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모니터/SK㈜]주목 받는 거버넌스위원회,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①ESG경영 화두 전부터 준비, 재계 모범 사례로
박기수 기자공개 2020-12-03 09:18:23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30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ESG'라는 단어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한 것은 올해부터다. 매년 개최되는 이천 확대경영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SK그룹이 키워가야 할 기업가치는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지속가능성·ESG·고객 신뢰와 같은 사회적 가치"라고 언급했다.최 회장의 ESG에 대한 언급은 얼마되지 않았지만 SK그룹은 이전부터 ESG 경영에 국내 어떤 대기업집단보다 관심이 많았다. 경제적 가치 창출에만 몰두하는 타기업들과 달리 사회적 가치(SV) 창출을 경제적 가치 창출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온 곳이 SK그룹이다. 사회적 가치라는 것을 정의하고 사회적 가치를 '숫자'로 창출하는 방식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 곳도 SK그룹이다.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고민은 자연스럽게 환경과 사회,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추려는 노력으로 이어졌다. 업계 역시 SK그룹을 ESG 경영의 선두주자로 꼽는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최근 5개년 간 부여한 SK㈜의 ESG등급은 모두 A~A+등급이다. 올해 역시 A+ 등급을 받았다. 환경(E)은 A등급을 받았고, 사회(S)와 지배구조(G) 등급은 A+를 받았다.
E, S, G중 ESG등급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지배구조(G) 등급이다. SK㈜는 이사회 중심의 투명 경영 체제를 갖추기 위해 ESG경영이 재계의 화두가 되기 전 시점부터 노력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이사회 산하의 '거버넌스위원회'다. SK㈜는 거버넌스위원회의 설치 목적으로 '이사회 중심 경영 원칙을 실행하고 주주권익보호를 강화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거버넌스위원회는 SK㈜만의 독창적인 위원회다. 자산총계 2조원 이상의 상장사는 무조건 설치해야 하는 감사위원회나 사외이사후보추천회 등과 달리 자발적으로 설치한 기구다. 대표이사, 혹은 오너 1인 중심이 아닌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위한 위원회를 자발적으로 설치한 점은 평정기관의 높은 평가를 사고 있다.
거버넌스위원회는 SK㈜ 내 여러 주요 사안에 관여하는 권한을 갖는다. 특수관계인간의 거래를 시작으로 경영원칙과 전략·계획에 관련한 사항, 윤리경영 실천 방안, SV 증진 활동 방안, 투자·기획·회계·재무 사항, 주주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영 사항 등 폭넓은 권한을 갖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거버넌스위원회는 올해 역시 SK㈜ 내의 주요 경영 사안에 대해 검토했다. 한해 경영계획을 시작으로 타법인 투자, 조인트벤처(JV) 설립, 물류기업 ESR 지분 매각 등 지주사를 넘어 그룹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들을 직접 검토했다.
SK㈜의 거버넌스위원회가 더 조명받는 이유는 인적 구성을 모두 사외이사로 이루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현재 장용석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고 있고, 하금열·이찬근·염재호·김병호 사외이사가 거버넌스위원회에 모두 속해있다. 사외이사 전원이 속해있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사회 중심 경영이 확립되기 위해서는 사내이사만큼 사외이사들의 활동 영역이 폭넓고 자유로우며 독립적이어야 한다"라면서 "거버넌스위원회의 존재와 실제 활동 이력을 봤을 때 SK㈜의 이사회 경영 체제는 독립적이고 투명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박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기업집단 톺아보기]'적자 늪' 빠진 대한유화, 불황기 현금흐름 관리법은
- [유동성 풍향계]10조 또 푸는 삼성전자, 3년전 특별 배당과 비교하면
- [유동성 풍향계]사업은 잘되는데…경영권 분쟁에 현금 마른 고려아연
- [LG의 CFO]여명희 전무, 36년 LG유플러스 '한 우물'
- [LG의 CFO]이노텍 LED 역사의 '산 증인' 김창태 LG전자 부사장
- [기업집단 톺아보기]대한유화, 'KPIC코포'의 옥상옥은 어떻게 탄생했나
- [비용 모니터]K-배터리 감가상각 역습, 캐즘과 맞물린 과투자 상흔
- [유동성 풍향계]LG그룹, 작년보다 현금흐름 일제히 악화…투자도 위축
- [IR 리뷰]LG엔솔·전자, 돋보이는 IR의 '디테일'…주주 소통 '진심'
- [2024 이사회 평가]롯데정밀화학 이사회, 100점 만점에 '70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