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도약 준비하는 코스닥]인지그룹 승계 '안갯속', 남매 경쟁구도 형성'장남' 정장환 전무 이탈, 정혜승 부회장 '부상'…유텍솔루션 영향력 확대 '관건'
임경섭 기자공개 2021-02-05 08:41:15
[편집자주]
코스닥 상장사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변화무쌍한 환경 속에 꾸준한 기술개발과 신산업으로의 도전은 무엇보다 강조된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경영환경에 태풍이 불어 닥쳤다. 사모펀드 사태에 휩쓸리며 정상 궤도에서 벗어난 기업도 있었다. 다사다난한 한 해를 지나고 2021년을 맞아 코스닥 기업은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더벨은 새롭게 거듭나려는 기업의 사업 재편과 재무현황, 지배구조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9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지그룹의 승계구도가 안갯속에 가려졌다. 일찌감치 정구용 회장의 후계자로 낙점받아 경영수업을 받던 정장환 전 인지컨트롤스 전무가 일시에 계열사에서 물러났다. 반면 정혜승 부회장이 임원으로 선임되면서 회사 경영을 총괄하기 시작했다. 다만 승계의 ‘키’를 쥔 가족회사 유텍솔루션의 최대주주가 여전히 정 전 전무인 탓에 향후 지분 구조 변화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집중된다.인지그룹의 시작은 1978년 1월 설립된 공화금속(현 인지컨트롤스)이다. 엔진 온도를 조절하는 서멀 매니지먼트 시스템(TMS)과 금속 재질 부품을 대체하는 고강도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엔진의 온도와 진동 등을 측정하고 신호를 전달하는 센서 및 스위치 등을 주력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은 지난 40여년 간 그룹 성장의 근간이 됐다.
사업은 날로 확장됐다. 2002년 삼성전자에 TFT-LCD 패널 샤시를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세종하이테크(현 인지디스플레이)를 인수하면서 사업영역을 넓혔다. 2009년 싸이맥스를 인수하고 반도체 설비 제조 사업도 시작했다. 현재 3개 상장사와 16개의 비상장사, 그리고 22개의 해외법인을 거느린 그룹으로 성장했다.
정구용 회장은 인지그룹의 기초를 닦은 창업자인 동시에 현재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는 수장이다. 1945년생으로 올해 77세를 맞았지만 여전히 인지컨트롤스, 인지디스플레이 등 주력 계열사의 대표이사로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도 정 회장을 정점으로 한다. 사실상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코스피 상장사 인지컨트롤스 지분 18.5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인지컨트롤스는 코스닥 상장사 인지디스플레이와 싸이맥스, 그리고 알루원을 지배하고 있다. 인지디스플레이는 다시 인지에이원과 넥스플러스의 최대주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인지그룹의 2세 승계 구도는 일찌감치 정해진 듯 했다. 장남 정 전 전무는 주력 계열사인 인지컨트롤스와 인지디스플레이에서 모두 임원으로 재직하며 경영수업을 진행했다. 정 회장의 자녀들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었고, 2세 승계의 키인 비상장사 유텍솔루션의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2018년 초 갑작스레 인지컨트롤스와 인지디스플레이에서 직위를 내려놓았다. 현재는 인지컨트롤스에 출근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수업을 진행하던 후계자가 회사를 떠나면서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반사효과로 장녀인 정혜승 인지디스플레이 대표가 부상했다. 2018년 초 정 전 전무가 떠난 인지컨트롤스의 빈자리를 채우면서 총괄기획 업무를 맡았다. 그리고 그해 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현재 그룹 내 상장사인 인지컨트롤스, 인지디스플레이, 싸이맥스 3곳 모두에서 등기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결과적으로 남동생을 밀어내고 그룹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했다. 이 때문에 정 전 전무로 흘러가는 듯 했던 후계구도에도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지컨트롤스 관계자는 “정장환 전 전무는 2018년 즈음부터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있다”며 “승계에 대한 부분은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다만 정 전 전무가 여전히 유텍솔루션의 최대주주 자리를 유지하고 있어 승계구도는 안개 속으로 빠졌다. 정 전 전무의 보유 지분율은 35.57%다. 반면 정 부회장의 몫은 18.43%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정 회장과 차녀 정혜은 씨의 의사가 향후 승계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최근 그룹 지배구조에서 유텍솔루션의 중요도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인지컨트롤스와 인지디스플레이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향후 유텍솔루션이 그룹을 지배하는 지주회사격으로 격상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텍솔루션은 2018년까지 인지디스플레이 지분 8.39%를 보유했다. 인지디스플레이는 2019년 9월 그룹 계열사인 인지에이엠티를 합병했다. 덕분에 최대주주였던 유텍솔루션의 지분율은 14.08%까지 상승해 2대주주로 올라섰다.
인지컨트롤스 지배력도 강화했다. 지난해 3월 6억5000만원 가량을 들여 장내매수에 나섰다. 총 24만9662주를 매입하고 지분율을 12.44%에서 14.08%로 끌어올렸다. 정 회장(18.59%)과의 지분율 격차를 4.51%포인트 차이로 줄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