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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금리리스크 낮춰라…파생상품 '만지작' '채권 선도거래' 감독 규정 변경 고려…운용수익률 상승 기대

이은솔 기자공개 2020-08-20 07:33:29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9일 14:1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생명이 하반기부터 금리파생상품을 도입할 전망이다. 감독 규정이 바뀌면서 미래 채권 인수를 약속하는 '채권 선도거래'가 자산 듀레이션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은 파생상품을 통해 금리리스크를 경감할 뿐 아니라 운용수익률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9월부터 자산 듀레이션으로 인정되는 금리파생상품 거래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올해 2분기말 기준 8.99년인 자산 듀레이션을 9.2년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보험사 운영의 핵심 중 하나는 자산과 부채의 운용 및 상환 시점을 맞추는 자산·부채종합관리(ALM)다. 장기계약 중심인 보험상품의 특성상 금리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미래에 지급해야 할 보험부채의 기간에 맞춰 금리부자산을 쌓는다. 만약 충분한 듀레이션의 장기채를 확보하지 못해 자산 부채 듀레이션갭이 벌어지면 그만큼 금리리스크에 노출된 것으로 본다.

이로 인해 보험사는 장기채를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국채 입찰물량은 매달 3조원 내외로 수요는 대부분 정해져있다. 국민연금이 20%,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빅3' 생보사가 10%씩을 인수하는 식이다. 대부분 30년 이상 장기채를 선호하고 기간이 지날수록 채권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보험사의 부담이 있다.

채권 선도거래는 현재가 아닌 미래에 정해진 가격으로 채권 실물을 인수한다고 약속하는 거래다. 가령 보험사가 증권사와 5년 이후 채권을 인수하는 것으로 선도거래를 약정하면 보험사는 당장 현금이 빠져나가지 않으면서도 자산 듀레이션은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한화생명 측은 파생상품 1조원 거래시 자산 듀레이션이 0.1년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금리를 기준으로 가격을 산정하기 때문에 금리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도 줄일 수 있다. 인수하기로 한 미래에 금리가 떨어지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채권을 싸게 매입한 게 되고, 반대로 이후 금리가 오르면 채권을 비싸게 구입한 게 돼 손해를 보는 구조다.

금융당국은 내달 30일부터 금리파생상품도 자산 듀레이션 확대로 인정하는 방식으로 보험업법 감독세칙을 변경하기로 했다. 기존 RBC제도에서는 실제 보유하고 있는 채권과 같은 실물자산만 금리부 자산에 포함했지만 앞으로는 헤지(hedge) 목적의 금리파생상품도 포함한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듀레이션 관리를 위해 국내외 장기채를 직접 매입하는 것 외에도 다른 선택지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한화생명은 최근 국채 장기채를 꾸준히 늘리며 듀레이션갭 축소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말 1.43년까지 벌어졌던 자산 부채 듀레이션갭은 올해 1분기말 0.83년, 2분기말 0.23년으로 축소되는 추세다.

한화생명은 최근 실적발표(IR)에서 당초 세워둔 계획보다 더 적극적으로 자산 듀레이션을 늘릴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진기천 투자사업팀장은 "본드포워드(채권 선도거래)가 듀레이션으로 인정받아 굉장히 도움을 받는 상황"이라며 "자산 듀레이션을 9.2년까지 늘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보다 더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금리파생상품이 도입되면 자산운용수익률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물채권 인수를 약속한 시점까지 현금 인출이 미뤄지기 때문에 장기채 매입에 들어가던 자본을 고수익 투자로 돌릴 수 있게 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보험사 운용수익률 제고가 어려운 건 국채 투자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국채 금리가 1.4~5% 수준이기 때문에 금융투자업계 등에서는 채권 매각 등 특이요인을 제외한 적정 수익률을 1.8%로 보고있다.

한화생명이 자산운용에서 취하고 있는 전략은 '바벨'이다. 중간위험은 제외하고 안정적인 자산과 고위험·고수익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전략을 뜻한다. 보유한 금리부 자산 중 듀레이션 확대에 기여하는 대신 수익률은 적은 국채 등 자산과, 듀레이션에 기여하진 않지만 고수익인 투자처를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한화생명은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듀레이션은 짧지만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소매대출, 약관대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진 팀장은 "파생상품을 활용하면 자산듀레이션은 늘어나지만 당장 현금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그부분을 바벨의 반대쪽인 고수익 투자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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