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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發 여신전략 변화]하나은행, 수익보다 리스크관리…우량 가계여신 늘린다④전세자금대출 증가폭 24%, 하반기 신용대출 '컷 오프' 강화 방침

손현지 기자공개 2020-09-03 07:53:22

[편집자주]

'코로나19'가 은행들에게 양날의 검이 됐다. 저성장·저금리 기조에 성장 목표치를 낮게 잡았는데 대출금 폭증이란 정반대 흐름을 맞닥뜨렸다. '원치 않는' 성장이지만 당국의 압박에 상환유예가 불가피하고 대출 집행을 당분간 멈추기도 어렵다. 돌파구는 포트폴리오 조정뿐이다. 리스크, 수익성, 금융지원 '삼박자' 측면에서 각 은행들의 전략 변화를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31일 16:0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은행은 하반기 가계여신 중심의 포트폴리오 강화 방침을 정했다. 정부의 부동산규제에 부응한 수준에서 최대한으로 가계여신을 취급할 계획이다.

비록 수익성 측면에서는 기업여신 보다 불리할지라도 건전성관리 차원에서는 용이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신용대출에 컷오프 기준을 강화해 우량 신용대출 위주로 선별하고 취급액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다만 대출 증가 속도는 어느 정도 조절할 예정이다.

◇대출성장률 목표치 3% 초과 달성…대기업 한도 확대 영향

하나은행은 올해 원화대출 성장률 목표치를 3%대로 낮게 잡았다. 전년도 목표치인 5% 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2018년 7%, 2019년 7.5%로 우상향 흐름을 보였던 것에 비하면 보수적인 기조를 취한 셈이다.

올해 경제 전망을 저금리, 저성장 기조에 따라 악화될 것으로 내다본 영향이다. 대출량을 늘리는게 오히려 독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더욱이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에 따라 이자이익을 확대하기도 어려웠다.

핀테크사 유입, 오픈뱅킹 시행에 따른 경쟁심화 요인으로 ROE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했다. 성장보다는 순이자마진(NIM) 하락 방어와 리스크관리에 주력하겠다는 의지가 내제돼 있었다.


그러나 연초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올해 4월까지 대출이 2.8% 늘며 연간 목표치(3%)에 근접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말까지 대출성장률은 5.4%에 달했다. 기업여신 중심으로 대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왔던 하나은행으로서는 부실위험 관리가 절실해졌다.

특히 대기업대출 잔액은 올초부터 7월 말까지 무려 17.4% 늘어났다. 신규 취급량이 늘어난 건 아니었다. 기존 기업 차주들의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한도조정 여파가 컸던 것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대부분 과거 미사용분 한도를 일으켜 예금쪽으로 보낸 형태"라며 "기업경영난 등 채무상환 위험도가 높아진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대출 포트폴리오서 기업 비중 축소 '리스크 최소화'

하나은행은 3월께 비상경영체제(컨틴전시 플랜)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대출 포트폴리오 전략을 일부 수정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곧장 리스크위원회(분기 1회)와 리스크관리운영위원회(월 1회)가 열렸으며 포트폴리오 한도설정이나 운영 정책 등을 설정하기 시작했다.

리스크관리운영위원장은 황효상 하나은행 리스크관리그룹장(CRO)이 맡았다. 그 외 이승열 경영관리그룹장, 박지환 CIB그룹장, 박승오 여신그룹장, 정석화 리테일그룹장, 이종승 글로벌사업그룹장, 남궁원 자금시장사업단장 등 총 7명의 임원이 참여했다.

리스크·여신·영업·자금 파트 부서장들도 위원은 아니지만 코로나 이후 회의에 참석했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개별 여신의 취급여부를 결정하는 여신위원회와의 소통도 활발해졌다.


회의결과 건전성에 주안점을 둔 방향성을 잡았다. 크게 보면 가계여신 쪽 포션을 확대하는 방향이다. 수익성 측면만 고려한다면 기업여신을 늘려야 하지만 리스크 측면을 더 우선순위로 둔 경영판단이다.

또 양적확대는 최소화 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NPL관리에도 집중하기 위해 질적인 자산 확대에 포커스를 맞췄다. 이를 위해 내부적으로 산업별 전망을 재평가했다. 우선 코로나19로 인한 위험업종에 대한 한도관리를 강화키로 했다. 예컨대 식품, 숙박업종 등 꾸준히 전망이 안좋았던 산업군에 대해서는 한도를 줄이기로 했다.

최근 들어 전망이 불안해진 철강이나 산업군에 대해서도 심사를 강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자영업자(소호)대출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기 위해서도 전용 머신러닝(ML)기반 심사 모형을 개발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리스크 확대 방지차원에서 산업별 영향을 점검하고 있다"며 "하나금융연구소와 협업해 여신 추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반기도 전세자금대출 늘리기, 신용대출은 '컷오프' 전략

기업여신에 대한 보수적 스탠스를 유지해온 결과 포트폴리오에도 일부 변화가 감지됐다. 가계와 기업여신 비중이 작년 말 52대 48에서 지난달 말 54대 46으로 바꼈다. 대기업 비중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던 만큼 가계여신 비중을 높이려는 방향성에 부응한 셈이다.

특히 건전성 관리에 유용한 전세자금대출량을 대폭 늘렸다. 지난달 말 잔액(은 작년 말(14조4883억원)에 비해 23.9%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폭(3.7%)을 월등히 뛰어 넘었다. 같은기간 지방자치단체나 정부기업 등 공공기관이나 학교법인 등 비영리법인에 대한 공공기타대출 성장률은 0.9%에 그쳤다. 가계통장(마이너스대출)도 1.06% 소폭 늘어났다.

전세자금대출은 저금리 기조에 큰 수익창출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러나 정부에서 공적기구 보증을 많이 해주기 때문에 원금 회수가 가능하고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다. 은행권 유치경쟁이 치열해진 이유다. 하반기에도 정부의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에 부응하는 수준으로 전세자금대출을 취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눈여겨 볼 만한 포트폴리오 변화 중 하나는 신용대출이다. 은행권 전반적인 수요급증에 힘입어 하나은행 역시 가파른 추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신용대출 잔액은 18조원을 돌파했다. 가계대출은 대부분 '비대면 원큐대출'을 통해 집행되고 있는 만큼 한도를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다만 하반기 신규대출 심사시 컷오프(Cut-off) 기준을 강화할 계획이다. 컷오프는 저신용등급 차주의 한도를 제한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하위 신용등급은 대출을 집행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내부 신용등급은 1~15등급으로 분류돼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신용위험 확대에 따른 리스크를 억제하기 위해 비우량 차주 여신 점검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려는 의도"라며 "일부 은행들이 한도조정하는 것과 달리 고신용등급 위주로 우량 차주를 선별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포트폴리오는 부문별로 모니터링해나갈 계획이다. 취약부분 점검하고 안정적인 자산건전성과 효율적인 자본적정성 관리를 지속할 예정이다. 위험가중자산(RWA)은 6월 말 기준 188조7190억원으로 전년말(172조5660억원) 대비 4.8% 증가한 상태다.

예수금도 선제적으로 확보해나간다. 향후 경쟁이 과열되면 이자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기준 총 수신은 334조8456억원으로 작년 말(347조5735억원) 대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6월 한 때 급증하기도 했지만 예대율 관리 차원에서 추가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순수통장 위주의 요구불예금은 우상향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단기저축성예금(MMDA)은 들쭉날쭉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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