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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하이마트 실적으로 본 이동우式 생존법 부임 후 판관비 통제, 적자내자 곧바로 인력 구조조정…'독한혁신' 적임자 판단

최은진 기자공개 2020-09-07 07:19:36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3일 13: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지주 대표이사 자리를 꿰찬 이동우 사장의 전술은 구원투수로 활약했던 롯데하이마트 실적을 통해 가늠할 수 있다. 부임한 2015년부터 실적 호전을 이룬 것은 물론 롯데그룹이 지향하는 옴니채널을 현실화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진가를 발휘한 건 올해 들어서다. 작년 적자실적을 내자 이 사장은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매출이 감소한 상황에서도 영업이익을 예년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강조하는 '독한혁신'을 이룰 적임자로 지목된 배경이다.

이동우 사장이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가 된 건 2015년부터다. 롯데그룹 품에 안긴 2012년 이후 매출성장은 꾸준히 이뤄냈지만 영업이익은 줄어들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철학이 얼마나 팔았느냐보다 얼마를 남겼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롯데하이마트의 성적은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구원투수로 선임된 인물이 이 사장이었다. 이 사장이 부임한 후 롯데하이마트는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펼쳤다. 부임하자마자 이 사장은 매출확대와 함께 수익성 개선에 힘썼다. 매출을 늘리되 매출원가를 줄이거나 판관비를 통제하는 방식을 활용했다.

롯데하이마트는 롯데그룹에 인수된 뒤 3년간 평균 4%의 매출 성장을 일궜지만 판관비는 평균 9% 확대됐다. 판촉비 등을 활용해 매출을 늘린 결과다. 영업이익은 평균 14% 역성장했다.

하지만 이 사장이 대표직을 맡으면서 롯데하이마트의 매출은 평균 1.4%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2.5% 축소됐다. 지난해 적자전환 된 실적을 제외하면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7.2% 성장했다. 판관비는 3.2% 늘어나는 데 그쳤다.

매출 성장률은 전임 대표 시절보다 다소 떨어졌지만 구매 패러다임의 온라인화, 반일이슈 등 비우호적인 경영환경을 고려하면 수익성 개선이 단연 돋보이는 성과를 냈다고 평가된다. 특히 인건비를 줄이는 역량이 탁월했다. 이 사장 시절 인건비는 평균 3% 오르는 데 그쳤다. 전임 대표 시절 11.3% 늘었다는 점과 꽤 큰 격차를 보인다.


이 사장 방식의 생존법이 진가를 발휘한 건 올해 들어서다. 작년 적자 실적을 내며 최악의 위기상황을 감지한 이 사장은 독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롯데그룹의 인사기조와 맞물려 선뜻 구조조정에 나서지 못했던 타 계열사와는 달랐다. 인사정책에 대한 정부기조와 대치되는 인력 구조조정에 대표이사로서 민감할 법도 했지만 과감했다.

롯데하이마트가 창립 후 첫 희망퇴직을 실시했다는 점은 몇 명을 줄였느냐보단 내포하는 의미에 무게가 실렸다. 신 회장이 주문한 독한혁신을 주변의 시선이나 관행 등에 아랑곳 않고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의미이기 때문이다. 신 회장이 직접 인력감축을 정상화 방안의 주요축으로 거론한 상황에서 이 사장의 행보는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올해 상반기 롯데하이마트가 감축한 인력은 총 77명이다. 특히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발표한 2분기 직원수가 58명 줄었다. 롯데그룹에 인수된 뒤 매년 직원수가 늘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인력 구조조정 강도가 상당히 거셌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인력감축을 포함한 고강도 구조조정은 성과로 이어졌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매출이 축소된 상황에서도 영업이익을 전년도보다 끌어 올렸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도 같은기간보다 약 3% 가량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7% 증가했다. 매출감소로 매출 총이익이 줄어든 상황에서 판관비를 6% 축소한 게 성과로 나타났다. 특히 희망퇴직을 단행한 2분기에만 판관비가 7% 줄었다는 점은 그만큼 인력 구조조정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독한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발빠르게 대응한 이 사장식 생존법은 현재 롯데그룹 계열사 가운데 그 어느 곳도 해내지 못한 전략이다. 롯데쇼핑 등 일부 계열사들이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실적이 나오기 까진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이 사장은 인건비를 줄이는 데 탁월한 역량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롯데그룹 내부적으로는 신 회장이 이 사장을 신뢰한 근본적인 배경으로 '구조조정 역량'을 꼽는다. 과감하고 빠르게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성과를 올리는 역량을 그룹 전사적으로 추진해 보라는 게 신 회장의 뜻일 것이란 분석이다. 신 회장이 줄곧 강조하는 독한 혁신은 곧 이 사장 방식의 생존법인 독한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제기된다.

롯데그룹 내부 관계자는 "이동우 사장의 실적 가운데서도 가장 돋보이는 게 구조조정인데, 올해 상반기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영업이익을 끌어올린 게 대표적"이라며 "독하게 변화해야 한다는 신동빈 회장의 의중대로 강도높은 체질개선이 이뤄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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