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스톡옵션 해부]ABL바이오, 전직원 옵션 보유…주식보상비 120억③잔여 미행사 물량 8.3% '톱'…"업무 동기부여·인재 확보 등에 적극 활용"
민경문 기자공개 2020-09-11 08:10:54
[편집자주]
바이오텍의 인재 확보 경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스톡옵션(stock option)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스카우트 성패가 갈리기도 한다. 그렇다고 회사 입장에서 주식을 무한정 부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막대한 회계적 비용, 기존 주주들의 반발 등을 고려해야 한다. 스톡옵션 전략을 어떻게 가져가는 지에 따라 향후 기업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더벨은 국내 코스닥에 상장된 제약바이오업체들의 스톡옵션 활용법을 따져보기로 했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8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기업의 스톡옵션 정책은 천차만별이다. 그 중에서도 이중항체 기반 신약연구기업인 에이비엘바이오는 스톡옵션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회사로 분류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임직원이 옵션을 갖고 있다. 1년에 부담하는 주식보상비만 120억원에 달한다. 그만큼 인재 확보에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는 뜻으로도 해석 가능하다.에이비엘바이오는 한화케미칼 출신의 이상훈 대표가 2016년 설립했다. 스톡옵션을 부여하기 시작한 건 이듬해인 2017년 2월부터다. 최고재무관리자(CFO)인 이재천 전무, 연구총괄인 유원규 전무 등을 포함한 당시 임직원 32명이 옵션을 받았다. 이 중에는 당시 에이비엘바이오에서 고문을 맡고 있었던 이혁종 현 바이넥스 대표(10만주)도 있었다.
회사는 2018년 167만4100주를 부여했으며 상장 이후인 2019년에도 169만4000주를 지급하는 등 꾸준히 옵션을 지급했다. 올해도 신규 입사자를 중심으로 일관된 정책을 이어나가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19일에는 직원 한 명이 2만1000주의 스톡옵션을 받았는데 행사가는 3만3720원이다. 현재 에이비엘바이오는 전직원이 스톡옵션을 보유중인데 이는 국내 제약바이오업체 중에서도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타사 대비 보상 수준이 높은 만큼 퇴사자도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에이비엘바이오 직원 수는 83명으로 작년 말(76명) 대비 소폭 늘었다. 2017년 첫 스톡옵션의 경우 행사 가격이 910원에 불과하다. 3만원대인 최근 주가와의 차이를 고려하면 상당한 차익을 거둘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한꺼번에 물량이 풀리는 것을 막고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해 최종 기한(2026년 2월)까지 단계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스톡옵션 행사이익 등이 포함된 에이비엘바이오의 평균 연봉은 직원 기준 6500만원(2019년 사업보고서 기준) 정도다. 코스닥 시총(8월28일 기준) 상위 20개 제약바이오 업체의 직원 연봉 평균액(5724만원)을 웃돈다. 등기이사 5명(사외이사 최정혜, 이남우, 김동윤 포함)에 대해선 20억원의 보수가 책정됐다. 사외이사를 제외한 등기임원인 이상훈 대표와 이재천 전무는 지난해 총 7억10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스톡옵션 비중이 높은 만큼 회사가 책정하는 주식보상비는 지난해 120억원에 달했다. 이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에 단연 최고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67억원이 계상됐다. 에이비엘바이오 다음으로 주식보상비가 높은 제약바이오업체는 셀트리온헬스케어(56억원), 헬릭스미스(51억원) 정도다. 한국자산평가는 무위험이자율, 주가 변동성 등을 고려해 에이비엘바이오 스톡옵션의 공정가치를 평가했는데 최근 수치가 2만3586원이었다.
올해 6월 말까지 행사된 에이비엘바이오 스톡옵션은 160만주 이상이다. 나머지 미행사 물량은 전체 주식수의 8.3%다. 코스닥 상위 20개 업체중에서 해당 수치가 두 번째로 높은 메지온이 4.8%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비율이다. 그만큼 향후 주식 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에이비엘바이오의 5% 이상 주주는 최대주주인 이상훈 대표(27.52%)와 한국투자파트너스 펀드(8.23%)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직원 개개인에 대한 동기 부여를 극대화하고 우수 인력 유치를 위해 스톡옵션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주가 변동성으로 주식보상비용이 크긴 하지만 현금 유출이 없는 회계적 비용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만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기술을 바탕으로 3가지 플랫폼과 1개의 임상단계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신약 후보물질은 파킨슨병 치료제이고 플랫폼 기술은 △암세포와 T세포(면역세포)에 동시에 작용하는 기술 △면역관문과 T세포의 이중으로 작용하는 기술 △항체의 뇌혈액관문(BBB) 투과도를 높이는 기술 등이다. 최근에는 BBB 셔틀 이중항체 플랫폼인 ‘GrabodyTM B’의 연구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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