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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순이익 목표 10% 높였다 2019년 최대실적 재현 의지, IB·글로벌 '비이자수익' 잡기

고설봉 기자공개 2021-01-12 07:42:53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8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이 올해 순이익 목표를 지난해보다 10% 가량 상향 조정했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이자수익의 근간인 디지털·기업·개인 부문에서 대출자산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 더불어 투자은행(IB)과 글로벌 사업 활성화를 통한 비이자수익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올해 순이익 목표를 2조3000억원 안팎으로 잡았다. 지난해 목표였던 약 2조1000억원 대비 약 10% 가량 상향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목표치를 신한금융그룹에 보고해 승인 받았다.

지난해 순이익 목표를 1982년 은행 창립 이후 처음으로 내려 잡은 것과 대조적이다. 저금리·저성장 기조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과 정부의 대출 규제 등을 반영해 눈높이를 낮췄었다. 더불어 사모펀드 이슈 등으로 비이자수익의 핵심인 WM부문 수익이 둔화될 것을 예상했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 취임 이후 개선한 조직문화를 정착하기 위한 차원의 전략적인 접근도 지난해 순이익 목표 하향의 이유였다. 신한은행은 지난해를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실적 경쟁 위주의 기존 영업체계를 허물기로 했다.

특히 진 행장은 각종 사모펀드 부실을 비롯한 이슈들의 근간에 고객을 이윤 창출의 도구로 바라보는 그릇된 가치가 존재한다는 진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수익성보다 고객 만족 및 보호를 우선해야 한다’는 기조 아래 직원 평가지표(KPI) 등 평가방식도 전면 개혁했다.

하지만 국내 은행을 통틀어 가장 순이익을 많이 내는 신한은행이 목표치를 낮춘 것은 파격이란 분석이 나왔었다. 이에 따라 진 행장의 목표 하향이 일종의 모험이란 평가도 있었다. 특히 신한금융지주 차원에서 주력인 신한은행의 순이익 목표 하향은 그룹 전체 순이익 둔화의 원인으로 비춰졌었다.

실제 지난해 신한금융그룹은 KB금융그룹과의 순이익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연간 누적으로는 근소한 차이로 리딩 금융그룹 지위를 유지했지만 2·3분기 연속 KB금융에 뒤쳐졌다.

은행간 경쟁에서 밀린 영향이 컸다. KB금융은 KB국민은행의 최대 실적을 기반으로 카드·증권·보험·캐피탈 등 비은행 자회사가 모두 선방했다. 반면 신한금융은 비은행 자회사 모두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신한은행은 오히려 순이익이 감소했다.

이러한 부담은 올해 경영계획을 짜는 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조직문화 개선작업이 어느정도 효과를 냈고, 사모펀드 부실 사태에 대한 수습도 이뤄진 만큼 수익성 개선을 시도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신한은행을 넘어 신한금융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신한금융그룹 차원의 요구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신한은행이 순이익 목표를 다소 공격적으로 잡은 배경에는 이자수익의 근간인 대출자산 증가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깔려 있다. 금융연구원 등은 올해 시중은행들의 지난해 대비 대출자산 증가율을 6%로 전망했다.

실제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기업과 가계 할 것 없이 대출수요가 폭증했다. 위기상황을 가정해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대기업들의 수요와 운전자본 및 생활자금 마련을 위한 중소기업·소호·가계의 대출 요구가 맞물렸다. 또 집값 상승과 주식시장 호황, 저금리 등 영향으로 대출수요가 늘었다. 올해도 이러한 분위기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이자수익의 수익성을 결정짓는 순이자마진(NIM)은 하락세를 멈췄다. 신한은행 누적 NIM은 2018년 4분기 1.62%에서 2019년 4분기 1.54%로 하락했고, 지난해 3분기 1.38%를 기록했다. 다만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낮고 오히려 정부의 대출규제로 지난해 4분기 NIM이 일부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자산이 꾸준히 성장하고 NIM 하락이 멈춘다면 자연스럽게 이자수익을 통해 거둬들이는 순이익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비이자수익 활성화는 올해 신한은행이 순이익 목표를 높일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다. 신한은행은 올해 비이자부문을 통해 최대 4000억원 수준의 순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여전히 WM부문이 정상화 되진 않았지만 IB부문과 글로벌부문 등에서 수익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등을 겪으며 신한은행 WM부문은 급속히 위축됐다. 근본적으로 WM부문의 체질개선과 수익창출 방법을 손보고 있다. 상품의 개수를 줄이고 외부에서 만든 상품을 중개해 판매하기 보단 자체 상품개발 역량을 키우기로 했다. 이에 따라 WM부문에서 올해 당장 큰 폭의 수익을 달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WM부문의 빈자리를 메우는 것은 IB와 글로벌 부문이다. 신한은행은 최근 몇 년 사이 꾸준히 자체 IB 역량을 확대하며 국내외에서 대형 딜(Deal)을 추진했다. 그 결과 수수료수익 비중은 11%를 넘어섰다. 여기에 IB딜을 통해 파생되는 이자수익과 배당수익 등을 더하면 실제 IB부문의 수익은 더 커진다.

신한금융 차원의 매트릭스 체제도 강화됐다. GIB·GMS·글로벌 등 사업부문이 일원화 되면서 효율성과 전문성이 높아졌다. 신한은행은 신한금융 자회사간 협력을 통해 올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IB딜 영토를 확장해 수익을 증대한다는 계획이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GIB나 GMS 등 새로운 창조물을 통해 나타나는 비이자수익을 추구해야 한다”며 “외국의 기관투자자 등이 은행에 비이자수익을 늘리라고 하는 것는 사실 GIB와 GMS 등 자기자산운용 능력을 키우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IB와 맞물려 글로벌 역량도 커져야 한다"며 "자기 역량을 키워서 비이자수익을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하고 집중하다 보면 해외사업도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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