용히 공헌해온 만큼 후임으로서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한미약품 및 그 계열사 설립과 발전 과정에서 임 회장과 주요 경영 사항을 협의해온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미약품은 송 회장이 그룹 수장에 오른 것은 임시방편 차원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장기간 송 회장 체제가 이어질 것이라고도 부연했다.
송 회장이 역할을 해왔겠지만 기업가치만 10조원이 넘는 한미약품그룹을 이끌만한 경영자라는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송 회장은 교육학을 전공한 인물로 제약업계 전문가가 아니다. 한미약품 경영에 공식적으로 참여한 것도 고문을 맡기 시작한 2017년부터다.
일각에선 송 회장이 임 회장의 지분 승계 과정에서 완충 역할을 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그룹 회장 자리를 맡은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임 회장의 세 자녀인 임종윤 사장(첫째)과 임주현 부사장(둘째), 임종훈 부사장(막내) 간 지분율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다. 또 임 회장의 지분 승계에 대한 방침도 공개된 바 없다. 법정 상속 비율대로 승계가 이뤄진다면 송 회장이 최대주주가 되고 세 자녀의 지분은 비슷해진다. 자녀간 지분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송 회장 체제가 장기화될지, 임시 체제에 불과할 지 여부는 예단하기 힘들다. 하지만 송 회장이 맡은 더 중요한 과제는 한미약품의 R&D 정신을 이어가는 것이다.
한미약품은 한국 제약 바이오 산업에 한 획을 그은 곳이다. 복제약만 난무하던 한국 제약업계에 신약개발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은 곳이 한미약품이다. 폐암이나 당뇨병 치료제 등을 글로벌 빅파마에 수출해 K 바이오의 시작을 알렸다. 라이선스 반납이 일부 있었지만 신약 개발 과정에서 비일비재한 일이다.
송 회장 체제 하에서 한미약품이 세계 시장에 다시 도전하길 바라본다. 한미약품 표 신약이 다시 한번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길 기대해본다. 한미약품이 고인의 유지를 잇는 가장 중요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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