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11월 16일 10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예고됐던 구본준 LG그룹 고문(사진)의 계열분리 시나리오가 가시화했다. LG그룹 지주회사인 ㈜LG가 보유하고 있는 LG상사와 LG하우시스의 지분을 구 고문이 매입하는 내용이 골자다. LG상사가 보유하고 있는 물류기업 판토스 역시 새로 태어날 구 고문의 그룹에 포함될 전망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연말 이사회를 개최하고 계열 분리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2017년 정부의 지주사 체제 장려로 ㈜LG가 LG상사의 지분을 품은 지 약 3년 만의 재분할이다.

2017년 당시 LG상사는 ㈜LG가 아닌 LG그룹 오너 일가들이 지분을 조금씩 들고 있는 구조였다. 당시 LG그룹 부회장이었던 구본준 고문은 그중 최대주주로 지분율은 3.01%였다.

구 고문의 지분 매입 재원은 보유한 ㈜LG의 지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 고문이 보유한 ㈜LG의 주식 1331만7448주(지분 7.72%를)의 가치는 약 9921억원(13일 종가 기준)이다.

이는 ㈜LG가 보유한 LG상사의 주식 957만1336주(24.69%)와 LG하우시스의 주식 300만6673주(30.07%)의 지분 가치를 합한 값보다 크다. 각각 1766억원, 1963억원에 그친다. 매입 재원은 충분하다는 의미다.

새롭게 태어날 구 고문의 그룹은 최대 자산총계 약 10조원의 대그룹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연결 기준 LG상사와 LG하우시스의 자산총계는 각각 5조4234억원, 2조5393억원이다. 두 법인의 자산총계를 단순 합해도 약 8조원이 나온다.

여기에 업계는 LG MMA와 실리콘웍스 등 LG그룹의 일부 자회사 역시 구 고문이 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LG MMA는 일본의 스미토모화학 및 일본촉매와 ㈜LG가 합작해 1990년에 세운 회사로 메틸메타크릴레이트(MMA)를 생산한다. 실리콘웍스는 디스플레이 핵심부품인 디스플레이패널을 생산하는 코스닥(KOSDAQ) 상장 기업이다.

두 회사까지 가져간다면 자산총계 약 10조원 규모의 기업집단이 탄생한다. 실리콘웍스의 올해 상반기 말 자산총계는 6786억원이다. 비상장사인 LG MMA의 작년 말 자산총계 역시 실리콘웍스와 비슷한 6122억원이다.

한해 매출 규모 역시 작지 않다. 주력인 LG상사의 존재감 덕분이다. 작년 LG상사의 연결 기준 매출은 10조5309억원에 달한다.

LG그룹 관계자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나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