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렌탈, 공모채 1조 수요…'ESG·금리' 시너지 폭발 '부정적' 아웃룩 불구 초저금리 낙찰…2500억 증액 발행 확정
강철 기자공개 2021-02-23 13:15:45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2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렌탈이 올해 첫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사상 최대 규모인 9950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A등급 수준의 절대금리와 녹색채권이라는 장점에 매력을 느낀 기관 투자자는 '부정적' 등급 전망에 개의치 않고 공격적으로 주문을 넣었다.롯데렌탈은 1조원에 육박하는 수요를 고려해 최종 발행액을 계획보다 1000억원 늘린 2500억원으로 확정했다. 증액에도 불구하고 3·5·7년물 모두 가산금리를 밴드 하단보다 밑에서 확정하는 등 역대급 강세 발행을 눈앞에 뒀다.
◇기관 주문 1조 육박…부정적 전망 불식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지난 19일 54회차 공모채의 매입 수요를 조사했다. 모집액 1500억원을 3년물 400억원, 5년물 800억원, 7년물 300억원으로 나눠 주문을 받았다. 롯데렌탈이 공모채 시장을 찾기 시작한 2012년 이래 7년물 수요예측을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개 트랜치 가운데 5년물과 7년물은 ESG의 한 종류인 녹색채권(green bond)으로 매입 의사를 타진했다. 아울러 수요예측에서 모집액 1500억원을 초과하는 주문이 들어오면 5·7년물을 중심으로 최대 25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추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녹색채권을 포함한 이번 공모채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AA-,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치열한 렌터카 점유율 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이로 인해 가중되는 재무 부담을 고려해 지난해 10월에 이어 다시 '부정적' 전망을 매겼다.
다만 업계에선 ESG 채권의 인기를 거론하며 많은 기관이 '부정적' 전망을 신경쓰지 않고 수요예측에 참여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했다. AA- 등급임에도 A0 발행사와 비슷할 정도로 높아져 있는 절대금리도 기관의 투자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혔다.
수요예측은 예상대로 대규모 흥행에 성공했다. 모집액의 6배가 넘는 995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트렌치별로 3년물에 4400억원, 5년물에 4250억원, 7년물에 1300억원의 수요가 몰렸다. 수요예측 사상 최초로 1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모았다.
국민연금, 농협중앙회, 산림조합중앙회 등 다수의 기관이 수요예측에 참여해 치열한 매입 경쟁을 벌였다. 산업은행이 운용하는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도 3년물에 200억원을 주문했다. 관심을 모은 7년물은 보험사를 중심으로 적잖은 수요가 몰렸다.
◇역대 최저금리 발행 눈앞
롯데렌탈은 이번 공모채의 가산금리 밴드를 3·5·7년물 모두 개별 민평수익률의 '-20~+20bp'로 제시했다. 현대오일뱅크, CJ대한통운, ㈜대상 등 최근 3·5·7년물을 찍은 AA- 발행사가 수요예측 당시 기관에 제시한 평균 금리 밴드를 참고했다.
하지만 기관은 3·5·7년물 모두 밴드 최하단보다 훨씬 낮은 가산금리 구간에서 매입 주문을 넣었다. 그 결과 3년물은 -29bp에서, 5년물은 -45bp에서, 7년물은 -42bp에서 각각 모집액을 모았다. 3년물 대비 5·7년물의 초저금리 낙찰이 두드러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ESG와 높은 절대금리라는 메리트에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역대급 강세 낙찰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렌탈업과 롯데그룹 계열사라는 내재 리스크가 아직 해소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기관이 지나치게 낮은 금리로 주문을 넣은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렌탈은 대규모 수요와 초저금리를 고려해 2500억원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 트랜치별 발행액은 3년물 600억원, 5년물 1200억원, 7년물 700억원으로 확정했다.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가 더 우수한 5년물과 7년물에 증액의 초점을 맞췄다.
증액에도 불구하고 3·5·7년물 모두 밴드 최하단 보다 낮은 가산금리를 확정했다. 지난 18일 기준 롯데렌탈 개별 민평수익률이 발행일까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최종 확정금리는 3년물 1.45%, 5년물 1.82%, 7년물 2.45% 수준이 될 전망이다. 3개 트랜치 모두 사상 최저 금리 발행이 유력하다.
롯데렌탈은 5·7년물로 조달하는 1900억원을 전액 친환경 자동차 구매에 투입할 예정이다. 다음달 초부터 올해 말까지 현대·기아차가 제조한 전기차, 하이브리드카, 수소차를 구입한다. 매입한 차량은 렌탈용 자산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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