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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해외주식 시대]"해외주식 전문가 모십니다"…치솟는 매니저 몸값④토러스·씨스퀘어 등 영입 활발…트레이딩 시스템 투자 '눈길'

구혜린 기자공개 2025-01-24 15:45:34

[편집자주]

올해는 국내 헤지펀드 운용사들의 해외주식 투자 원년이 될 전망이다. 그간 국내 운용사들은 롱온리, 롱숏, 이벤트드리븐 등 전략을 활용한 국내주식 상품 운용에만 열중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 증시 코리아디스카운트가 심화되면서 사모펀드 주 수익자인 기관과 고액자산가들의 해외주식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성격의 운용사들이 해외주식 전용 상품을 준비 중인 가운데 더벨이 그 배경과 면면, 우려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1일 15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외주식 운용 수요가 높아지자 운용사의 매니저 영입도 활발해졌다. 해외주식 매니저를 첫 채용하는 곳부터 팀 단위 스핀오프를 추진하는 곳까지 다양하다. 다만 국내주식 매니저와 비교하면 채용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경력자의 몸값이 훌쩍 뛴 가운데 대리·과장 허리급 매니저는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수한 인력을 영입하는 게 최우선 조건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시스템도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의 갑작스러운 이슈에 대응할 수 있는 자동화 트레이딩 시스템부터 세분화된 실적 변인을 다룰 수 있는 퀀트 시스템까지 운용을 뒷받침할 수 있는 내부 체계를 갖추느라 막대한 비용을 투입했다는 후기가 들려온다.

◇"뽑을 사람이 없다"…수요 못 따라가는 공급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러스자산운용은 최근 해외주식 매니저 채용을 완료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력 영입에 나섰으며 약 반 년 이상 물색한 것으로 전해진다. 토러스자사운용 측은 "미국 시장 투자가 생각처럼 간단한 게 아니다"라며 "경쟁력 있는 인력을 구하는 게 가장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씨스퀘어자산운용도 장기간에 걸쳐 해외주식 운용 조직을 세팅하고 있다. 씨스퀘어자산운용은 1호 펀드인 '드래곤 멀티전략'과 일임 상품을 제외하고 메자닌 블라인드, 프로젝트 펀드 위주로 운용자산을 키워왔다. 기존 주식운용본부 외에 해외주식운용을 전담하는 조직을 추가하고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할 전망이다. 팀 단위 매니저 영입 막바지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재 영입에 한창인 운용사들은 지금도 많다. 브이아이자산운용은 미국 시장 전문가를 구하기 위해 발품을 팔고 있다. 브이아이자산운용은 글로벌 중 점차 중국 주식 비중을 축소하고 미국 주식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시장의 확장성을 보고 미국 리서치, 주식 운용 인력을 키워야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파악된다. 영입되는 새 인력은 공모와 사모펀드 운용을 모두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

출범 3년차 KCGI자산운용 또한 해외주식 매니저를 채용 중이다. KCGI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는 공모 TDF(타깃데이트펀드)를 중심으로 약 9700억원의 자금을 운용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 총회연금재단으로부터 300억원을 받아 사모 일임 상품을 운용 중이며 올해 글로벌 사모펀드 론칭도 검토 중에 있다. 미국 비중이 높으나, 신흥국 마켓도 볼 줄 아는 인력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롱숏 전문 운용사인 빌리언폴드자산운용도 인력 보강을 진행 중이다. 현재 공석인 해외주식 전담 매니저 자리를 충원하고 있다.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은 운용역이 각각이 일정한 신탁재원 룸을 확보해 롱숏 전략으로 운용하는 멀티매니저 체제로 본부가 운영되고 있어 충원 이후에도 이 시스템을 따른다. 해외주식 인력 영입이 헤지펀드 상품 출시로 직결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전반적으로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분위기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채용에) 관심을 보여서 만난 매니저들은 너무 관련 경력이 일천하고, 경력이 풍부한 인력은 예상한 것 이상의 몸값을 부르는 상황"이라며 "전체적으로 대리, 과장급의 매니저를 시장에서 구하기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한 때 비과세로 국내에서 해외주식 붐이 일었다가 팍 식으면서 허리급 인력이 업계를 떠났다"라며 "하우스들이 장기간 주식매니저를 신입을 안 뽑고 경력 위주로 채용을 하면서 트레이닝이 안 돼 지금과 같은 전반적인 공급부족 상황이 온 것일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성과 비결 '시스템·네트워크'…투자 필수요건

해외주식 운용을 위해 하우스가 공을 들여야 하는 건 인력뿐만이 아니다. 시스템 구축에도 투자가 필요하다. 단순 트레이딩 시스템은 과거 대비 편리해진 것으로 파악된다. 수요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해외주식 숏 포지션을 취할 경우 증권사 스왑으로 해결할 수 있게 돼 거래에 수반되는 번거로움이 축소됐다. 오히려 투자가 필요한 것은 리서치 역량 및 안정성 제고를 위한 제반 시스템이다.

토러스자산운용은 글로벌 분석 시스템을 자체 개발했다. 자동화된 통계 기반 트레이딩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글로벌 시장 데이터를 분석해 고성장 가능성 종목을 선별하고, 실시간으로 시장 데이터를 모니터링해 급격한 시장 변동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지난해 미국 주식 중심 멀티 전략 '글로벌 GARP' 펀드가 고수익률을 기록한 데에는 해당 시스템이 바탕이 됐다는 설명이다.

KCGI자산운용은 액티브 운용사 답게 고도화된 퀀트 시스템을 갖췄다. 약 16만개에 달하는 글로벌 대장주를 일일이 분석하기가 어려우므로 댜앙한 변인값을 통해 이들을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것이다. 단순한 변인을 넘어 컨센서스 대비 실적 수준 등 세분화된 변인으로 종목 분석이 가능하다. 글로벌운용본부가 '퀀터멘탈(퀀트+펀더멘탈)' 분석을 지향하기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장기간 해외주식 운용을 전담해온 한 매니저는 "국내 상장사와 달리 미국 상장사는 규모가 작은 기업도 대체로 컨퍼런스콜을 진행한다"라며 "사실상 공개적으로 취득할 수 있는 정보가 많기에 이들을 어떻게 모으고 분석하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해외주식 전문 운용사 관계자는 "우수한 인력을 영입하더라도 그에 걸맞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라며 "투자금이 정말 많이 들기 때문에 소형 운용사는 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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