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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SK㈜]'일하는 이사회' 표방, 역할 막중해진 사추위③7월 이사회서 '사외이사 전원 반대'로 안건 부결…'독립성 확보' 방점

박기수 기자공개 2020-12-08 13:21:39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2일 16: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의 이사회는 '일하는 이사회'를 지향한다. 이 단어는 이사회를 이루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중 후자에 보다 방점이 찍혀있다. 사내이사들과 달리 사외이사들은 그간 형식적으로 존재했거나 '거수기'와 같은 역할만을 해왔다는 사회적 비판이 짙었기 때문이다. SK㈜가 일하는 이사회를 표방한다는 것은 사외이사들이 사내이사들만큼 격무가 일상화됐다는 의미다.

SK㈜의 사외이사들은 본인들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한다. 올해 7월 열린 이사회에서 이사회에 투자안을 올릴 때 보고를 간소화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이사회 및 위원회 규정 개정' 안건을 두고 사외이사 전원이 반대 의견을 표명해 안건을 부결시켰다. 해당 안건에 사내이사인 최태원 회장과 조대식 의장은 기권을, 장동현 사장은 찬성을 했다.

이에 그치치 않고 사외이사들은 올해 10월 이사회의 심의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취지의 이사회 규정을 발의해 통과시키기도 했다. 원래 SK㈜는 타법인 등에 투자할 때 그 금액이 직전년도 자기자본의 1.5% 이상인 건에 한해서만 이사회의 승인을 받았던 것을 1% 이상으로 확대했다. 사외이사들의 입김으로 작년까지 약 2000억원 이상의 투자 건에 한해서 이사회 승인을 받았지만 이제부터는 약 1300억원 이상의 투자 건에 대해서도 이사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평정기관은 SK㈜ 사외이사들의 활발한 활동 그 자체도 좋은 평가를 받을만 하지만 '환경'에 주목한다. 사외이사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SK㈜의 자체 노력도 모범 사례로 지목할 만하다는 것이다.

지배구조연구소 관게자는 "SK㈜는 이사회 중심 경영을 위해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오랜 기간 노력했다"라면서 "사외이사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것도 정착된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높은 독립성의 증거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의 구성에서도 드러난다. 사추위는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과정에 관여하는 이사회 산하 핵심 기구다. 사외이사후보를 추천하고, 이사들의 활동을 평가한다.

여전히 사내 대표이사들이 사추위에 포함돼 사추위장까지 맡는 경우가 많지만 SK㈜는 사추위장에 사외이사를 앉히고 있다. 현재는 하금열 사외이사가 사추위장을 맡고 있다. 여기에 이찬근 사외이사와 장동현 사장이 사추위에 포함돼 있다.

SK㈜는 사추위 뿐만 아니라 이사회 산하 모든 위원회에 대한 위원장으로 사외이사를 앉히고 있다. 감사위원회에는 김병호 사외이사가, 거버넌스위원회에는 장용석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사회 의장 역시 염재호 사외이사다. 그만큼 사외이사들의 영향력이 사내이사들 만큼이나 크다는 의미다.

지배구조연구소 관계자는 "사추위장은 사외이사를 선발하는 데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인물인 만큼 항상 독립적인 위치에서 결정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라면서 "이사회 중심 경영이 정착화하기 위해서는 사추위의 역할도 그만큼 중요한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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