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은행장, 고객중심·디지털·IB로 승부 연임 성공, 2기 체제 곧 출범…비이자이익 강화 등 다짐
고설봉 기자공개 2020-12-22 09:17:07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1일 14: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사진)의 2기 체제 핵심 키워드는 ‘고객중심·디지털·IB’다. 지난 1기 체제의 경영 키워드였던 고객중심 가치 실현과 금융의 디지털화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투자은행(IB) 역량 강화를 추진하기로 했다.신한금융지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로부터 17일 연임을 통보 받은 그는 1기 체제를 돌아보고 새로 시작할 2년을 구상하며 바쁜 연말을 보내고 있었다. 오는 2022년 12월 31일까지 신한은행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
진 행장은 "2019년 은행장 취임 때와 마찬가지로 고객중심 가치를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조직을 이끌겠다"며 "신한은행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금융의 디지털화에도 더욱 매진하고, 수익성 제고를 위해 IB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객을 이익의 수단으로 보지 말자는 고객중심 가치는 제가 임기 끝날때까지 지속적으로 강조할 것인데, 그래야 조직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단기적으로 이익을 1000억원 줄이더라도 고객이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은행을 만드는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 행장이 고객중심 가치를 이처럼 강조하는 이유는 신한은행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그는 지난 2년을 돌아보면 은행업의 중요한 가치로 지속가능성이 부상했고 조직이 바뀔수 있다면 설령 이익이 1000억원 줄어도 그게 지속가능한 경영이라는 생각이다.
은행의 디지털화도 2기 체제를 맞은 진 행장의 큰 고민 중 하나다. 다만 디지털화를 맹목적으로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진 행장은 “전통적 은행을 버리고 디지털화 하겠다거나, 빅테크화 되겠다는 것은 아니다”며 “골드만삭스가 계속 고평가 받는 것은 금융이란 본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방법론적으로 디저털화 해가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금융의 디지털화는 목적이 아니고 수단이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진 행장이 구상하고 있는 디지털화는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에 매몰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조금 더 근본적인 영역에서부터 디지털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행장은 “디지털화 이슈에서 자주 언급되는 게 AI, 블록체인 등 기술적인 부분인데 이 기술들은 구체적인 은행의 데이터가 디지털화 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며 “은행이 가지고 있는 각종 데이터, 즉 고유 DNA를 유지·발전해 나가는 차원의 디지털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적부문에서 2기 체제의 최대 화두는 비이자부문 이익 강화다. 실제 신한은행을 비롯한 국내 시중은행들은 모두 이자부문의 순이자마진(NIM) 감소 영향으로 외형은 물론 수익성이 동반 하락하는 추세다.
이러한 이자이익 저하를 극복하기 위해 진 행장이 꺼내든 카드는 비이자이익 강화다. 다만 방법은 예전과는 크게 다르다. 투자은행(IB)부문의 역량을 강화해 우량자산을 늘려 수익을 얻는 구조로 수익처를 다변화 한다는 전략이다.
진 행장은 “비이자이익을 강화하는 것은 은행업이 처한 현실을 고려할 때 가장 합리적인 방향”이라며 “다만 항상 제가 말하는 것는 마지막에 나타나는 현상만 중시할게 아니라 그 비이자이익이 어떻게 발생했는지를 따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WM부문에서 수익을 내면서 비이자이익이 많이 늘었지만 사실 그런 방법을 추구하면 안됐다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우리는 결과만 중시했기 때문에 자산운용사들이 만든 상품을 창구에서 팔아 판매수수료를 얻는 방식으로 WM부문에서 비이자이익을 채워왔는데 이는 올바른 과정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 행장은 상품의 ‘생산’ 단계에서부터 실마리를 풀어나가겠다는 생각이다. 신한은행은 물론 신한금융그룹 차원에서 보유하고 있는 역량을 활용해 비이자이익 강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진 행장은 “우리 투자자들이나 외국의 기관투자자들이 신한은행에 비이자이익을 늘리라고 주문한 것은 사실 GIB·GMS 등 자기 자산운용 능력을 키우라는 얘기였다”며 “자체 우량자산 확대 능력을 키우고, 그 안에서 비이자이익을 내는 그런 순환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IB부문 역량 강화는 결국 글로벌 영토 확장으로도 이어진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자기 역량을 키워서 비이자이익을 늘리는 쪽으로 집중할 방침이다.
진 행장은 “국내 금융사가 해외에서 직접 IB딜을 한 상품은 자산운용사에서 만들어서 판매한 상품에 비해 우량하고 안전성도 좋다”며 “우리 스스로가 딜 소싱 및 상품화 과정에 참여했느냐 안 했느냐가 결정적인 차이를 만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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