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 배터리 생태계 분석]'점유율 0.1%' 두산솔루스, '규모의 경제' 키울 묘수는'닥공 전략' 2025년까지 5만톤으로 증설 계획…롯데정밀화학 유상증자 참여도 변수
박상희 기자공개 2020-10-28 08:17:29
[편집자주]
'포스트 반도체'로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스포트라이트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받았다. 2차전지 배터리 생태계를 더 깊숙이 파고들면 밸류체인은 좀 더 복잡하다. 배터리셀 3개 기업 이외에도 2차전지 4대 소재로 불리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을 생산하는 업체가 촘촘히 연결돼 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을 등에 업고 미래 친환경 모빌리티 산업에서 주목받고 있는 배터리 신소재 기업들의 생태계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6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셀 시장은 국내에서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3사가 주도하고 있다. 4대 핵심소재 중의 하나인 전지박(동박)도 3파전이다. 일진머티리얼즈, SK넥실리스, 두산솔루스가 생산 증설 경쟁에 나서며 '전지박 삼국지'를 예고했다.현재 세계시장 점유율과 향후 증설계획으로만 보면 두산솔루스가 경쟁업체에 밀리는 모양새다. 인수합병(M&A)을 통해 두산솔루스 새 주인이 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이하 스카이레이크)는 초기 배당 등을 통한 이익 환수보다는 '규모의 경제'를 키우기 위해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무적투자자(FI)로 2대주주가 된 롯데정밀화학이 두산솔루스에 얼마만큼의 실탄을 쓸지도 관심사다.
◇두산솔루스 점유율 0.1% vs 일진머티·SK넥실리스 '빅4'
전지박은 2차 전지(충전해서 반영구적으로 사용하는 전지)의 음극 부분에 씌우는 얇은 구리박으로 배터리 음극 활물질(전지의 전극 반응에 관여하는 물질)에서 발생하는 전자가 이동하는 경로를 의미한다. 전지박은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을 외부로 방출시킬 뿐 아니라 전극의 형상을 유지하는 지지체 역할도 수행해 전기차용 배터리를 구성하는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두산솔루스는 이를 전지박으로, SK넥실리스는 동박으로, 일진머티리얼즈는 일렉포일(Elecfoil)로 부르고 있다. 회사마다 부르는 명칭은 다르지만, 모두 같은 소재 부품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일진머티리얼즈가 생산하는 제품은 인쇄회로기판(PCB)에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일렉포일(ICS)와 2차 전지에 활용되는 리튬2차전지음극집전체용 일렉포일(I2B)로 구분된다.
업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시장 점유율은 일진머티리얼즈 9.7%, SK넥실리스 7.4%다. 그밖에 대만 창춘(CCP) 12.9%, 일본 후루카와 2.8%, 니폰덴카이(2.3%) 순이다. 두산솔루스 점유율은 0.1%에 불과하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용 전지박 시장에서 CCP, 중국 왓슨, 일진머티리얼즈, SK넥실리스 등은 ‘빅4'로 통한다. 동박 시장에서 두산솔루스의 존재감은 미미한 편이다. 두산솔루스로선 점유율을 끌어올리는게 지상과제다.
◇증설 경쟁 '삼국지'…두산솔루스, 가장 늦게 뛰어들어
일진머티리얼즈는 말레이시아 공장 설비를 증설해 동박 생산량을 현재 연 2만6000톤에서 2021년 5만6000톤까지 두 배 이상으로 늘려 세계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말레이시아 법인을 2차 전지용 일렉포일 전용 공장으로 특화한다는 계획이다.
일진머티리얼즈는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말레이시아 공장을1만톤씩 증설했다. 당초 이같은 증설 속도를 유지해 올해도 1만톤, 내년에 추가 1만톤을 늘릴 예정이었지만 고객사들의 공급 요청이 이어지자 올해에만 2만톤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올 6월 말 체결한 3만톤 규모의 2차전지용 일렉포일 장기공급계약 등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SK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SK넥실리스도 생산량 확대에 열중하고 있다. 올 초 정읍공장에 4공장을 완공하고 연 3만4000톤의 생산능력을 갖춘 데 이어 5~6공장을 착공했다. 2022년 초 6공장까지 완공하면 생산능력은 연 5만2000톤 가량으로 늘어난다.
SK넥실리스는 해외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안으로 진출 지역을 확정하고 이후 해외 첫 생산시설 구축에 나선다. 지속적인 투자로 2025년까지 현재 생산능력의 3~4배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두산솔루스도 공격적으로 증설에 나섰다. 초기 연간 1만톤의 전지박을 공급할 계획으로 헝가리 타타반야 지역에 공장을 건축 중에 있다. 전지박 1만톤은 전기자동차 43만대(34kWh 차량기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의 양이다. 전기차 및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의 비약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점을 고려해 2025년까지 5만톤까지 생산 시설 증대를 계획하고 있다. 5만톤 생산을 위한 부지는 이미 확보해둔 상황이다.
경쟁업체와 마찬가지로 고객사 확보는증설에 앞서 선행돼야 할 과제다. 두산솔루스 헝가리 영업법인 DCE(Doosan Corporation Europe Kft.)가 글로벌 배터리 제조업체와 연 공급물량 기준 8천톤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용 전지박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올 3월 체결한 두 번째 장기공급계약의 계약기간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으로 계약금액 1000억원대 규모다.
◇스카이레이크, 캐파증설 검토...이익 회수보다 투자 우선
대규모 설비 증설에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다. 두산솔루스를 인수한 스카이레이크도 이같은 점을 인지하고 있다. 두산솔루스 인수자금(7000억원))과는 별도로 캐파 증설을 위한 유상증자를 고려하고 있다.
스카이레이크는 두산솔루스 인수를 위한 7000억원의 자금 마련을 위해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했다. 인수전을 마감한 뒤 두산솔루스에 대한 추가 유상증자를 통해 3000억~4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캐파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스카이레이크는 두산솔루스가 경쟁사와 맞먹는 수준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전까지는 배당 등 이익 환수를 최대한 미룰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이뤄질 경우 롯데정밀화학의 추가 투자도 관심이다. 롯데정밀화학은 스카이레이크가 두산솔루스 인수를 위해 조성하는 펀드에 29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해 정밀화학 영업이익(1900억원) 규모를 감안하면 '통 큰' 투자다.
롯데정밀화학은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두산솔루스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업계는 스카이레이크가 향후 두산솔루스 엑시트에 나설 때 롯데정밀화학에 경영권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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