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10월 28일 08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디벨로퍼는 올해 전반적으로 조용한 한해를 보냈다. '황량한 대지에 꿈과 도시를 디자인한다'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정부규제에 치였고 코로나19 변수에 발목 잡혔다.업황이 이러면 모든 이들이 사업을 접고 관망세로 돌아설 것 같다. 하지만 찾아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움츠린 자와 고군분투하는 자가 시장에 공존하고 있다.
두 부류의 디벨로퍼는 사업에 대한 입장차이도 분명한 편이다. 관망하는 쪽은 규제에 밀려 사업입지가 좁아졌다는 점을 강조한다. 하다못해 정부가 장려하던 임대사업 기회도 상실됐고 땅값이 비싸져 확보할 부지가 없어졌다는 주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부동산 트렌드를 읽고 공부하는 시간으로 삼는게 현명하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개발사업을 여전히 진행하는 쪽은 입장이 달랐다. 불리해졌다는 임대사업을 묵묵히 추진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강남 노른자 땅에서 노후부지를 헐어 개발에 성공한 사례도 있었다. 공이 많이 들어가서 그렇지 서울에서도 개발부지는 찾기 나름이라는 긍정적인 해석을 내렸다.
전문가가 아니다보니 어느 한쪽 편을 들기는 어렵다. 각자의 사업전략에 따라 한해를 묵히고 가는 자와 가시밭길을 겪어보는 자가 있을 뿐이다.
다만 개발사업을 진행중인 디벨로퍼 중에 어느 회장이 남긴 말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예전만은 못하겠지만 수분양자와 건설사, 디벨로퍼가 이익을 3:3:3으로 나눠 가지면 못할 사업이 없다는 말이다. 이제는 개발 참여자가 모두 일정 부분의 이익을 포기해야 사업이 가능하다는 뜻도 된다.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개발사업이 더이상 성사되기 힘들다. 트렌드를 읽고 핫한 프로덕트를 찾아내기에 앞서 각자의 적정한 개발이윤에 대해 원점에서 고민해야 한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 디벨로퍼는 척박한 환경에서 성장했다. 외환위기를 통해 전문적인 부동산 개발사업자가 등장했고 금융위기를 통해 자본력을 가진 본격적인 의미의 디벨로퍼가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지금이 과거 위기에 준하는 상황인지는 몰라도 새로운 도전과 기회로 해석할 시점이다. 일확천금을 벌기 힘들어졌을 뿐 사업기회는 여전히 널려있다.
디벨로퍼 본연의 가치가 뭔지 생각해볼 때다. 사회변화 속도를 미리 예상하고 땅의 가치를 포착하는 것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작업이다. 힘든 환경을 겪어봐야 노하우도 쌓이는 법이다. 디벨로퍼가 과거 방식을 고수하며 시장의 'Reader'로 남아있기보다는 'Leader'로 나서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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