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판매사 지형도 분석]'신흥강자' 헤리티지운용, 든든한 '후원군' 삼성증권헤리티지운용 판매잔고 중 42% 차지…기관투자자 국내 부동산 투자 집중한 결과
이돈섭 기자공개 2021-02-22 13:41:00
[편집자주]
저금리 추세 속 판매사의 알짜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던 헤지펀드가 연이은 사고로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책임이 무거워지자 주요 판매사들이 리스크 점검을 내세우며 헤지펀드 판매를 꺼리고 있다. 점검이 장기화되자 운용사들은 판매사들의 그물망 심사에 대응하면서도 생존을 위해 다양한 판매 채널을 모색하고 있다. 금융사고 이후 헤지펀드 운용사별 주요 판매채널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8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특화 운용사를 표방하는 헤리티지자산운용의 펀드는 지난해 삼성증권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 기관투자가들의 투심이 해외 대체투자에서 국내 부동산으로 돌아선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헤리티지자산운용의 전체설정잔액은 1조670억원이다. 2019년 말 4876억원에서 약 5795억원 증가한 것으로, 1년 만에 2배 이상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헤리티지운용 펀드 판매는 삼성증권과 KB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3곳이 주도했다. 이들 판매사 3곳의 지난해 말 헤리티지운용 펀드 설정잔액은 약 9263억원으로 전체의 87%에 육박한다.
헤리티지운용 자체 채널을 포함해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유안타증권 등 헤리티지운용 펀드를 판매한 다른 곳들의 총 설정잔액은 1408억원으로 나머지 부분을 차지했다.
지난해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린 곳은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의 설정잔액은 4582억원이다. 2019년 말 982억원에서 5배 가까이 커졌다. 전체 볼륨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43%로 사실상 절반 정도다.
1년 전만 해도 삼성증권 비중은 20%에 불과했다. 판매 비중을 순서로 따지면 KB증권(43%)과 헤리티지운용(28%) 등 세번째 순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는 KB증권(27%)를 따돌리고 최상위권을 탈환했다.
지난해 말 삼성증권 부동산펀드 전체 판매잔고는 3조9674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315억원 줄었다. 삼성증권이 판매하는 부동산펀드 안에서 헤리티지운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오히려 커진 셈이다.
무엇보다 기관투자가 자금을 흡수한 것이 주효했다.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대체투자 수요가 막히자 상당수가 국내 부동산 투자로 돌아서면서 판매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헤리티지운용 관계자는 "특정 판매사를 대상으로 판매를 늘렸다기보다, 지난해 사세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시장 수요를 흡수한 결과"라며 "올해 역시 부동산펀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 약진도 눈에 띈다. 지난해 헤리티지운용 펀드 설정잔액은 1911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1년 전 80억원에서 1831억원 증가한 수치다. 기관과 개인이 너나할것 없이 자금을 투입했다.
같은 기간 NH투자증권은 152억원에서 303억원으로 늘렸다. 하나금융투자는 30억원에서 50억원으로 확대했다. 한국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은 각각 118억원과 42억원으로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설정잔액이 줄어든 것은 자체채널이 유일하다. 2019년 말 1387억원에서 지난해 말 894억원으로 493억원 줄었다. 자체채널을 키우려는 움직임을 감안한다면 펀드 청산에 따른 결과일 것으로 보여진다.
헤리티지운용은 2018년 9월 에르메스라는 사명으로 설립했다. 이듬해 3월 전문사모집합투자업을 등록하고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이달 16일 운용자산(AUM, 설정원본+계약금액)은 9321억원이다.
부동산펀드 운용에 주력해 지난해 순이익으로 85억원을 냈다. 1년 전 순이익 8억원의 10배에 달한다.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20여명 규모의 인력 충원에 나서는 등 사세 확장에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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