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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티앤씨, BW 차환발행…현금유출 리스크 해소 CB 풋옵션 대비 120억 확보, 오너 지배력 방어용 콜옵션 삽입

김형락 기자공개 2020-09-23 08:45:00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1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디티앤씨가 1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차환 발행에 성공했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을 CB 조기 상환에 투입한다. 기존 CB보다 이자율을 낮추고, 최대주주 경영권을 지킬 매도청구권(콜옵션) 조항도 넣어뒀다. 현금 지출 없이 CB를 상환하고, 이자 비용이 적은 BW로 갈아탄 셈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시험인증 서비스 제공 기업 디티앤씨는 전날 총 120억원 규모 사모 BW 발행을 결정했다. 70억원, 50억원 규모로 1, 2회차를 나눠 발행했다. 조달 자금은 100억원 규모 2회차 CB 조기 상환에 사용한다. 1회차 BW 납입일은 이날까지이고, 2회차 BW는 오는 23일까지다.

1회차 BW는 '브로스-디에이밸류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와 '우신벤처투자 주식회사'가 각각 60억원, 10억원씩 인수한다. 2회차 BW는 '엔에이치아주코스닥스케일업 투자조합'이 단독으로 가져간다.


디티앤씨는 현금 유출 없이 2회차 CB를 상환하는 재무 전략을 짰다. 현금 여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말 별도 기준 디티앤씨가 가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72억원이다. 보유 자금만으로 CB를 상환하기 어려웠다. 단기 유동성도 넉넉하지 않았다. 상반기 기준 디티앤씨 유동비율은 69%로 작년 말(85%)보다 17%포인트 하락했다.

유동비율은 기업의 유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유동자산(1년 내 현금화 가능한 자산)을 유동부채(1년 내 갚아야 하는 부채)로 나눈 값이다. 유동비율이 100%보다 낮으면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자산으로 1년 이내 상환해야 할 부채를 갚지 못할 수도 있다고 평가한다.

디티앤씨 2회차 CB 투자자들은 주식 전환 유인이 크지 않은 상황이었다. 디티앤씨 주가가 기대만큼 오르지 않아 수익 실현 기회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디티앤씨는 2018년 8월 100억원 규모 2회차 CB를 발행했다. 투자자는 아주좋은벤처펀드(70억원), 아주좋은기술금융펀드(30억원)였다.

지난 5월 2회차 CB 전환가액은 최저한도인 6829원까지 조정됐다. 주식전환기간(2019년 8월~2021년 7월)에 진입했지만, 전환권 행사 물량은 나오지 않았다. 지난 17일 디티앤씨 종가(7000원) 기준 CB 주식 전환 가치(약 103억원)는 조기상환금액(약 107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오는 21일 투자금을 조기 상환받기로 결정했다.

디티앤씨는 BW 발행으로 활로를 모색했다. 보다 좋은 조건으로 자금 조달 구조를 짰다. BW 만기이자율은 2%로 2회차 CB보다 1%포인트 낮다. 표면이자율은 0%다. 신주 인수대금을 대용납입하기로 했기 때문에 주식 전환시 채권 권리가 사라지는 CB와 비슷하다. 만기 전에 신주인수권이 행사되면 이자 비용 없이 자금을 조달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디티앤씨 관계자는 "회사가 현금을 100억원 넘게 가지고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2회차 CB 대환 목적으로 자금 조달을 결정했다"며 "정관상 CB 발행한도를 넘기지 않기 위해 BW를 발행한다"고 설명했다.

2회차 CB를 상환하고 남은 20억원은 CB 추가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에 대응할 방침이다. 디티앤씨는 60억원 규모 3회차 CB가 미상환 물량으로 남아있다. 3회차 CB도 전환가액이 최저 조정 한도인 6028원까지 내려간 상태다. 다음달 1일부터 전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디티앤씨 관계자는 "3회차 CB 투자자 중 일부가 현재 주가 수준을 유지하면 풋옵션을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미리 CB 상환 자금을 마련해두고, 주가가 오르면 CB 대신 차입금을 상환해 부채비율을 낮추겠다"고 말했다.

BW 주식 전환에 대비해 오너 박채규 디티앤씨 대표이사(지분율 40.94%) 지배력을 유지할 안전장치도 마련해뒀다. 1회 BW, 2회 BW에는 각각 최대 21억원, 15억원까지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이 달려있다. 콜옵션 매수인은 최대주주, 그 특수관계자 및 임직원으로 못박았다. 두 BW가 모두 주식으로 전환되면 보통주 166만5046주(기존 발행주식총수 대비 15.2%)가 새로 발행된다.

디티앤씨 관계자는 "BW 콜옵션은 최대주주 지분 희석 방어 방안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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