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모니터/삼성전자]환경·녹색경영 우등생, 'EHS모델' 협력사로 확대④물스트레스, 공급망 사고 개선점 지적…업종별 우수협력사 파트너 육성
원충희 기자공개 2021-04-06 07:13:30
[편집자주]
생존(survival)은 인간과 같은 생물에게만 적용되는 말은 아니다. 기업도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아서 변화하고 혁신하고 적응하지 않으면 한순간 도태돼 사라질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코로나 19 팬데믹을 계기로 친환경(E)·사회적책임(S)·지배구조(G)를 합친 단어인 'ESG'가 2021년 국내 재계의 최대 화두가 됐다. ESG 경영을 천명하고 실제로 행동에 옮기지 않으면 소비자와 투자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외면받는 시대가 도래했다. '생존의 시대', 기업들의 ESG 철학과 경영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9일 0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글로벌EHS센터는 2014년 협력사 환경안전관리 지원조직을 구성해 국내외 주요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노하우 전수, 교육 등 환경안전 개선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2015년부터 'EHS(환경·안전·보건) 모델화' 프로젝트를 실시, 이를 상시적인 업무로 만들었다.자사의 EHS 관리를 넘어 협력사들까지 그 범위를 넓히는 것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초점이 결국 사업장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제품의 첫 공정은 협력사 사업장에서 시작된다. 사업장 내 온실가스 및 유해물질 배출, 물 스트레스 등 환경(E)적 요소와 작업안전, 노동관행, 제품책임 등 사회(S)적 요소 관리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평가한 지난해 삼성전자 ESG 등급은 A로 전년(B+)대비 한 계단 올랐다. 환경은 B+에서 A로 한 계단, B+로 떨어졌던 사회책임 등급은 A+로 두 계단 뛰었다. 협력회사 지원과 지역사회 개발, 무노조정책 폐기 등 동반경영을 골자로 환경·사회적 가치를 적극 창출한 게 기업평판 개선에 효과가 있었다.
글로벌 평가기관의 시각은 어떨까.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와 리갈앤제너럴(LGIM) 등 글로벌 ESG 평가기관들은 회사의 탄소배출량은 물론 재생에너지 사용여부, 직원사고, 공급망 사고, 전자 폐기물 처리, 공업용수 관리 등을 중요한 평가요소로 보고 있다.
MSCI는 삼성전자의 전자 폐기물 처리수준과 클린테크를 글로벌 리더 등급으로 꼽았지만 물 스트레스는 평균수준으로 평가했다. LGIM의 평가는 좀 더 엄격했는데 녹색경영은 우수한 반면 탄소배출 강도는 최소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직원사고와 공급망 사고 항목은 글로벌 기준을 충족했으나 개선의 여지가 남아있다고 봤다.
삼성전자의 주력사업인 반도체, 전자제품 제조과정에서 수천 톤의 물과 다량의 화학물질이 사용되는 만큼 주변 환경과 작업자 안전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이는 기업경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최근 대만의 반도체 기업 TSMC가 물 부족으로 생산이 차질을 빚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삼성전자 역시 2019년 기준으로 공업용수 8198만4000톤, 상수 5183만9000톤, 지하수 65만7000톤을 사용했다.
수자원 관리는 사업장 환경보호의 시작이다. 삼성전자는 수자원을 덜 쓰고 재사용하고 재활용하는 3R(Reduce, Reuse, Recycle) 활동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 각 사업장은 지역별 수자원 현황을 고려해 단위 용수 사용량을 설정하고 이를 사업장의 경영지표로 관리한다. 덕분에 2019년 재사용 용수는 6855만5000톤으로 전년대비 10% 늘었다.
유해화학물질 관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구매에서 폐기까지 전 과정을 시스템으로 관리하고 각 사업장에서 취급자는 화학물질 구매 전 사전평가를 수행, 적합 판정을 받은 뒤 입고등록 후 사용한다. 2019년에는 국내외 총 7085건의 사전평가를 진행했다. 모든 사업장은 의무적으로 EU 전기전자제품 유해물질 사용제한 지침(EU RoHS)과 EU 화학물질의 등록, 평가, 허가, 제한제도(EU REACH)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간 쌓아온 EHS모델을 협력사로 확대 중이다. 화학물질을 안전한 작업조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정기적 현장조사와 작업환경 개선 등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제공한다. 안전한 작업환경을 구축한 업종별 우수협력사를 EHS 베스트 파트너로 육성하고 있다.
심지어는 삼성전자 글로벌EHS센터 직원들이 직접 파견을 나가 개선작업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2016년 1차 협력사인 대덕전자에 직원 4명을 파견했는데 화공약품으로 기판을 코팅하는 업무 특성상 생산현장의 소음과 악취가 심각한데 따른 대덕전자의 요청이 있었다. 10개월간의 협력 끝에 작업장 환경을 대폭 개선하는데 성공했으며 덕분에 대덕전자는 이듬해 삼성전자의 협력사 환경안전 개선 우수사례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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