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미전실' 삼성물산TF, '전략통' 승진으로 강화 강병일 부사장, EPC 수주 전략 강화할 듯…TF는 3년 연속 승진자 배출
이정완 기자공개 2020-12-10 08:28:31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9일 13: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 내 작은 미래전략실이라 알려진 EPC강화경쟁력TF 소속 강병일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강 신임 부사장은 삼성 미래전략실 해체 전까지 그룹에서 일하며 건설 전략 수립에 깊게 관여해왔다. EPC강화경쟁력TF 소속 임원은 지난해 인사에 이어 올해도 승진하면서 조직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9일 발표한 2021년 삼성물산 정기 임원인사에서 승진한 강 부사장은 2018년 1월 전무로 승진한지 약 3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1968년생으로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강 부사장은 삼성엔지니어링에서 경력 대부분을 보냈다. 2005년 삼성엔지니어링 환경사업지원팀장을 맡던 그는 2010년 상무로 승진해 삼성엔지니어링 경영지원팀장으로 일하게 됐다.
강 부사장이 본격적으로 그룹 건설 전략 업무에 뛰어든 시기는 상무로 승진한 2010년부터다. 강 부사장은 2010년 삼성 미래전략실 전략2팀 담당임원으로 파견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삼성엔지니어링에서 맡던 담당업무도 경영지원팀장에서 인사기획TF로 변경됐다. 2013년부터는 아예 소속을 미래전략실을 운영하던 삼성전자로 옮겼다.
과거 미래전략실 전략팀은 1팀과 2팀으로 구분돼 운영됐다. 1팀에서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자 계열사 전략을 짰고 2팀에서는 건설업을 비롯해 기타 계열사 전략을 구상했다. 강 부사장은 삼성엔지니어링에서 20년 넘게 근무했던 이력을 바탕으로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등 건설 계열사 전략 수립을 맡았다.
현재 강 부사장이 소속된 EPC경쟁력강화TF는 2017년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면서 삼성물산 내에 설립된 조직이다. EPC경쟁력강화TF는 대형 건설 프로젝트 수주 시 설계·조달·시공(EPC)을 한꺼번에 맡는 일괄 수주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강 부사장이 미래전략실 전략2팀에서 하던 업무였기 때문에 그가 EPC경쟁력강화TF로 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다만 과거 미래전략실이 전략은 물론 인사, 대관, 기획, 홍보 등 그룹 컨트롤 타워 기능을 맡았던 것과는 달리 EPC경쟁력강화TF는 대외 업무를 제외한 핵심 업무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게 재계의 평이다. 재계 관계자는 "EPC경쟁력강화TF는 건설업에 관련된 투자 의사결정, 전략 등을 조율하고 인사 등을 포함해 사업적인 기능만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서는 EPC경쟁력강화TF가 사업 수주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감사 권한도 가지고 있어 삼성그룹 건설사업 내에서 상당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지난해 6월 현장 경영 행보에 한창이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물산 건설부문 경영진과 간담회를 가졌을 때 김명수 EPC경쟁력강화TF장도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과 동석해 사업을 논의하기도 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임원인사에서 매년 EPC경쟁력강화TF 소속 임원이 승진하면서 삼성그룹 내 건설사업에서 EPC경쟁력강화TF가 끼치는 영향도 더욱 세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PC경쟁력강화TF는 이번 강 부사장 승진을 통해 3년 연속으로 승진자를 배출하고 있다.
EPC경쟁력강화TF장을 맡고 있는 김명수 사장은 2019년 사장단 인사에서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고 올해 초 있었던 2020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현건호 EPC경쟁력강화TF 담당임원도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강 부사장 승진 덕에 사장 조직에서 사장·부사장 조직으로 더욱 힘이 실렸다.
강 부사장을 비롯한 EPC경쟁력강화TF는 앞으로도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EPC 전략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이 EPC 역량을 바탕으로 대규모 해외 수주에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2월 삼성물산은 아랍에미레이트 푸자이라 F3 복합발전 프로젝트에서 EPC를 담당해 수주금액을 1조원 넘게 늘렸다. 삼성엔지니어링 역시 FEED(기본설계)부터 공략해 지난해 10월 공사비 4조5000억원 규모의 멕시코 도스보카스 정유 플랜트 EPC 연계 수주에 성공했고 지난달 말 공사비 1조2000억원의 말레이시아 대규모 메탄올 플랜트 공사를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두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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