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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힘 부치는' HYK, 배당 확대 제안…㈜한진 맞대응 나설까지분율 9.79%, 주주 서포트 필요

유수진 기자공개 2021-01-25 14:21:50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1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YK파트너스가 ㈜한진에 현금배당 확대를 제안했다. 정상적인 영업활동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회사의 이익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유다. 배당금으로는 전년 ㈜한진이 실시했던 금액(주당 500원)의 두 배인 주당 1000원을 제시했다.

이를 두고 개인이나 기관 등 기타 주주들의 표심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직 보유 지분율이 낮아 주주제안 안건이 주주총회에 상정되더라도 단독 처리가 불가능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HYK파트너스는 최근 ㈜한진 관련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활동 상황을 공유하는 등 다른 주주와의 접촉을 늘려가기 시작했다.

HYK파트너스는 20일 ㈜한진 이사회에 △정관 일부 개정 △사외이사 선임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현금배당 실시 등이 담긴 주주제안을 송부했다. 작년 말 처음 주주제안을 보내 주주권 행사를 예고한 지 한 달여 만이다. 해당 내용을 검토한 뒤 다음달 2일까지 수용 여부를 회신해 달라고 요구했다.

눈에 띄는 건 배당 관련 안건이다. ㈜한진이 이미 매년 연말배당을 실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간배당도 도입하라고 주문했다. 또한 오는 3월 주총에서 주당 1000원의 현금배당안을 처리하라고도 했다. 기존보다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하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HYK파트너스 측은 "중간배당 제도를 정관에 도입하고 정기적인 주주 간담회로 소통 기회를 늘린다면 주주 존중의 경영이념을 대외에 알리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HYK파트너스가 개인이나 외국인 등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배당정책을 언급했다고 분석한다. 현재 HYK1호펀드는 지분율이 9.79%로 최대주주인 한진칼과 표대결에 나섰을 때 힘에 부치는 상황이다. 주주제안한 안건의 처리를 위해선 반드시 다른 주주들의 서포트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한진의 주요 주주는 △한진칼 및 특수관계인 27.41%(조현아 전 부사장 제외) △HYK1호펀드 9.79% △국민연금 6.62% △우리사주조합 3.98% 등이다. 나머지 주주가 46%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통상 기업들은 주주들의 지지가 필요하거나 불만을 잠재울 때 배당정책을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 솔깃할 만한 당근을 제시해 '내편'으로 만드는 것이다. 실제로 배당 확대는 가장 손쉽고 효과가 확실한 주주친화 방안이다. 배당을 늘리라는 주장이 주주들 사이에서 HYK파트너스에 대한 우호 여론이 형성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에 집중투표제와 전자투표제 도입을 제안한 것도 이 같은 점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두 제도는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다만 시행되려면 오는 3월 주총에서 정관이 개정돼야 한다. 정관변경안은 출석주주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특별결의사항으로 통과가 만만치 않다.

HYK파트너스는 최근 별도의 홈페이지를 개설해 소액주주들과 접촉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한 상태다. 이번 주주제안을 직접 공개하는 등 활동 상황을 공유하고 주주들로부터 의견을 듣기 시작했다. 자신들의 행동에 동참해 달라고 독려도 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행보가 실제 지지 결집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한진이 전년보다 확대된 배당정책을 발표하는 등 '맞불'을 놓을 가능성도 남아있다. 실제로 KCGI의 공격을 받았던 한진칼은 최근 2년간 배당성향을 50%까지 끌어올렸다. 직전 해인 2017년(사업연도 기준) 배당성향이 3%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수준이다.


특히 ㈜한진은 배당에 소극적인 국내 재계 풍토에서 매년 배당을 실시해오고 있는 기업이다. 무엇보다도 '안정성'에 무게를 두고 영업실적과 무관하게 배당정책을 펼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수년간의 배당 추이를 살펴보면 2017년까지 주당 400원의 배당금을 책정해오다 2018년부터 500원으로 25% 올렸다. 특히 2017년에는 배당 재원인 당기순이익(별도 기준)이 전년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지만 배당규모는 동일하게 유지했다. 2012년과 2013년 당기순손실을 냈을 당시에도 각각 47억원과 30억원을 배당으로 나눠줬다.

㈜한진 관계자는 "작년에 주당 500원을 배당금으로 책정하는 등 꾸준히 배당을 실시해오고 있다"며 "올해 배당금은 오는 3월 주총에서 확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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