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하는 에이치엘비]핵심 파이프라인 '생산기지 확충'이 갖는 의미②시장 불신 해소·'포스트 리보세라닙 시대' 준비…밸류 논란은 여전
최은수 기자공개 2020-11-17 07:22:36
[편집자주]
에이치엘비는 제약·바이오업계의 이슈 메이커다. 여전히 바이오 기업으로써 정체성과 보유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항암제 신약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NDA가 지연되지만 또 다른 M&A로 제약사를 끌어 안고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해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했다. 하나의 물질만으로 신약에 도전을 했다 좌초의 기로에 놓인 경쟁사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에이치엘비가 새로운 바이오텍 성장 모델이 될지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3일 07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치엘비는 올해 9월 메디포럼제약 경영권을 확보했다. 메디포럼제약은 11월 에이치엘비제약으로 사명 변경을 마치고 그룹 편입을 마쳤다.업계에선 에이치엘비제약 인수를 두고 딜 규모보다 의미에 방점을 뒀다. 그간 에이치엘비의 전략과 M&A는 리보세라닙 출시에 중점을 둔 단기 성장 전략이었다. 이번 딜은 정통 제약업을 영위하게 됐다는 명분을 확보하는 한편 생산기지 확충을 통해 그룹 장기 성장 동력을 발굴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항암제 리보세라닙의 원아이템 회사가 '포스트 리보세라닙 시대'를 준비했다는 의미가 있다.
◇'CMO 역량 확보' 비원 달성…고밸류 논란 불식
에이치엘비그룹은 총 346억원을 투자해 에이치엘비제약 지분의 34.16%(CB 전량 전환 시)를 확보했다. 에이치엘비제약의 EV/EBITDA는(2020년 반기 연환산)는 26.4배, 에이치엘비그룹의 지분 투자가 알려진 9월 1일 기준으로 보면 57.8배로 치솟았다. 산술적으로 에이치엘비가 투자금을 회수하기까지 짧게는 27년, 길게는 58년이 걸린다는 뜻이다.
이번 딜을 두고 시장에서 고밸류에이션 논란은 일지 않았다. 에이치엘비제약 인수로 에이치엘비 그룹의 비원인 생산기지 확충에 성공했다는 시각에 무게가 실린 분위기다. 실제로 에이치엘비생명과학 등은 실사 과정에서 CMO 역량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치엘비제약의 2019년 매출(355억원) 중 CMO의 비중은 35%였다.
에이치엘비 및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꾸준히 투자자들에게 수익성 제고 차원에서 국내 제약사를 인수해 리보세라닙 생산기지로 활용할 계획을 알렸다. M&A 과정에서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이 최대주주로 나서 에이치엘비제약을 자회사로 편입한 것도 이같은 배경에 기인한다.
이밖에 제약·바이오 기업의 딜은 '장래 성장성'에 초점을 맞춰 이뤄지기 때문에 일반 기업 대비 EBITDA 배수가 높게 형성된 점도 고려됐다. 에이치엘비제약은 SMEB(Smart continuous Manufacturing system for Encapsulated Biodrug) 플랫폼 기술을 이용한 장기 지속형 주사제, 척수소뇌변성증 치료제 등의 파이프라인을 보유중이다.
◇'포스트 리보세라닙 시대' 수익성 제고 중책
에이치엘비는 에이치엘비제약을 인수한 배경에 대해 "리보세라닙을 비롯한 각종 저분자화합물(Small Molecule) 신약을 자체 생산하기 위한 역량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에이치엘비그룹은 내부적으로 핵심 파이프라인의 상업화 이후 시기를 '포스트 리보세라닙 시대'로 정의했다. 지금까지의 에이치엘비의 투자와 사업개발과 방향성이 달라지는 시기인데 블록버스터급 항암신약 매출이 발생하고 이와 관련한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골자다.
에이치엘비는 10년 이상 리보세라닙에 투자해 왔다. 그간 사업 초점도 항암신약 개발 및 출시,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에 쏠려 있었다. 리보세라닙의 임상시험약은 해외 위탁생산(CMO)업체와 손잡고 만들어 온 구조였다. 이 체제가 지속될 경우 블록버스터급 신약 개발을 완료했다 해도 수익성을 극대화에 어려움을 겪을 우려가 있었다.
올해 글로벌 임상시험 3상이 종료됐고 FDA NDA 신청에 이은 품목허가가 가까워졌다. 이에 에이치엘비는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계속기업으로의 가치를 시장에 설명하기 위해선 자체 생산 능력을 갖췄다는 점도 입증할 필요가 있었다.
에이치엘비제약 인수 직후 그룹 핵심 인사가 대표이사가 투입됐다. 에이치엘비가 매출 및 수익성 극대화를 위한 생산기지 중책을 에이치엘비제약에 맡길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에이치엘비제약은 10월 16일 전복환 에이치엘비 바이오사업총괄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박재형 대표이사와 각자대표체제를 구축했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에이치엘비제약은 규모는 작지만 알짜 제약사로 구분됐다"며 "에이치엘비제약 생산 역량,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점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딜을 성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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