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경영 리뷰]네이버, 향후 10년간 탄소배출권 부담 1.3조①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배출권 가격급등…재무적위험 가중 전망
원충희 기자공개 2021-02-04 08:14:33
[편집자주]
국내 주요 기업들은 주기적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자신들이 중요시하는 경제·사회적 가치를 제시하고 어떤 성과를 달성했는지를 공개한다. 한 꺼풀 벗겨보면 여기에는 그들이 처한 경영적 혹은 경영외적 상황과 고민이 담겨있다. 기업이 경제적 성장과 더불어 윤리·사회·환경문제에 기여하는 가치를 창출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요즘, 이들의 지속가능경영 현황이 어떤지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3일 10: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는 2040년까지 배출되는 탄소량보다 더 많이 감축하는 '카본 네거티브(Carbon Negative)'를 추진키로 했다. 저탄소 경영은 단순히 환경적 가치를 생각한다는 뜻이 아니다. 탄소배출권 구매로 인한 재무적 부담이 2030년까지 약 1조3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내부 전망이 나오면서 비즈니스 차원에서도 중요한 문제가 됐다.네이버는 지난해 10월 이사회 내 최고경영자(CEO)와 외부독립이사 3인으로 구성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위원회를 설립했다. ESG 위원회는 네이버의 중장기 기후변화 대응 방향성 수립과 2040 카본 네거티브 목표 설정을 우선과제로 삼았다.
네이버의 탄소(온실가스) 이슈를 중점과제로 택한 이유는 제2 데이터센터(세종센터) 건설, 언택트와 5G 시대의 데이터 사용량 증가 등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향후 10년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이는 데이터센터를 핵심자산으로 하는 네이버의 사업비용을 다양한 형태로 증가시키고 수익을 감소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네이버는 탄소배출권거래제 적용 대상기업으로 한국거래소에서 온실가스 배출 허용량을 넘어서는 탄소배출량에 대해 배출권을 구매해야 한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온실가스 배출부채는 9억7262만원, 2019년 매출 대비 약 0.015% 미만으로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세종데이터센터가 내년 말 완공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곳은 기존 춘천데이터센터의 6배 이상, 약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갖춘 스케일로 건립될 예정이다. 데이터센터는 사무용건물 대비 전력소모가 큰 시설로 연간 운영비용의 75% 이상이 에너지 관련 비용이고 이 가운데 60% 이상이 냉각설비 및 수·배전이다.
또 5G와 언택트 사회의 도래로 향후 네이버의 데이터처리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 예측되고 있다. 데이터처리량 증가는 곧 전력소비 증가로 이어지고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탄소가 더 배출된다는 의미다.
실제로 네이버의 탄소배출량은 2017년 말에서 2019년 말 기준으로 약 37.8% 늘었다. 사옥 그린팩토리의 에너지 사용량은 2017년 이후 3년 연속 감소했으나 데이터센터 에너지 사용량이 계속 증가한 탓이다. 설상가상으로 국내 탄소배출권가격은 2017년 1월 2일 기준 톤당 약 7800원에서 작년 10월 말 약 2만4000원으로 3배 이상 뛰었다.
올해부터 정부의 배출권거래제 제3기 계획기간 도입에 따라 네이버 내 온실가스배출 관리대상 사업장이 확대될 예정이다. 향후 탄소배출량 증가세를 기반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세종데이터센터 준공에 따른 배출권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탄소배출권 구매로 인한 재무적 부담은 2030년까지 누적 약 1조3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네이버의 매출이 사상 최대치인 5조30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재무적 부담이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데이터센터에 태양광 에너지를 사용하는 등 관련 사업에 지속 투자하고 있다. 2018년 춘천데이터센터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설비를 개선해 2019년에 연간 217MWh의 전력을 절감, 온실가스 배출을 약 97톤 줄였다. 이런 성과를 확대하기 위해 올해 준공 예정인 제 2사옥 '1784'에는 763.2kW 규모의 지열시스템을 설치하고 지붕에는 140.8kW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다.
아울러 네이버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커머스 사업부 내 스마트스토어를 적극 활용, 향후 친환경상품군을 확대코자 한다. 친환경 풀필먼트 체계 구축을 위해 CJ대한통운과 협력을 진행 중이다. 포장재로 인한 환경오염 역시 커머스 산업의 주요 리스크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포장재 감축 및 친환경 소재로의 대체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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