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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 미매각 악몽 지웠다…인수 기대에 ‘오버부킹’ 1100억 모집에 2860억 수요 확보, 1500억 증액 확정…등급 상향 기대도

이지혜 기자공개 2021-01-28 13:03:57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7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공모 회사채 미매각의 악몽을 마침내 떨쳐냈다. 직전 공모채를 발행한 지 한 달만의 수요예측이었지만 투자심리가 완전히 바뀌었다. 지난해 12월에는 사실상 전량 미매각이 발생했지만 이번에는 모집금액의 두 배가 넘는 수요가 몰렸다. 금리도 공모희망금리밴드 하단에 형성됐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에 따라 수요예측 당일 공모채를 최대치까지 증액 발행하기로 확정했다.

DICC 소송 리스크를 털어내면서 현대중공업그룹으로 편입이 확실해진 데다 연초효과까지 작용한 덕분으로 분석됐다. 현대중공업그룹에 인수되면 신용등급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투자자들에게 두산인프라코어 회사채를 ‘싸게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여겨졌다는 후문이다.

◇1500억 발행 확정, 조달금리도 ‘흡족’

두산인프라코어가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 26일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모집금액은 1100억원으로 2년 단일물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모두 2860억원의 투자수요가 몰렸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수요예측 결과를 받아들자마자 이번 공모채를 1500억원으로 증액 발행하기로 했다. 조달금리도 4.3%로 확정됐다. 공모희망금리밴드로 4.2~4.7%를 설정했는데 최대치까지 증액발행하면서도 밴드 하단에서 발행금리가 결정됐다. BBB0 등급민평금리와 비교해도 한참 낮다. 한국자산평가에 따르면 26일 기준 BBB0 등급민평금리는 2년물이 5.29%다.

예상보다 흥행했다는 평가다. 투자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유일한 약점이 DICC 관련 소송이었는데 이런 부담을 털어낸 데다 연초효과까지 작용했다”며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 등 정책 지원이 없어서 발행사와 주관사의 우려가 컸는데 기대 이상으로 흥행했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번에 공모채를 발행하면서 인수단에 기업유동성지원기구를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물론 수요예측에서도 참여지원을 받지 못했다. 기업별 지원한도가 정해져 있어서다. 지난해 10월과 12월 공모채를 발행할 당시 기업유동성지원기구가 모집금액의 절반 이상을 인수해줬다.

당초 두산인프라코어는 19일 수요예측을 거쳐 27일 공모채를 발행하려고 했다. 그러나 14일 미래에셋자산운용 PE, IMM PE, 하나금융투자 PE 등 DICC의 재무적투자자(FI)들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상대로 낸 매매대금 등 지급 청구소송에서 대법원이 원심을 파기하고 환송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자칫 이 소송으로 재무적투자자들에게 최대 1조원을 물어주는 것은 물론 현대중공업그룹으로 인수되는 것에도 차질을 빚을 상황에 몰려 있었다. 그러나 대법원이 두산인프라코어의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이런 리스크에서 벗어났다. 증권신고서에 소송 결과를 반영하느라 공모채 발행일정도 일주일 미뤘다.

◇신용등급 상향 기대 물씬, BBB급 투심 개선?

두산인프라코어의 신용등급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투자심리를 자극한 요소로 꼽힌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보다 규모가 낮은 현대건설기계의 신용등급이 더 높다”며 “현대중공업그룹에 편입되면 두산그룹 지원부담을 덜어내면서 신용도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2020년 12월 10일 현대중공업지주-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1월 안에 본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신용평가는 “대주주 변경과정에서 주력 자회사인 두산밥캣이 제외되는 것은 사업안정성과 재무안정성에 부정적”이라면서도 “현대중공업그룹의 건설기계사업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두산그룹 계열위험이 해소되고 현대중공업그룹의 유사시 지원가능성이 반영되는 것은 신용도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신용등급에 BBB0를 매겼다. 다만 등급전망은 조금씩 다르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등급전망에 ‘불확실/미확정 검토’를 붙였고 한국기업평가는 ‘유동적’이라고 바라봤다. 그러나 본계약이 체결되면 신용등급 긍정적 검토 와치리스트에 들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하이일드펀드의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이 3년 연장된 점도 투자열기를 더했다. 하이일드펀드의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은 당초 2020년 끝날 예정이었지만 2023년까지 연장됐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올해 IPO 시장에 대어가 몰려오면서 BBB급 채권을 찾는 투자자가 늘었지만 공급물량은 적다”며 “시장에 나올 만한 BBB급 공모채가 많지 않아 경쟁이 비교적 치열했다”고 말했다.

한편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번 공모채를 2월 3일 발행한다. 조달된 자금은 만기 도래 회사채를 차환하는 데 모두 쓰인다. 대표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 DB금융투자다. 인수단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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