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분석]MP그룹 인수한 '가족회사' 페리카나 승계 구도는오너 2세, 경영 수업 한창…인수 이후 시험대 가능성도
정미형 기자공개 2020-10-05 08:35:32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8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양념치킨의 원조이자 치킨 1세대 프랜차이즈 업체인 페리카나가 최근 사모펀드를 통해 MP그룹 인수를 결정했다. MP그룹은 토종 피자 브랜드인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페리카나는 옥상옥 구조로 MP그룹을 지배한다.MP그룹은 25일 사모펀드 얼머스-TRI 리스트럭처링 투자조합 1호에 창업주인 정우현 전 회장과 아들 정순민 씨 등이 보유한 경영권을 넘기는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페리카나는 이 사모펀드의 최대 출자자로, 정 전 회장 일가 지분과 유상증자 투자 방식으로 향후 MP그룹 지분 40%를 갖는다.
◇양희권 회장 지분 0%, 세 자녀 지분 64%
1982년 설립된 페리카나는 창업주인 양희권 페리카나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가족회사다. 특징적인 것은 양 회장은 페리카나 주식을 단 한 주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양 회장 부인인 송영미 페리카나 이사가 36%로 최대주주고 세 자녀가 나머지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다.
지금의 지배구조는 2014년부터 쭉 이어져 왔다. 2014년은 페리카나가 처음으로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해로 당시 총자산이 100억원을 넘기면서 외부감사를 받았다. 이전 페리카나 주주 구성은 알 수 없으나 업계 안팎에선 페리카나가 감사보고서 공개 전 양 회장 지분을 승계하는 작업을 사전에 마무리했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양 회장이 정계 진출에도 관심이 많기 때문에 이를 염두에 두고 미리 손봤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양 회장은 2008년 총선에서 당시 한나라당 대전 유성구 후보로 출마했고 2016년 20대 총선에서도 충남 홍성·예산 지역구에도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현재 세 자녀의 지분은 장녀인 양유나 씨가 30%로 가장 많고 이어 차녀인 양유리 씨 18%, 장남인 양경섭 씨 16% 순이다. 페리카나는 세 자녀가 양 회장 지분을 나란히 물려받은 것으로 보아 큰 틀에서의 지분 승계 작업은 한 차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 가지 큰 변화는 오너 2세가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3월부터 양 회장의 차녀 양유리 씨와 양경섭 씨가 사내이사에 오르면서 경영 수업이 한창이다. 다만 자녀 중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장녀 양유나 씨는 이사진에서 빠져 있는 모습이다.
◇관계회사도 오너일가 '공동경영'
페리카나는 아직 공식적인 후계 구도가 베일에 싸여있는 가운데 경영권 승계를 위한 물밑 작업은 이미 상당 부분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세 자녀가 승계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은 특수관계 회사 임원 보수로 보인다. 페리카나는 특수관계 회사로 피앤에프, 피아이에스, 피아이씨, 페리카나대구경북지사, 페리카나부산경남지사, 부토상사, 충청오토 등을 두고 있다.
이 중 개인사업자로 되어 있는 페리카나대구경북지사, 페리카나부산경남지사, 부토상사 등을 제외한 4곳 회사에 세 자녀가 골고루 사내이사직을 나눠 맡고 있다. 식료품 제조업체인 피아이에스는 양유나, 양유리 두 자매가 나란히 사내이사로 있고, 양념 소스를 만드는 조미제품 업체인 피앤에프에는 양경섭 씨가 사내이사로 있다. 식료품 제조업체인 피아이씨와 자동차부품 업체인 충청오토에도 각각 양유나 씨와 양경섭 씨가 사내이사로 재직 중이다.
세 자녀가 이들 회사의 주요 주주로 자리하고 있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피앤에프의 경우 양경섭 씨가 지분 40%를 보유한 최대주주고 양유나 씨와 양유리 씨도 각각 9%씩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충청오토는 양 회장 부부가 지분 전체를 쥐고 있으며 이외 나머지 회사의 주주구성은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2013년과 2015년에는 총 25억원의 배당을 통해 승계 재원이 될 것으로 보였으나, 당시 배당성향만 94.2%로 고배당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후 지금까지 배당에 나서지 않고 있다.
MP그룹 인수로 프랜차이즈 사업 확장에 나선 페리카나는 MP그룹 이사진으로 오너 2세를 내려보낼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MP그룹이 차기 후계자의 경영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MP그룹은 연결대상 종속회사로 엠피한강, 정오에프앤비, 미국 법인 세 곳을 거느리고 있다. MP한강은 화장품 도소매를 영위하고 있는 자회사로 지분 42.93%를 소유하고 있다.
한 지배구조 관련 전문가는 “내부거래로 몸집을 키운 가족회사의 전형적인 케이스”라며 “향후 지분 증여나 관계사 지분 등을 활용해 경영권 승계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페리카나 측에 수차례 연락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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