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해외법인 점검]앨라배마 공장, 하반기 반전 시동…적자도 해결할까HMMA, 상반기 가동률 50%대 하락…대규모 당기순손실 지속
김경태 기자공개 2020-09-03 14:22:58
이 기사는 2020년 08월 31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가 북미에 보유한 유일한 생산 거점은 미국 앨라배마 공장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의지로 탄생한 이 공장은 현지 시장 공략의 첨병 역할을 했다. 2016년까지 매년 공장 라인은 쉴 새 없이 돌아갔다.그러다 2017년부터 가동률이 100%를 밑돌기 시작했다. 점차 회복세를 보이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아 올해 상반기에 초유의 위기를 맞이했다. 그 후 생산량이 늘며 가동률이 올리고 있다. 다시 풀가동을 향해 달리는 앨라배마 공장이 대규모 적자도 극복해낼지 주목된다.
◇2017년부터 가동률 부진, 올 상반기 50%대
현대차는 1985년 미국판매법인(HMA·Hyundai Motor America)을 설립해 본격적으로 북미 시장에 진출했다. 그 후 약 20년이 지난 뒤 현지에 생산 기지를 만드는 방안을 추진했다.
미국은 자동차를 만들기에는 인건비 등이 비싼 고비용 국가다. 하지만 정몽구 회장은 '메이드인(MAde in) USA'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의지를 갖고 추진했다. 2020년 4월월 앨라배마 공장 생산법인(HMMA·Hyundai Motor Manufacturing Alabama, LLC)이 설립됐다. 같은 달 정 회장과 돈 지글먼 앨라배마 주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착공식이 열렸다.
앨라배마 공장은 2005년 3월 쏘나타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개소식 이후 판매를 개시했다. 당시 관련 업계에서는 현대차, 동반 진출한 협력사들에 부정적인 전망도 많았다. 하지만 정 회장의 승부수는 들어맞었다. 앨라배마 공장은 매년 풀가동되며 북미 시장 공략의 첨병 역할을 했다.
현대차는 2011년 사업보고서부터 해외 공장의 가동률을 공개했다. 당시 앨라배마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은 30만대인데 33만8127대를 만들었다. 가동률은 112.7%에 달했다. 가동률은 2016년까지 매년 100%를 웃돌았다. 생산 설비가 쉴 새 없이 계속 돌아간 셈이다.
그러다 2017년부터 이상 조짐이 본격화됐다. 그해 가동률은 88.8%로 뚝 떨어졌다. 이 시기는 현대차의 미국 판매법인이 부진하던 때와 겹친다. 당시 북미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호는 급격하게 SUV로 옮겨갔는데 현대차는 세단 위주로 대응해 시장 흐름에 올라타지 못했다.
앨라배마 공장이 생산하는 차종 역시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쏘나타 등 세단이었다. 2016년 SUV 차종인 싼타페 생산이 시작됐지만 전체 생산량에서 세단이 주력인 점은 변하지 않았다. 공장 가동률은 2018년에는 87.2%까지 하락했다. 지난해에는 3.8%포인트 상승해 91%를 나타냈지만 전성기와의 격차는 여전했다.
올해 들어서는 미국에서도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더 어려움을 겪었다. 앨라배마 공장의 올해 1분기 가동률은 80.5%였다. 2분기를 더한 상반기에는 54.8%까지 내려갔다. 상반기 생산량은 9만7957대다. 2010년대 최저 생산량이다. 이는 3월 중순 근로자 중 확진자가 나오면서 공장이 멈췄기 때문이다. 가동 중단이 5월 초까지 이어지면서 생산 설비가 돌아가지 못했다.
◇2019년 사상 첫 연간 적자, 올해 상반기 당기순손실 1600억 넘어
앨라배마 공장은 하반기에 반전을 이루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앨라배마 공장은 현재 풀가동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부진하기는 했지만 다른 경쟁사들보다 비교적 선전했다. 7월에는 5만8934대를 팔아 전년 동기(5만8926대)보다 소폭 늘기도 했다. 덩달아 앨라배마 공장의 생산 물량도 점차 늘고 있다.
현대차는 앨라배마 공장 생산능력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내년에 소형 픽업트럭 산타크루즈의 생산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투자금액은 4억달러(약 4800억원) 수준이다. 현재 앨라배마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은 37만대인데 40만대로 증가할 전망이다.
위기 국면을 맞아 공격적인 생산과 판매에 나서는 '역발상' 전략을 통해 HMMA의 실적도 개선될지 주목된다. 현대차는 HMMA의 2010년 실적부터 공개했는데 매년 흑자를 이어갔다. 그러다 가동률이 부진하던 2017년 당기순이익이 1150억원으로 전년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2018년에는 상황이 더 악화했다. 상반기까지 흑자를 거두다 3분기에 적자전환했다.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손실은 438억원이다. 4분기에 이익을 남기면서 연간 기준 당기순이익은 116억원을 기록해 가까스로 흑자를 거뒀다.
2019년에는 상반기까지 흑자를 거두다 3분기부터 대규모 손실을 나타냈다. 연간 기준 당기순손실 2281억원으로 사상 첫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생긴 올해 상반기 실적은 더 심각하다. 매출은 2조564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1.8%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164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HMMA가 손실을 기록하는 데는 판매와 비용 측면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며 "점차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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