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 장기보험 확대 전략 주효 [CEO성과평가]순이익 28% 증가 등 최우수 등급…전년대비 기저효과 지적도
고설봉 기자공개 2020-05-14 11:18:56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2일 0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사진)은 손해보험업계에서 대표적인 장수 대표이사(CEO)로 통한다. 지난해에도 김 부회장은 공격적인 마케팅과 보장인보험(장기보험) 확대 전략을 유지하며 메리츠화재의 시장점유율을 2018년 대비 끌어올렸다. 영업수익과 수익성 면에서도 모두 개선세를 보였다. 이를 통해 회사성장률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다만 지난해 실적 성장은 2018년 실적 하락의 기저효과라는 평가도 있다. 2015년 김 부회장 취임 뒤 매년 고속성장하던 메리츠화재는 2018년 일시적인 실적 및 수익성 둔화를 겪었다. 더불어 지난해 수익의 상당부분이 채권 매각을 통한 금융상품투자수익에서 발생한 만큼 일회성 요인이 컸다는 지적도 있다.
◇매년 시장점유율 확대…상위권 도약 '노크'
메리츠화재의 성과평가 방식은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로 나뉜다. 이 두 가지 요소를 종합해 ‘회사성과율’을 산출하고, 이를 토대로 CEO 및 임원들의 성과를 평가한다. 정량평가의 핵심 지표는 자기자본이익률(ROE)과 보장인보험 시장점유율(M/S) 순위 등이다. 정성평가는 계약 유지율 및 손해율 개선, 보장인보험 매출 증대 등을 반영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평가표를 기준으로 CEO 및 임원들에 대한 보수를 책정한다. 보수는 급여와 상여로 나뉜다. 급여는 보수위원회의 임원보수지급 규정에 따라 지급한다. 성과급의 경우 임원인센티브지급 기준에 따라 회사성과율과 지급율 등을 고려해 보수위원회에서 결정한다. 김 부회장의 경우 급여와 상여 비율은 5대 5다.
김 부회장의 성과 평가에서 빠질 없는 부분은 손보업계 내에서 메리츠화재의 달라진 위상이다. 그가 장수 CEO로 메리츠화재를 계속 이끌고 나갈 수 있는 원동력도 여기에 있다. 시장점유율을 매년 끌어올리면서 상위권 업체들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지난해에도 메리츠화재는 선두와 거리를 좁히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손보업계 원수보험사 21개 시장 점유율을 합계한 데이터를 보면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종합 시장점유율 9.6%를 기록했다. 2018년 8.8% 대비 0.8%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눈 여겨볼 부분은 보장인보험 판매 확대를 통한 장기보험 점유율 상승이다. 보장인보험 점유율은 성과 평가의 핵심이다. 손보업계 종합보험사 11개 및 자동차보험 전업사 2개 등 총 13개사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2018년 10.9%였던 장기보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2.4%로 높아졌다. 1년 만에 1.5% 포인트 상승했다.
메리츠화재는 보장인보험 시장점유율에서는 지난해 업계 2위를 기록했다. 김 부회장은 취임 이후 보장인보험 중심의 장기보험 판매전략을 들고 나왔다. 이는 수익성 개선과 새국제회계기준(IFRS17) 적용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달라진 위상만큼 불어난 실적…2018년 기저효과 평가도
메리츠화재의 달라진 위상은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주요 손보사들이 저금리와 시장 완숙기로 인해 실적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에서 메리츠화재는 역대 최고 영업수익을 경신했다. 수익성 면에서도 2018년 대비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비중을 축소하고 수익성이 좋은 장기보험에 주력했던 김 부회장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리츠화재 영업수익은 지난해 사상첫 1조원을 돌파했다. 2018년 대비 성장률은 20.2%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8년 3127억원에서 지난해 3528억원으로 12.8% 성장했다. 2018년 2347억원이던 순이익은 지난해 28.4% 늘어난 3013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 등도 일제히 상승했다. 2018년 3.7%였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0.2% 포인트 상승한 3.9%를 기록했다. 순이익률은 2.8%에서 3%로 0.2% 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평가에 반영되는 주요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순이익률(ROA)도 일제히 상승했다. 2018년 10.3%였던 ROE는 지난해 12.4%까지 높아졌다. 같은 기간 ROA는 1.15%에서 1.3%로 0.15% 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지난해 실적 성장세는 2018년 일시적인 실적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라는 평가가 있다. 2017년 메리츠화재는 영업이익률 6.5%, 순이익률 4.9%를 각각 기록했다. 하지만 다음해인 2018년 실적 악화로 인해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이 일제히 하락했다. 김 부회장 취임 첫 해인 2015년 수준으로 회귀한 모습이다. ROE와 ROA도 2015년과 비교해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더불어 수익의 질 측면에서 지난해 메리츠화재의 실적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보험영업에서 손실 규모가 커졌다. 2018년 3959억원이었던 보험영업손실은 지난해 9189억원으로 늘었다.
보험영업손실을 보완해 연간 영업이익 증대를 주도한 것은 투자이익이었다. 투자이익은 2018년 7601억원에서 지난해 1조2957억원으로 70% 가량 증가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채권매각 등으로 투자이익을 낼 수 있었다.
지난해 메리츠화재의 손해율 지표도 2018년 대비 일제히 하락했다. 2018년 79.3%였던 손해율은 지난해 81.1%까지 상승했다. 발생손해액은 2018년 5조3370억원에서 6조2268억원으로 16.7%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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