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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아해운 계약금 반환 의사...채권단 '동의' 관건 STX컨소시엄과 인수계약 해지 절차 검토

김서영 기자공개 2021-01-11 10:28:19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8일 15: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흥아해운 인수합병(M&A) 결렬의 책임 소재를 두고 법정 공방을 예고하던 흥아해운과 STX컨소시엄(APC PE-STX마린서비스)이 계약금 반환 협상에 돌입했다. 소송전을 준비하던 양측이 하루 만에 입장을 바꾼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흥아해운은 전날 STX컨소시엄에 계약금 반환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계약 당사자 간 합의에 의한 인수계약 해지 절차를 통해 계약금 반환을 논의 중이다. 다만 최종합의가 성사될지는 KDB산업은행(산은)을 비롯한 채권단의 결정에 달렸다. 흥아해운은 계약금 반환을 위해 채권단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얼마 전까지 계약금 반환 여부를 놓고 입장차를 보였지만 국면이 빠르게 전환됐다. 흥아해운은 반환 기일이었던 지난달 28일까지 계약금 108억원을 돌려주지 않았다. 이에 STX컨소시엄은 소송을 예고했고, 양측은 법무법인을 선임하는 등 소송전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흥아해운이 입장을 바꾼 배경에 흥아해운과 채권단 간에 이견이 있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흥아해운은 계약금을 반환할 의향이 있었지만, 산은을 비롯한 채권단과 조율에 따라 소송을 진행한다고 입장을 밝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채권단은 계약금 반환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계약금을 회사에 귀속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흥아해운의 주요 채권단은 산은을 비롯해 주요 시중은행과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이다.

흥아해운 관계자는 "STX컨소시엄에 계약금을 반환할 의향이 있다고 얘기했다"라며 "하지만 채권단이 아직 결정을 못 하고 있어 채권단 설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계약금은 흥아해운의 계좌에 들어가 있지만, 이를 인출하는 데 있어 채권단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흥아해운이 지난해 3월부터 워크아웃 상태에서 채권단의 관리를 받고 있어 채권단 전체의 결정이 필요하다.

STX컨소시엄 측에서도 이같은 입장 변화를 반기는 분위기다. STX컨소시엄 관계자는 "소송이 진행되면 분식회계 등 형사 문제가 있어서 소송까지 가지 않고 반환받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계약금이 STX컨소시엄에 반환된다면 흥아해운이 STX컨소시엄과 체결한 인수계약은 종료된다. 앞서 흥아해운과 STX컨소시엄은 지난해 10월 흥아해운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잔금 납부 3일 전인 12월18일 거대가 무산됐다.

딜 결렬의 원인으로 흥아해운의 자회사 흥아프로퍼티그룹의 대여금이 지목됐다. 이후 STX컨소시엄은 대여금 채권이 부실채무인 것은 물론 필리핀 차명법인의 존재를 공개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한편 산은은 현재 차순위협상대상자였던 SBK파트너스와 매각 협상 중이다. 원칙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 마친 M&A를 다시 진행할 순 없지만 STX컨소시엄과의 딜이 결렬된 만큼 차순위협상대상자 지위를 인정해 거래를 진행할 수 있는지 타진하는 것이다. KSS해운이 SBK파트너스가 조성하는 펀드에 출자하는 구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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