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스튜어드십코드 발동]해외 연기금 찬성, LG화학 물적분할 가결 '결정타'㈜LG 등 특수관계인 외 지분 31% '찬성'…국민연금 수탁위 역할 '부상'

김진현 기자공개 2020-11-03 07:45:08

이 기사는 2020년 10월 30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외 연기금 찬성이 LG화학 전지사업부문 물적분할 의안 통과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캐스팅보트였던 외국인 지분 가운데 상당량이 찬성으로 기운 게 가결의 배경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권고가 가진 힘을 보여준 결과다. 비록 가결로 결론이 났지만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위원회(수탁위)도 향후 지배구조 이슈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부각됐다.

◇ 해외 연기금 필두 외국인 '찬성'…"의결권자문사 권고 일치율 높아"

30일 열린 LG화학 임시주주총회에서 부의안건인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 찬성 82.3%, 반대 17.7%로 원안대로 가결됐다. ㈜LG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해 약 32.7%의 찬성에 더해 전체 발행주식 가운데 31%(2392만 9143주)의 찬성을 추가로 확보해 특별결의 안건 가결 조건을 충족했다.

LG화학 물적분할 가결에는 외국인 투자자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Glass Lewis)가 찬성 의견을 권고하면서 해외 연기금 등이 찬성표를 던진 게 가결로 이어졌다.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 캘리포니아교직원공제연금(CalsTRS), 브리티시컬럼비아투자공사(BCI), 캐나다연기금운용회사(CPPIB), 플로리다연금(SBA Florida) 등 해외 연기금은 LG화학 전지사업부문 분할에 찬성 의견을 던졌다. 전체 2855만 2764주(37.04%)를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 가운데 상당 비중이 LG화학에 유리한 쪽으로 가세할 것으로 전망됐다.


㈜LG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제외한 찬성 지분은 31%였다.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37.04%였던 점을 감안할 때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권고 의견을 따라 찬성표를 던진 외국인이 많았다고 추정할 수 있다.

업계에서도 외국인 의결권 자문사 권고에 따라 외국인 찬성표가 많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자산운용사는 반대 의견을 표했지만 이를 뒤집긴 역부족이었다. 해당 안건에 반대한 주식 비중은 약 3.3%(252만 2966주)다.

업계에서는 LG화학 전지사업부문 물적분할에 '예상한 결과'라는 평가를 내놨다. 일반적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표심이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와 일치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A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해외 연기금이나 자산운용사가 자국이 아닌 외국회사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때 리서치 비용 등을 이유로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하곤 한다"라고 말했다.

◇ 국민연금 수탁위 역할 '부각'…"포퓰리즘·스튜어드십 정착 기여" 다양한 평가

LG화학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국내 최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의 수탁자책임위원회(수탁위)의 역할도 부각됐다. 그간 국민연금은 주로 기금운용본부에서 의결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왔기 때문이다.

수탁위는 2018년 7월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산하에 설치된 전문위원회다. 2016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논란이 발생한 뒤 투명하고 합리적인 의결권 행사와 책임운용 강화 목적으로 세워지게 됐다.

기금의 책임투자를 강화하자는 취지로 국민연금법 시행령에 따라 상근전문위원 3인과 관계전문가 6인, 총 9인으로 꾸려져 운영되고 있다. 국민연금 가입 사용자, 근로자, 지역가입자측이 각 3인씩을 추천해 위원회가 구성된다.

수탁위는 주로 중점관리기업 선정, 주주제안 등 국민연금의 책임투자와 관련한 활동을 한다. 이밖에 기금운용본부가 판단하기 어렵다고 결론을 내린 사항 등 사유가 발생할 때 의결권에 대한 찬반 여부를 검토하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 수탁위의 역할이 커졌다는 데는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삼광글라스 분할, LG화학 물적분할 등을 계기로 기업 지배구조 문제와 관련된 사안을 수탁위에서 논의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봤다.

다만 수탁위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린다. 일부는 수탁위가 국내 스튜어드십코드 정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수탁위 구성에 따라 정치적 결정으로 치우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수탁위 설치와 관련해서 표결 독립성 확보가 미흡하지 않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B자산운용사 펀드 매니저는 "국민연금이 예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건 논의 때처럼 깜깜이로 하지 않고 수탁자책임위원회를 통해 논의한 것 자체가 과거에 비해 한단계 발전한 것이라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과거에 비해 다양한 관점에서 지배구조에 대한 토론이 오갔다는 게 중요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반면 C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면피용이거나 정략적인 의사결정이 나올 수 있다는 게 문제"라며 "공공의 이익을 추구해야하는 곳이 국민연금이기 때문에 의사결정을 큰 그림을 보고 장기적 관점에서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