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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재무라인 점검]배두용·강길성, 관료출신 세무통상 '콤비'②통상·관세 리스크 고조될 때 영입, 민관공조 수월 등 장점

원충희 기자공개 2020-12-22 07:20:53

[편집자주]

회사의 덩치가 커지고 글로벌로 외연을 넓힐수록, 또 사회구성과 법제도가 정교해질수록 재무라인의 역할과 요구되는 역량도 다양해진다. 이전에는 돈의 흐름을 관리하는 '경리'에 그쳤다면 지금은 회계와 금융, 환율과 세금 등을 총체적으로 다룰 수 있는 '재무전문가'로서의 역할로 진화했다. 전자·가전 등에서 연 60조 이상의 매출을 내는 글로벌 리더 LG전자의 재무라인은 어떤 변화를 맞고 있을까. 이들의 변화상을 따라가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6일 08: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8년 1월 미국의 한국산 세탁기 및 태양광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으로 국내 산업계가 충격에 빠진 적이 있었다. 당시 산업통상자원부는 민관합동 대책회의를 열고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단호한 대응을 천명했다. 이 자리에 주요기업 임원들도 참석했는데 LG전자에서는 배두용 부사장과 강길성 상무가 갔다.

LG전자 재무라인에 몸담고 있는 두 사람은 특이한 이력으로 알려져 있다. 공무원 출신이다. 대표이사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배 부사장은 국세청(서울) 국제거래관리국(현 국제거래조사국) 서기관으로 근무하다 2004년 말 LG전자 세무통상담당 상무로 영입됐다. 기획재정부 재정건전성관리과장을 지낸 강 상무는 2017년 8월 세무담당으로 이직했다.

12년 터울을 두고 경제관료 출신들이 민간기업 중추인 재무라인에 입성했다는 것만으로도 세간의 입에 올랐다. 더구나 이들은 공통적으로 세무, 통상·관세업무를 맡았다. LG전자는 전체 매출의 60% 이상이 해외에서 나오며 100여개 넘는 해외사업장을 갖고 있는 만큼 관세·통상 관련 리스크가 필연적이다. 두 사람이 영입된 이유는 그 당시 국내·외 경영환경을 통해 짐작해볼 수 있다.


배 부사장이 역임했던 서울청 조사2국은 대기업 법인세를, 국제거래관리국은 해외매출 비중이 큰 국내기업이나 외국기업의 국내법인 조사를 담당하던 곳이다. 국제거래 조사와 관련해 세원관리 목적의 정보수집과 조사기획업무를 전담했다. 당시 국제조세 업무를 전문적으로 익힐 수 있는 부서였다.

그가 LG전자로 온 2004년은 한국·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이 비준되고 한·미 FTA 논란이 뜨거웠던 시기다. 일본·멕시코 FTA 체결로 국내 전자업체들의 이해득실 계산이 분주했다. 대내적으로는 관세청이 휴대폰, MP3플레이어 등의 핵심부품인 복합반도체칩(MCP)에 8% 관세를 부과하면서 LG전자는 200억원 넘는 세금도 물어야 했다.

또 일본 마쓰시타가 제기한 PDP모듈 수입금지, 스웨덴 일렉트로룩스의 세탁기·냉장고 덤핑소송, 뉴질랜드 피셔앤페이켈의 세탁기 덤핑소송, 월풀 이탈리아법인이 EU에 제기한 덤핑소송 등으로 해외 관세청을 상대해야 할 일이 많았다. 글로벌로 뻗어나가는 LG전자의 발목을 잡기 위한 경쟁사들의 견제가 심화되던 시기였다.

강 상무는 재정경제부 사무관 시절 국고채 발행업무를 하다 서기관 승진 후 아프리카개발은행 파견,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실, 기재부 국제경제과장, 예산실 행정예산과장 등을 지냈다. 국내·외 채권시장과 글로벌 경제, 국내 경제금융정책 등에 식견이 높은 인사다.

그가 입사했던 2017년도 대내외 여건은 만만찮았다. 미국에 트럼프 정권이 들어서면서 보호무역주의가 거세졌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 120만대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 50% 관세를 부과하는 강수를 꺼냈다. 이에 대응코자 산자부는 여러 차례 민관회의를 열었고 그때마다 배 부사장과 강 상무가 콤비로 뛰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통상·관세업무는 기업이 홀로 대응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정부·관료와 유관단체, 업체들의 공조로 움직여야 한다"며 "세무와 관료조직에 해박한 공무원 출신들이 전면에 나서는 게 업무공조를 순탄하게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의 관료출신 외부수혈은 만족할만한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배 부사장은 11년 동안 CFO 자리를 지켰던 정도현 전 사장의 후임으로 낙점, 지난해 보직을 물려받은데 이어 올 3월에는 권봉석 사장(CEO)와 함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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