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3.0 언택트]기업은행, 해외사업 변화 시도…진출국·IB부문 확대⑦최성재 그룹장 “해외사업 비중 10% 목표, 수수료수익 강화 노력"
고설봉 기자공개 2020-11-13 07:44:41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단순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 등에 주력하는 3.0 시기에 들어서 있다. 최근 들어서는 정부의 신남방 정책 등에 맞춰 드라이브를 보다 걸던 단계다. 이런 가운데 경험해보지 못했던 '코로나19' 국면을 맞이했다. 생존과 확장을 위해서는 '언택트(비대면)' 전략이 필수다. 글로벌 각지에 진출한 금융사들이 어떤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지 그 변화를 언택트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1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기업은행의 해외사업은 작지만 안정적이란 평가를 오랫동안 받아왔다. 해외에 진출한 국내 중소기업들의 금융지원과 기업대출을 근간으로 주요 거점마다 진출해 있기 때문이다. 이를 기반으로 리테일영업을 펼치며 현지에 녹아드는 전략을 추구해왔다.하지만 기업은행은 최근 해외사업의 변신을 시도 중이다. 중소기업의 해외사업 금융지원이란 기존의 역할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새 먹거리 발굴에 초점을 맞췄다. 성장성이 높은 자산관리 및 투자금융(IB) 등으로 점차 영역을 확대하고 해외시장을 확장하는 등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기업은행은 해외 네트워크 다양화와 투자은행(IB) 역량 강화라는 2개의 키워드를 내세웠다. 기존 동남아 지역에 집중된 네트워크를 유럽과 남미, 독립 국가 연합(CIS) 등으로 확대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더불어 런던과 홍콩 등 선지금융시장에 진출한 지점을 활용해 IB금융 영업활동을 확대하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최성재 글로벌·자금시장 그룹장(사진)은 “현재로서는 동남아 지역 진출에 집중하고 있으며, 시장 다각화를 위해 유럽, 남미, CIS 등 다양한 지역에도 관심을 가지고 시장조사 및 사업타당성 검토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면 구체적인 진출 전략을 고려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 기업은행의 해외사업 거점은 동남아 지역에 집중돼 있다. 올 6월말 현재 기업은행은 12개국에 2개 현지법인, 9개 지점, 2개 사무소를 포함해 총 59개의 해외사업 네트워크를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법인으로 진출한 국가 2곳은 모두 동남아에 위치한다. 지점 형태로 진출한 9곳도 대부분 동남아 지역이다.
이러한 기업은행의 해외사업 거점 분포는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과 깊은 관계를 갖고 있다. 기업은행의 해외사업은 뉴욕, 런던, 홍콩, 도쿄 등 전통적인 국제금융 거점지역에서 시작됐다. 이후 중소기업의 주요 해외진출 지역인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으로 거점을 확대해 왔다.
최 그룹장은 “인건비 상승에 따라 한국 제조업의 생산기지가 국내에서 중국, 베트남으로 이전됐다”며 “차기 생산거점은 여러 환경적 영향이 있겠지만 인도네시아, 인도, 미얀마, 캄보디아 등을 그 후보군으로 보고 많은 은행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기업은행은 ‘국가별 규제 및 시장상황, 타깃 고객, 사업방향’ 등 다양한 사항을 고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진출 형태도 법인 및 지점 설립, 현지 금융사 인수, 지분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기존 법인(점포) 발전을 통한 신·구점포의 조화가 이뤄질 수 있는 안정화 계획도 구상하고 있다. 잉여금 형태로 쌓이는 해외지점 순이익을 현지에 재투자하는 방안도 실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해외지점의 새로운 비즈니스 발굴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최 그룹장은 “해외지점의 순이익은 매년 본점으로 집중하고 있으나 현지법인은 지속적인 자산 확대를 위해 모행에 배당금을 지급하는 대신 현지법인 내부유보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영업이익의 10%를 해외에서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글로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단순히 해외거점을 확대하는 것 외에 영업활동의 다양화도 꾀하고 있다.
미래수익 확보를 위해 신흥국 지역에서의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가고 있다. 기존의 기업금융과 리테일영업을 넘어 IB금융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도 IB금융은 기업은행 내부에서도 고수익을 내는 영업무문이다. 금융지원과 기업금융외에 IB금융, 자금거래 등 다양한 수익원을 보유하고 있는 홍콩·런던지점 등은 기타 해외점포에 비해 좋은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더불어 기업은행은 해외 현지 법인 및 지점들의 자체 조달 능력을 키워 원가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다. 계속해서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 하는 가운데 조달에서 뒤쳐지면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가 됐기 때문이다.
최 그룹장은 “당행은 유가증권, 트레이드 파이낸스 등 수수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IB업무 확대도 고려하고 있다”며 “기업은행은 높은 신용등급에 기초해 해외지점 및 법인이 국제금융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앞으로도 국제금융시장에 적극 참여해 자체 조달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기업은행은 외적인 성장 전략과 함께 포트폴리오 안정화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균형적인 포트폴리오 유지를 위해 본부 부서 간에 긴밀히 협조와 다양한 내부 위원회 운영을 통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최 그룹장은 “글로벌 사업에서 고려해야 할 균형잡힌 포트폴리오에는 다양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진출지역에서 ‘선진국과 신흥국시장’, 고객 측면에서 ‘국내기업과 현지기업’, 은행 역할에서 ‘전통적 상업은행-IB금융’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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