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해외법인 점검]'생산거점' 베트남, 코로나19에 역성장 우려②스마트폰 출하량 감소에 매출 20%↓…하반기 갤럭시노트20 흥행여부 영향
김슬기 기자공개 2020-09-11 07:31:02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0일 14: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트남은 삼성전자 생산의 핵심기지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의 절반 이상을 베트남 박닝 생산법인(SEV)과 타이응웬성 생산법인(SEVT)에서 담당한다. 두 법인의 연간 매출 규모는 50조원을 넘었다.올해 초부터 확산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영향으로 스마트폰 출하량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베트남 내 생산규모가 줄었다. 새롭게 출시된 갤럭시노트20 시리즈의 흥행 여부에 따라 올해 성적표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SEVT가 가동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베트남 내 생산규모가 역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SEV와 SEVT의 매출은 각각 8조9006억원, 14조38억원으로 집계됐다. 반기순이익은 각각 6522억원, 1조2421억원으로 집계됐다. 합산기준으로 보면 두 곳에서 총 22조9045억원, 순이익 1조894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21.5%, 1.1% 가량 감소한 것이다. 다만 SEV의 순이익률은 7.1%에서 7.3%로 SEVT은 6.7%에서 8.9%로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1995년 호치민에 법인을 설립하면서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생산기지로 자리매김한 것은 2008년 SEV, 2013년 SEVT를 설립한 뒤다. 이 두 곳은 삼성전자의 핵심사업인 휴대폰을 만드는 곳으로 연간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생산한다. 여기에 2014년 호치민 사이공 하이테크 파크에 가전복합단지(SEHC)를 세우면서 TV,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 역시 베트남에서 상당부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연간 베트남 수출의 25% 가량을 담당하고 있을 뿐 아니라 16만명 가량을 고용하고 있어 수출 및 내수 모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SDI, 삼성전기 등 계열사와 더불어 파트론, 대덕전자, KH바텍 등 협력사 다수도 베트남에 진출해 있어 삼성이 베트남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 때문에 올해 코로나19에도 삼성전자는 셧다운(Shut Down) 없이 베트남 내 공장을 모두 정상가동했다.
올 상반기 SEV와 SEVT의 매출 규모가 감소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스마트폰 수요 감소를 꼽을 수 있다. 생산법인이기 때문에 출하량 감소 영향을 직격탄으로 받기 때문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요감소지만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길어지고 있다는 것도 한몫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IR을 통해 올해 상반기 휴대폰은 1억2000만대 가량 판매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중 스마트폰의 비중은 90% 이상이다. 지난해 상반기 1억6000만여대가 팔린 것과 비교하면 25% 가량 줄어들었다. 베트남 생산기지의 매출 감소폭과 유사하다. 회사 측은 생산법인의 경우 판매량의 영향을 받는데 스마트폰 판매가 줄면서 생산량 자체가 줄었다고 분석했다.
하반기에는 갤럭시노트20 등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 상반기보다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3분기는 스마트폰 출하량이 가장 많은 시기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3분기와 4분기 각각 7600만대, 7000만대 가량을 팔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는 전년대비 10% 이상 감소한 2억6000만대일 것으로 추정된다. 휴대폰 전체로는 2억8000만대 가량일 것으로 전망했다.
전망대로라면 올해 SEVT와 SEV의 매출액 감소는 불가피하다. 삼성전자 전체 스마트폰 생산기지 중 가장 규모가 큰 SEVT는 2014년 가동을 시작한 후 단 한차례도 역성장 없이 규모를 키워왔다. 2014년 8조원대였던 매출액은 2016년에 20조원을 넘어섰고 2019년 32조원을 넘겼다. 당기순이익 규모도 첫해 7700억원대에서 2019년 2조3000억원 수준까지 증가했다.
SEV의 경우 SEVT 설립 후 매출액은 쭉 정체상태였다. 2017년까지 19조원대를 유지하다가 2018년 21조원, 2019년 22조원대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조원대 후반에서 2조원대초반에서 움직였다. 올해에는 다시 매출액은 20조원 아래로 내려가고 순이익 역시 1조원대 중반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정부보고서를 인용한 현지언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베트남법인의 올해 수출액은 지난해에 비해 11% 감소한 455억달러(약 54조원)일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는 SEV, SEVT, SEHC,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SDV) 4곳의 법인이 포함된다. 지난해 베트남 수출은 2640억달러(약 313조원)로 스마트폰, 컴퓨터 및 전자제품 분야가 3분의 1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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