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운용, 장기투자 KMH 지분 왜 '통째로' 털었나 밸류포커스 등 자금유출 지속, 환매대응 불가피..불투명한 엑시트 계획 마련 차원
이효범 기자공개 2020-09-09 08:01:43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7일 10: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자산운용이 7년 넘게 투자해 온 KMH 주식 대부분을 PEF(경영참여형 사모펀드)에 통째로 넘기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지부진한 주가 영향으로 엑시트 계획이 불투명한 가운데 키스톤PE가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제시하자 출구전략을 가동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지난달 31일 6종의 펀드를 통해 보유했던 KMH 주식 466만3231(지분율 20.57%)주 가운데 458만5053주(20.23%)를 키스톤PE가 운용하는 '키스톤다이내믹투자목적회사'에 처분했다. 1주당 매각가격은 8700원이다.
KB자산운용이 최초로 KMH 지분 5% 이상 보유를 공시한 건 2013년 3월이다. 7년 넘게 투자하면서 지분율을 20%까지 끌어올렸고 2대 주주 자리를 꿰찼다. 최웅필 상무가 이끄는 밸류운용본부 펀드 다수가 KMH 주식을 나눠 보유했다.
통상 운용사들은 블록딜을 통해 펀드로 보유한 주식을 통째로 매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개별기업의 지분 20%에 해당하는 비중을 일괄적으로 매각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KB자산운용이 이례적으로 이같은 거래에 나선 건 밸류운용본부가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다. 보유한 자산 등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보고 오랜기간 투자를 이어왔지만 그동안 KMH 주가는 요지부동이었다.
주가는 2015년 1만원을 상회했지만 이후 내리막을 걸었다. 2018년 한때 1만원 선을 다시 돌파한 이후 다시 하락했고 2019년 하순경에는 5000원대로 떨어졌다. 올들어 다시 회복세를 보였지만 7000~8000원대에 머물렀다. 주가가 지지부진하면서 KB자산운용은 좀처럼 엑시트 시점을 잡지 못했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KMH를 대상으로 주주 관여활동을 실시하기도 했다. 공개 주주서한을 통해 순이익 성장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부진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복잡한 지배구조와 악화된 현금흐름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문제는 밸류운용본부 펀드들의 자금유출이 수년째 지속됐다는 점이다. 환매가 잇따르면서 편입한 종목을 시장에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KMH 주가 탓에 쉽사리 처분을 하지 못하면서 내부적으로 고민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대표펀드인 KB밸류포커스펀드 설정액은 2019년 1월 2일 기준 5892억원에서 올해 8월말 4238억원으로 1년 8개월만에 1654억원 유출됐다. 한때 1조원 규모였던 펀드 자금 유출은 수년째 지속됐다. KB중소형주포커스 등 다른 펀드들의 상황도 거의 비슷하다.
더욱이 KMH는 장내에서 거래량이 많지 않은 종목이다. 대규모 지분을 처분하기 위해서는 장내에서 분할 처분해야 하기 때문에 적잖은 시간이 걸린다. KB자산운용은 이같은 상황에서 통매입 의사를 밝힌 키스톤PE의 제안을 받아들여 출구를 찾은 셈이다.
특히 이번 거래는 최 상무의 결단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밸류운용본부는 KMH 지분 매각으로 30% 가량의 수익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투자기간을 고려하면 KMH 투자에 따른 연간 수익률은 이보다 훨씬 떨어진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펀드 운용에 대한 권한은 해당 본부의 운용역들이 갖고 있다"며 "KMH 지분 매각과 관련해서는 회사 차원에서 사전에 관여한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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