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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 신계약 실적 '나홀로' 마이너스 설계사 조직 축소, 공격적 영업 지양…기저효과 영향도

이은솔 기자공개 2020-09-18 07:40:56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7일 0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화재의 장기인보험 신계약 실적이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손보사 평균 신계약 실적이 상승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해 들어 설계사 조직을 축소하고 공격적 영업을 지양한 결과로 해석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누적된 메리츠화재의 인보험 실계약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 누계 실적에 비해 18% 감소했다. 코로나19가 심화된 지난 4월부터 신계약 추이가 급락해 지난달까지 전년 같은 월에 비해 낮은 실적을 기록했다.

메리츠화재를 제외한 다른 손해보험사의 평균 인보험 신계약은 6% 상승했다. 업계 전반적으로 대면 영업이 쉽지 않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메리츠화재의 감소세가 두드러진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장기인보험은 대부분의 회사들이 신계약을 늘리려고 노력하는 시장이다. 손해보험사의 포트폴리오은 보통 자동차보험, 일반보험, 장기인보험으로 나눈다. 자동차보험은 1년 단위로 기간이 짧고 가격 인상이 어려워 손해율이 높다. 화재보험 등의 일반보험은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 때문에 보험료 납입 기간이 길고 수익성도 비교적 높은 장기인보험이 최근 손보사 영업 전략의 핵심이다.

메리츠화재는 장기인보험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던 대표적인 회사다. 2017년부터 장기인보험 시책을 높이며 판매 드라이브를 걸었다. 텔레마케팅(TM) 설계사 조직도 크게 늘려왔다. 2017년 736명이었던 메리츠화재의 TM설계사는 2018년 1291명, 2019년 3860명으로 증가했다.

장기인보험 실적도 함께 상승했다. 장기인보험 실적은 2017년 775억9400만원에서 2019년 1500억원에 이르렀다. 작년에는 업계 부동의 1위인 삼성화재를 따라잡을만큼 시장점유율을 높였다. 다만 그 과정에서 과도한 사업비 지출이나 언더라이팅 완화로 인한 손해율 악화 등도 따라왔다.


메리츠화재의 이런 공격적 영업 행보에 지난해 말부터 변화가 생겼다. 우선 텔레마케팅(TM) 설계사 조직을 줄이기 시작했다. 2019년 말 기준 TM 설계사 가동인원(판매실적 1건 이상)은 1930명으로 2018년 말 3860명 대비 절반으로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사업비 증가와 장기보험 손해율 급등으로 메리츠화재가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말 기준 메리츠화재의 장기위험손해율은 95.1%까지 상승했다. 2018년 말 같은 수치가 85%대였던 것에 비해 크게 늘었다.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인수심사(언더라이팅)를 완화하면서 손해율도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올해 인보험 실적 축소 이면에는 지난해 실적이 크게 늘어난 데 대한 기저효과도 있었다. 2019년 메리츠화재의 장기보험 원수보험료는 6조9000억원 가량으로 2018년 대비 18% 급증했다. 지난해 이미 큰 폭으로 실적이 확대됐기 때문에 올해는 더 강한 드라이브를 걸지 않는 이상 축소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는 의미다.

앞선 관계자는 "지난해 업계 1위인 삼성화재보다도 실적을 많이 낼만큼 장기보험에서 성장을 많이 해뒀다"며 "지난해 기록이 너무 좋았던 선수가 올해 평이한 실적을 냈다고 뛰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다만 메리츠화재에서는 올해 의도적으로 신계약을 감축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대면영업에 타격을 받았고, 매년 업계에서 가장 많은 신규 설계사를 뽑아왔지만 올해 설계사 시험이 중단되며 새로운 인력 공급도 줄었다는 설명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이런 외부적 환경을 극복하려고 사업비를 높이고 보장이 파격적인 상품을 내면 판매고를 따라잡을 수는 있겠지만 수익을 중심에 둔 성장을 위해서 그렇게는 하지 않겠다는 게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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