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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으뜸기업 리포트]불소화학 국산화 후성, 전기차 시장 확장 대비 '눈길'①냉매가스 사업 기반 '반도체·2차전지' 소재 다각화, 잇따른 공장 증설

윤필호 기자공개 2021-02-18 08:29:26

[편집자주]

대기업이 받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는 수많은 소부장 중견·중소기업의 노고가 숨어있다. 균형잡힌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중견·중소기업의 더 많은 역할과 지원이 필요하다. 최근 국가 간 무역갈등이 빈번해지면서 이들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졌다. 핵심전략기술을 보유해 정부가 관리에 들어간 '으뜸기업'에 주목하는 이유기도 하다. 더벨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선정한 주요 으뜸기업들의 기술가치와 미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6일 14: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피 상장사 후성이 40여년 축적한 불소화학 기술 통해 다양한 소재 국산화에 앞장서고 있다. 기존 주력 제품인 냉매가스를 기반으로 2차전지에 들어가는 전해질,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에칭가스 제조 등으로 다각화에 성공하며 기술 경쟁력를 갖췄다.

후성은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추진한 생산라인 증설을 기반으로 전기차 시장 확장에 대비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실적이 부진했지만 올해 중국을 중심으로 신규공장 증설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수익화에 나설 계획이다. 폴란드에서도 육불화인산리튬(LiPF6) 공장 준공을 진행하며 전반적인 규모 확장을 추진 중이다.

◇사업다각화 이끈 40년 화학기술

후성은 1973년 설립한 내화물 전문기업 한국내화(전 한국특수내화공업사)를 모태로 하고 있다. 창업주인 김근수 회장은 1983년 현대중공업의 화공사업부가 분사해 세운 울산화학을 인수하고, 1988년 설립한 석수화학을 합쳐 지금의 후성을 완성했다.

설립 초기인 1980년대부터 불소화합물 기술을 앞세워 염화불화탄소(CFC) 계열의 냉매가스를 제조하며 성장했다. 냉매가스는 대기오염 주범으로 꼽히며 환경규제에 걸려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 경쟁사의 저가 냉매 제품과 경쟁도 부담이었다. 난관을 딛고 대체 물질인 수소불화탄소(HFC) 계열 냉매를 개발했다. 1989년 몬트리올 의정서로 사업 허가권이 발급되지 않는 지금은 진입 장벽이 높아 독점적 지위를 굳히고 있다.

냉매가스 사업을 캐시카우로 삼아 다각화를 꾀했다. 오랜 기간 쌓은 불화물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해 일본 의존도가 높은 2차전지 전해질 소재와 반도체 특수가스 등 신사업 진출에 나섰다. 국내 최초로 2차전지 전해액에 들어가는 육불화인산리튬(LiPF6)을 개발했고 2003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다. 2010년대 한 차례 생산라인 증설을 추진했고 이듬해 재차 증설을 완료하며 대규모 가동 체제를 갖췄다. 2011년 설립한 중국 현지법인 후성과기(남통)유한공사을 통해 2013년 생산공장을 완공했다.

반도체 소재 시장에도 진출했다. 2004년부터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에 들어가는특수가스 제조업을 시작했다. 이때 개발한 에칭가스인 육불화부타디엔(C4F6)은 반도체 공정에서 웨이퍼 위에 일정한 회로패턴을 만들기 위해 필요없는 부분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식각 작업에 사용된다. 국내에서 독점 생산하는 에칭가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공급하고 있다.

낸드(NAND) 플래시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육불화텅스텐(WF6)도 개발해 양산을 진행 중이다. WF6는 반도체 배선형성 공정의 금속 접착 형성에 사용되는 특수가스다. WF6는 세계적으로 한국에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낸드 반도체의 3D 공정 전환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전기차 시장 확장 대비한 공장 증설

후성은 그동안 전기차 시장 확장에 대비해 중국과 유럽 등지에서 현지 공장 증설을 꾸준히 추진했다. 최근 중국 후성과기(남통)유한공사 공장에서 전해액 첨가제 LiPF6 생산시설을 추가로 증설했고 일부 가동에 들어갔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수익화를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 부문에서도 2019년 C4F6 생산라인을 확장해 가동에 들어갔다.

중국에 이어 폴란드에서도 2019년부터 LiPF6 생산 공장 준공을 진행 중이다. 이는 LG화학 폴란드 생산법인에 소재 납품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유럽은 최근 탈내연기관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다만 공장 증설에 따른 비용 증가와 냉매가스 시장 악화로 최근 실적은 부진을 겪었다. 특히 지난해 상대적으로 온화한 날씨 영향으로 냉매가스 사업이 어려움을 겪었다. 냉매 제품은 원재료와 제품가격 모두 변동성이 큰데 원재료 가격이 결정되는 중국 시장과 판가가 결정되는 국내 시장 모두 관련 경기가 부진하면서 이익 모두 훼손됐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78.9% 감소한 36억원에 그쳤고 당기순손실 3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후성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은 냉매가스 관련 업황이 좋지 않은데 영향을 받아서 전반적으로 부진했다"면서 "올해 반도체 경기가 좋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중국 등 공장 증설 등이 완료되고 있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매출을 내기 시작하면 실적 반등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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