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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금융권 新경영지도]신한은행, 진옥동號 2기 체제 핵심 ‘디지털 대전환'디지털혁신단 신설, 외부영입 4인방 배치…‘R&D→영업’ 역할 확대

고설봉 기자공개 2021-01-07 07:52:02

[편집자주]

새해를 맞이하면 조직에 크고 작은 변화를 주기 마련이다. 다만 해마다 반복되는 일상적인 과정이라고 해도 때마다 갖는 의미는 크게 다르다. 한 해 경영전략 초점을 어디에 두고 있느냐에 따라 신년 조직재편 방향성과 규모가 천차만별로 갈리기 때문이다. 2021년을 맞이해 국내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과연 어떤 변화를 줬는지, 또 그 의미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5일 14: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은 2021년 진옥동 행장 2기 체제를 맞아 체질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진 행장은 지난해 12월 신한금융지주 및 신한은행 이사회의 탄탄한 지지를 받으며 연임에 성공했다. 2023년 말까지 임기를 보장받은 진 행장은 올해를 신한은행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원년으로 삼았다.

올해 진 행장이 가장 주력하는 부문은 디지털이다. 디지털금융으로의 전환을 보다 근원적인 부분에서부터 고민하고 실행한다는 목표로 은행장 직속 디지털혁신단을 신설했다. 더불어 기존 연구개발(R&D)에 주력했던 디지털그룹의 일부 조직을 실전에 배치하기도 했다. 고객과 대면해 영업활동을 할 수 있는 조직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시도다.

◇디지털 전환, 근원적 고민…은행장 직속 ‘단과 유닛’ 신설

신한은행이 단행한 2021년 조직재편의 가장 큰 변화는 '단과 유닛'을 새롭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단을 1개, 유닛을 2개 신설했다. 또 부문과 그룹은 그대로 둔채 본부 1개, 부 4개를 늘렸다.

이에 따라 지난해 ‘2부문 20그룹 6본부 70부 6센터 6실’에서 올해 ‘2부문 20그룹 7본부 1단 74부 6센터 6실 2유닛(Unit)’ 체제로 재편했다. 효율화 및 소통력을 높이기 위해 본부 수를 크게 줄였던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큰 틀은 유지하면서 일부 필요한 영역에서 조직을 신설한 모양새다.


특히 올해 조직개편의 가장 핵심 키워드는 디지털로 요약된다. 이번에 신설된 디지털혁신단은 진 행장 직속 조직으로 출범했다. 기존 직속 조직으로 있던 준법감시와 비서실보다 규모도 더 크다.

디지털혁신단은 보다 근원적으로 각종 디지털 과제들을 어떻게 수행할지를 고민하고 방법을 찾는 곳이다. 평소 진 행장은 은행업 본질이 뒤로 밀리고 디지털 기술이 전면에서 주목받는 형태의 디지털 전환은 은행업 경쟁력을 오히려 약화할 수 있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다.

그는 지난해 말 은행장 연임에 성공한 뒤 “디지털화 이슈에서 자주 언급되는 게 AI, 블록체인 등 기술적인 부분인데 이 기술들은 구체적인 은행의 데이터가 디지털화 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며 “은행이 가지고 있는 각종 데이터, 즉 고유 DNA를 유지·발전해 나가는 차원의 디지털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진 행장의 경영철학과 전략이 맞물려 신설된 조직이 디지털혁신단이다. 이번에 단과 함께 새로 만들어진 2개 유닛 모두 디지털혁신단에 속해있다. 하위 조직으로 AICC와 디지털R&D센터, Mydata Uint, Data Uint 등 4개가 편제됐다.

'Mydata Unit'은 다가올 마이데이터(Mydata)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설립했다. 이 사업은 금융업의 미래 먹거리로 여겨진다. 업종 및 개별 금융사를 넘어 무한 확장이 가능한 차세대 플랫폼이다. 해당 금융사의 가입 고객이 아니어도 고객이 동의하면 고객정보, 자산, 리스크, 신용등급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금융거래 통합 플랫폼이다.

'Data Unit'은 디지털금융으로의 전환을 위해 꼭 필요한 은행 원천 데이터를 디지털화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진 행장이 그리고 있는 디지털 전환에 있어 은행의 DNA를 유지·발전해 나가는 역할을 담당한다. AI 등 기술이 머신러닝을 통해 고도화 하는 과정에서 재료가 되는 근원적이고 핵심적인 데이터를 생한하는 곳이다.

AICC는 지난해 9월 출범한 AI통합센터(AI Competency Center)로 디지털영업부와 AI통합센터가 합쳐진 조직이다. 디지털R&D센터는 기존 디지털그룹에 속해 있었지만 이번에 디지털혁신단이 출범하면서 본연의 설립 취지에 맞게 제 자리를 찾았다.

디지털혁신단장겸 AICC 센터장에는 김철기 상무가 낙점됐다. 김 상무는 전 한국금융연수원 교수 출신으로 신한은행이 2017년 영입한 빅데이터 분야 전문가다. 당시 함께 영입한 장현기 본부장은 이번에 디지털R&D센터장을 맡는다. 지난해 12월 영입한 김혜주 전 KT 상무와 김준환 전 SK C&C 상무는 이번에 각각 Mydata Uint과 Data Uint의 장을 맡았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지난 4일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전환에 대한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지금 당장 서둘러야 하는 것은 디지털 전환”이라며 “Digital Transformation 성공 여부에 조직의 명운이 달려있고, 전방위적인 DT를 추진하기 위해 은행장 직속 디지털혁신단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이어 “데이터와 AI 역량개발에 자원을 집중하고, 인재 영입의 문턱을 더 낮추겠다”며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디지털에 최적화된 제도와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신한이라는 브랜드가 온-오프라인을 아울러 시장을 압도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과감한 도전을 이어가자”고 말했다.


◇디지털 '연구·개발→수익창출' 역할 전환 시도

디지털혁신단의 출범으로 자연스럽게 기존 디지털그룹의 역할도 변경됐다. 기존에는 디지털금융 연구와 신기술 개발에 주력했다면 올해부터는 영업 쪽으로 무게추가 옮겨졌다. 그동안 축적된 디지털금융 기술을 일선 영업현장에서 활용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디지털그룹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디지털개인부문 산하에 위치한다. 디지털그룹 내 디지털전략부와 디지털사업부, 업무혁신부, 고객상담센터는 그대로 존속됐다. 반면 빅데이터센터와 디지털금융센터가 사라졌다. 대신 디지털론센터와 디지로그브랜치, 디지털영업부가 신설됐다.

신설된 디지털론센터와 디지로그브랜치, 디지털영업부는 모두 고객 접점에 위치하도록 역할을 부여받았다. 디지털그룹이 속한 디지털개인부문 자체가 은행 고유사업인 이자수익을 창출하는 곳인 만큼 디지털그룹도 영업활동을 통한 수익 창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신한은행의 고객 접점 부서는 고객상담센터, 지역본부, 커뮤니티, 영업점 등이었다. 이번에 신설된 디지털그룹 산하 3개 조직이 고객 접점에서 활동하게 되면서 고객과의 대면 및 비대면 채널이 더 확대됐다는 평가다.


디지털그룹장은 신임 전필환 부행장이 맡았다. 그는 진 행장의 뒤를 이어 최근까지 SBJ은행(신한은행 일본법인) 법인장을 맡고 있던 인물이다. 일본 내에서도 SBJ은행은 디지털금융을 통한 수익창출 부문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은행으로 평가 받는다.

특히 전 부행장은 지난해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려 디지털 전환의 실행 속도를 높이며 성과를 도출한 인물이다. SBJ은행은 20여개가 넘는 일본의 빅테크(Big Tech), 핀테크(Fin Tech) 업체와의 업무 제휴를 맺고 신사업을 발굴해 수익 극대화에 성공했다.

지난해 4월 설립한 SBJ은행의 ICT자회사 ‘SBJ DNX’는 대표적인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도전 사례로 호평받았다. SBJ DNX는 금융의 디지털화가 확대되고 있는 일본시장에서 디지털 및 ICT 관련 신사업을 추진할 목적으로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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