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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 삼천리, '유동성 확보' 최우선 전략…현금성자산 3배 늘렸다박무철 전무, 재무기조 변화…코로나19 속 회사채 증액 발행

이우찬 기자공개 2020-12-04 09:20:31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2일 09: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삼천리 재무전략에 변화가 감지됐다. 올들어 꾸준히 현금성자산 확보에 주력하며 유동성을 강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3년 전인 2017년 재무제표상 '현금및현금성자산' 1830억원은 올 3분기 기준 5400억원, 약 3배 늘었다. 코로나19로 도시가스업계에도 실적 악화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는데, 현금성자산을 비축하며 대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천리 곳간을 맡고 있는 인물은 박무철 경영기획본부장(전무)이다. 연세대 경영학과 출신의 박 전무는 27년 이상 삼천리그룹에서 근무했고 재무 관련 부서에서 경력을 쌓았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2년간 경영전략본부 재경담당을 역임한 그는 2017년부터 현재까지 경영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다.


올해 삼천리는 부침을 겪는 모습이다. 3분기 누계 매출 2조4000억원, 영업이익 657억원으로 각각 전년 보다 4.5%, 16.2%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지분법투자손실이 확대해 52.4% 줄어들었다.

코로나19 탓에 업무용, 산업용 도시가스 수요가 줄고 계절 비수기까지 겹치며 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삼천리의 3분기 누계 전체 도시가스 판매량은 28.0억㎥로 전년 동기 27.2억㎥에서 2.9% 줄었다. 특히 영업·산업용 판매량의 경우 12.3억㎥에서 11.7억㎥로 5.1% 감소했다.

업계 전반에 걸쳐서도 도시가스 수요는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도시가스협회에 따르면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의 올 1~9월 용도별 공급량 누계는 76.3억㎥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업무용 공급량은 전년 대비 15% 감소했고 산업용 공급량은 7%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영업시간이 제한되고, 재택근무가 늘어나는 등 경기 위축에 따른 변화로 도시가스업계에도 산업용, 업무용 도시가스 수요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업황 탓에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나빠졌다.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을 보여주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을 보면 지난해 3분기 2528억원에서 올 3분기에는 644억원으로 74.5% 감소했다. 삼천리는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이 줄어들자 코로나19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 재무기조 변화를 선택했고 현금확보를 통한 유동성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현금성자산은 지난해부터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2017~2018년 각각 1831억원, 1548억원에 머물러 있던 현금성자산은 2019년 3275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보다 100% 이상 늘어난 수치다. 다만 지난해에는 약 1000억원의 연말 도시가스 도매요금 선납금액이 감소했고, 금융상품처분이익이 증가한 효과를 봤다. 일부러 유동성을 확보하려던 건 아니었다.

올해는 코로나19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현금성자산을 확대하는 기조 속에 현금성자산이 늘어났다. 지난해 말 보다 153% 증가해 3분기말 5413억원으로 늘었다. 삼천리는 지난 5월 2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며 현금을 확보했는데, 당초 지난 9월 만기가 도래한 1000억원짜리 회사채 차환이 목적이었으나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발행액을 2000억원으로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와 재무 부문 현금흐름에도 현금확보를 위한 변화가 감지된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을 보면 2017~2019년 3분기 마이너스 현금흐름에서 올해 플러스로 전환했다. 이는 투자자산을 일부 처분해 현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대출, 차입과 관련돼 있는 재무활동현금흐름의 경우도 비슷한 맥락이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은 2017~2019년 3분기 3년 연속 마이너스로 빚을 갚는 형국이었다. 그러나 올해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대출, 차입 등으로 1100억원의 현금흐름을 만들었다.


유동비율도 200%를 돌파했다.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유동비율은 기업의 지급능력, 신용능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통상 200% 이상이 이상적으로 평가된다. 삼천리의 유동비율은 올 3분기 기준 전년 보다 66%p 오른 201%다. 신용등급은 ‘AA+’다.

필수재로 지역별 독과점 사업이 가능한 안정적인 수익구조가 삼천리 신용도를 뒷받침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는 총 34개의 사업자가 도시가스를 공급한다. 삼천리는 도시가스 공급량 기준 16.1%(8월 누계)의 시장점유율로 국내 1위 사업자다.

공공재 성격이 강한 도시가스 특성으로 삼천리는 안정적인 사업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천리 전체 매출에서 도시가스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2%에 이른다.


2017~2019년 연간 매출 3조원대에 영업이익은 611억원, 839억원, 856억원 등 지속해서 늘었다. 부채비율은 170~180%로 큰 변화 없이 현상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천리 재무팀 관계자는 현금성 자산 확대와 관련 "지난 9월 만기로 돌아온 1000억짜리 사채를 차환하는 시기가 돌아왔는데 코로나19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자금을 조달하고 유동성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발행액을 늘렸다"며 "금리가 역대 최저인 부분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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