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 배터리 생태계 분석]배터리 신소재, 미래차 모빌리티 올라타다테슬라 배터리 자체 생산, 국내 소재업체 '러브콜'...성장성 주목
박상희 기자공개 2020-10-16 11:09:25
[편집자주]
'포스트 반도체'로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스포트라이트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받았다. 2차전지 배터리 생태계를 더 깊숙이 파고들면 밸류체인은 좀 더 복잡하다. 배터리셀 3개 기업 이외에도 이차전지 4대 소재로 불리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을 생산하는 업체가 촘촘히 연결돼 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을 등에 업고 미래 친환경 모빌리티 산업에서 주목받고 있는 배터리 신소재 기업들의 생태계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3일 16: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급락장에서도 선방하던 성장주 7개 종목을 가리키는 BBIG(Battery, Bio, Internet, Game)는 이제 성장 테마 자체를 일컫는 일종의 고유명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포스트 반도체'로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는 삼성·현대차·SK·LG그룹 등 국내 재계 4대 총수가 연달아 회동을 가질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보인 분야다.스포트라이트는 배터리셀 업체인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3인방에게 쏠렸다. BBIG K-뉴딜지수에는 배터리 업체 3사뿐 아니라 포스코케미칼(음극재) 에코프로비엠(양극재) SKC, 일진머티리얼즈, 두산솔루스(이상 동박) 후성, 천보(이상 전해질) 등 배터리 소재 업체 7곳이 포함돼 있다. 이들 역시 배터리 업체 못지 않게 고속성장하고 있다. 테슬라 등 해외업체로부터 러브콜도 받고 있다.
◇전기차 시장 고속성장, 배터리 소재기업도 '윈윈'
전기차 시장 규모는 최근 몇년 새 급성장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120만대 규모였던 전 세계 전기차 시장 규모는 2019년 판매량 약 400만대, 배터리 시장 규모는 약 2000억달러(232조6000억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재범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은 "2020년에는 30% 가까이 성장해 전기차 판매량 500만대, 배터리 시장 규모는 2500억달러(290조7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국내외 각종 연구기관 조사에 따르면 전기차 판매 고속 성장은 2025년까지 이어져 12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2030년 2800만대, 2040년에는 5600만대의 전기차가 판매될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BNEF(Bloomberg new energy finance)의 전기차 전망 보고서는 2040년이 되면 출고되는 자동차 절반이 배터리로 구동되는 전기차(BEV·Battery Electric Vehicle)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 뒤를 내연기관 자동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PHEV)가 이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에 맞춰 배터리 시장 역시 급성장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배터리산업을 '제2의 반도체산업'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총수들이 배터리 산업에 주목하는 것도 이같은 성장성을 감안한 것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은 지난 5월부터 전기차 배터리 협력 강화를 위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잇따라 만났다.
◇포스코케미칼 등 배터리 소재 업체, 테슬라로부터 '러브콜'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배터리 데이'를 통해 '반값 전기차'를 공급하겠다고 선언했다. 테슬라 배터리 데이의 핵심 내용은 배터리 가격 절감을 통해 3000만원이 채 되지 않는 보급형 전기차를 2023년 출시한다는 것이다.
이 계획을 현실화하려면 배터리 원가 절감이 가장 중요하다. 전기차 제조 단가에서 배터리 가격이 차지하는 비율은 30~40%에 달한다. 결국 배터리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춰야 저가의 전기차 출시가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배터리 자체 생산은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20%를 장악한 테슬라가 채우지 못한 마지막 단추다. 테슬라가 자체 배터리 개발 계획인 '로드러너(Roadrunner)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기 때문에 시장에선 머지 않아 배터리 자체 생산에 나설 것으로 예상해왔다. 실제로 머스크는 "2022년 이후 배터리 공급 부족을 예상한다며 배터리 자체 생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스코케미칼은 국내 대기업 중 유일하게 전기차 배터리 소재(양·음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2022년부터 배터리 수요 부족이 예상되면서 배터리 기업은 물론 소재사들의 투자금 조달 능력 및 생산 공장 증설 여부가 중요하다는 것이 배터리 업계의 설명이다
포스코케미칼 등 배터리 소재 기업의 중요성이 커지는 것은 국내 배터리 기업도 마찬가지다. LG화학이 최근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협력업체인 포스코케미칼이 등장한 것이 단적인 예다.
LG화학이 포스코케미칼 등 주요 협력회사 인터뷰를 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터리 사업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주요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케미칼의 위상과 중요성이 그만큼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배터리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강화하기 위해선 배터리 소재 산업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글로벌 밸류·공급체인 안에 있는 배터리 사업도 대외 불확실성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분쟁에 휘말릴 경우 산업 생태계 전체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포스코경영연구원 박재범 수석은 "이차전지 소재 분야, 예컨대 양·음극재 경우 한국 기업들의 해외 의존도는 여전히 60%가 넘는다"며 "배터리 소재 사업에 투자하는 것은 한국 배터리 산업 생태계의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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