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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첫 장기CP로 차입다변화…시장 왜곡은 숙제 회사채 위주 조달 구조 탈피...무늬만 기업어음, 실질은 채권

최석철 기자공개 2020-11-20 13:07:47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9일 10: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카드가 사상 처음으로 장기 기업어음(CP)을 발행한다. 2017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자금조달 창구 다변화의 일환으로 관측된다.

다만 장기 CP는 경제적 실질이 회사채와 같아 장단기 금융시장을 왜곡시키는 주범 꼽힌다는 건 맹점이다.

◇4년물과 5년물 총 1500억 발행...일괄신고제 발행한도 충분

우리카드는 오는 30일 1500억원 규모의 장기 CP를 발행한다. 만기를 4년과 5년으로 나눠 각각 500억원, 1000억원을 모집한다. 할인율은 4년물 1.497%, 5년물 1.724%로 책정됐다. 이번 기업어음의 신용등급은 A1이다. 주관은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우리카드가 장기 CP를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만기가 1년 이상인 기업어음을 발행하는 기업은 회사채 발행과 동일하게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한다. 다만 공모 회사채처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다.

우리카드는 회사채 일괄신고제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 CP를 발행할 유인이 크지 않다. 일괄신고제는 기업이 향후 1년 이내 발행할 회사채 금액을 한 번에 신고한 뒤 원하는 시기에 자유롭게 조달하는 방식이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말 제출한 일괄신고서로 올해 말까지 2조2000억원 한도 내에서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다. 지난 10월28일까지 일괄신고로 조달한 자금은 1조9700억원이다. 발행한도가 2300억원 남아있다.

등급 하방 압력도 크지 않다. 우리카드의 장기 신용등급은 ‘AA/안정적’이다. 회사채 발행 여건이 악화돼 이를 회피하려는 수단으로 장기 CP를 선택했을 가능성 역시 낮다.

우리카드가 시장성 조달 여력이 충분한데도 절차 간소화를 위해 장기 CP를 발행했다는 얘기다. 수년간 장기 CP를 자금조달 창구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신한카드와 롯데카드 등과 같은 길을 선택했다.

◇조달 다변화 행보...장기 CP, 장단기 금융시장 왜곡 주범 비판

업계에선 이번 우리카드의 장기 CP 발행이 조달 다변화를 위한 것으로 파악했다. 우리카드는 회사채 위주의 자금조달 구조를 갖추고 있었지만 점차 조달창구를 넓히고 있다.


우리카드는 2016년까지 대부분의 자금을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하다 2017년부터 유동화를 통한 자금조달을 병행하고 있다. 올해는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STB) 모두 순발행 기조를 이어가며 조달창구를 단기금융시장으로 확대하고 있다.

17일 기준 우리카드의 미상환 기업어음 잔액은 750억원, 전자단기사채 잔액은 8200억원이다. 지난해 말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 발행잔액은 모두 0원이었다.

코로나19로 채권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장기 CP 발행을 결정한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장기 CP는 단기금융상품 취지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는다. 단기금융시장은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 등 만기 1년 미만의 단기물 마련을 위해 조성된 곳이다. 하지만 장기 CP는 외형상 단기어음이지만 만기와 공모구조 등 실질은 장기 회사채와 동일하다.

장기 CP는 기업의 단기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평정된다. 그 결과 기업과 CP 신용평가가 왜곡되는 상황이 발행할 수 있다. 장기 CP가 장·단기 금융시장을 왜곡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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