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팔로우온 투자파일]SV인베, '진단장비' 바이오다인 성장 조연 활약두차례 44억 투입·누적 218억 회수, 'SV파트너스' 활용 IPO 컨설팅
박동우 기자공개 2021-03-26 13:40:44
[편집자주]
벤처투자 활황이 그칠줄 모르고 있다.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연간 벤처투자 규모는 4조원을 훌쩍 넘었다. 일시에 유동성이 풀리면서 벤처기업 몸값도 덩달아 올랐다. 유례없는 현상에 벤처캐피탈의 투자 방정식도 바뀌고 있다. 여러 기업에 실탄을 대기 보다는 똘똘한 투자처에 잇따라 자금을 붓는 팔로우온이 유행이다. 성공할 경우 회수이익 극대화가 보장되는 팔로우온 투자 사례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4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V인베스트먼트는 암 진단 장비를 만드는 바이오다인이 성장가도를 달리는 데 조연으로 활약했다. 2015년과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44억원을 지원했다. 바이오다인이 증시 입성을 준비하면서 관계사인 SV파트너스를 활용해 컨설팅도 제공했다.6년간 연을 이어나간 만큼 회수 수익도 상당하게 확보했다. 올해 장외 매각과 장내 매도로 218억원가량 거둬들였다. SV인베스트먼트는 바이오다인의 업사이드 포텐셜(성장 잠재력)이 탄탄하다고 확신한다. 해외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판로를 넓히는 전략이 뒷받침돼 있어서다.
◇'진단검사' 시장 팽창, '제품 상용화·일본 진출' 호평
바이오다인은 진단 검사 장비를 만드는 데 집중하는 기업이다. 임욱빈 대표가 조직의 기틀을 다졌다. 2009년 메드멕스를 인수한 뒤 지금의 '바이오다인'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2013년 '블로윙 테크놀로지(blowing technology)'를 개발하면서 시장에 문을 두드렸다. 체외 진단 기법 중 액상세포검사(LBC)를 겨냥한 기술이다. 액상세포검사는 장기에서 떨어져 나온 세포를 보존하는 용액에서 이물질을 걸러낸 뒤 진단에 필요한 세포만 골라내 슬라이드에 얇게 발라내 검사하는 방식이다.
블로윙 테크놀로지는 액상세포검사를 수행하면서 세포들이 달라붙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공기압'을 활용한 덕분이다. 필터로 공기를 주입한 뒤 기압을 조절해 이물질과 세포를 완전히 분리한다. 세포가 쌓인 필터 위에 슬라이드를 갖다댄 채로 한 차례 더 바람을 불어넣으면 세포를 슬라이드에 고르게 도포할 수 있다.
SV인베스트먼트가 바이오다인에 처음 주목한 시기는 2015년이다. 당시 'SV 한·중 바이오·헬스케어 펀드'로 29억원을 지원했다. 바이오다인이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20억원어치 사들였다. 9억원을 들여 구주도 매입했다.
생명공학 섹터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면서 암 진단 영역의 팽창 가능성을 눈여겨봤다. 고령화의 진전에 힘입어 질병을 일찍 잡아내 치료하려는 환자들의 수요가 늘어날 거라고 확신했다.
검사기인 '패스플로러'를 상용화한 대목이 돋보였다. 검체의 상태를 분석해 이물질을 분리한 뒤 슬라이드에 세포를 바르는 작업을 자동으로 구현한 장비다. 기존 업계 기기와 견줘볼 때 진단의 정확도를 높인 만큼 제품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내수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뒤 해외로 판로를 넓히는 전략에도 공감했다. SV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당시 바이오다인은 로슈의 일본법인과 손잡고 본격적으로 제품 수출을 모색했다"며 "일본의 진단 검사 장비 시장에서 바이오다인의 점유율이 꾸준하게 오르는 걸 확인하면서 회사의 장기적 성장성이 탄탄하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입성 계기 엑시트 돌입, 해외 파트너십 동향 주목
후속 투자의 기회는 2020년에 찾아왔다. 바이오다인이 해외 기업과 계약을 맺고 액상세포검사 진단 키트 R&D에 매진하면서 추가로 자금을 조달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SV인베스트먼트가 30억원 규모의 투자 라운드에 참여했다. 'SV 글로벌 바이오·헬스케어 펀드 2호'로 15억원을 베팅했다. 대신증권, 멀티에셋자산운용 등 다른 재무적 투자자(FI)도 클럽딜에 동참했다.
바이오다인이 증시 상장을 준비할 때도 SV인베스트먼트는 든든한 우군이었다. 관계사인 SV파트너스의 역량을 살려 기업공개(IPO) 컨설팅을 수행했다. 대신증권과 긴밀하게 협력하며 코스닥 입성을 도왔다.
IPO 성공에 힘입어 투자의 결실이 열렸다. 올해 3월 바이오다인이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엑시트(자금 회수)에 들어갔다. 이달 세 차례나 보유 주식을 처분하면서 약 158억원을 확보했다. 증시 입성 전에 장외 매각으로 60억원가량 챙긴 대목도 감안하면 지금까지 218억원을 벌어들였다. 투자금(44억원)의 5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현재 SV인베스트먼트는 한·중 바이오·헬스케어 펀드와 글로벌 바이오·헬스케어 펀드 2호로 29만9000주를 보유 중이다. 바이오다인 주가의 흐름을 지켜보며 추가로 자금을 회수할 적기를 살피는 상황이다.
SV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바이오다인이 신제품 개발과 기술 이전에 성공하면 글로벌 파트너사를 통한 매출이 급격하게 불어날 것"이라며 "해외 사업을 통해 실적이 퀀텀점프할 여지가 충분한 만큼 바이오다인의 미래 성장 전망을 밝게 내다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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