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사경영분석]쫓기는 신한·삼성카드, 고삐 당기는 KB·현대카드사업다각화 집중 부작용 vs PLCC 앞세워 신흥 강자 부상
이장준 기자공개 2021-04-06 07:42:23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5일 13: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드사들의 신용카드 시장점유율(M/S)에 지각 변동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 1위 신한카드가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는 동안 본업에서 독주 체제는 주춤했다. 만년 2위였던 삼성카드는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의 가파른 성장세가 부담이다. 특히 현대카드는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를 앞세워 신흥 강자로 부상했다.5일 금융권에 따르면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계 카드사의 지난해 누적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593조2656억원을 기록했다. 각 사의 개인카드와 법인카드의 일시불·할부 이용금액을 더한 값으로 체크카드, 구매전용카드,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이용금액은 산출 시 제외했다. 같은 기준으로 1년 전보다 10조1543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M/S 1위는 여전히 신한카드다. 옛 LG카드와 합병한 이래로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해왔다. 다만 최근 몇 년 새 M/S는 계속해서 내림세다. 경쟁사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성장하기도 했고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면서 본업을 예전만큼 챙기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2019년 3월 말까지만 해도 신한카드의 M/S는 21.7%였는데 작년 말에는 21.2%로 떨어졌다. 특히 지난해에는 신용판매(신판) 자산이 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비가 줄면서 할부 취급액이 3.8% 가량 줄어든 영향이 컸다. 이에 따라 시간이 지날수록 시장 지배력이 약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삼성카드 역시 지난해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2019년에는 M/S가 18%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었으나 작년에는 17%대를 오르내렸다. 2019년 코스트코 독점 제휴 카드를 현대카드 측에 내주면서 고객 록인(Lock-in) 효과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는 신판뿐 아니라 신사업 진출이 가로막히는 아픔도 겪었다. 모회사인 삼성생명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 조치를 앞두고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사업 허가 심사가 보류됐다. 당시 함께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이 무산된 하나금융 계열사들은 최근 심사 중단 조치가 해제됐으나 삼성카드는 여전히 답보 상태다.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건 현대카드다. 2019년 말 16.12%였던 M/S를 16.8%로 끌어올렸다. 코스트코 효과를 비롯해 PLCC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PLCC는 기업이 주도해 직접 상품을 설계하고 카드사는 모집, 발급 등 백업 업무에 집중하는 구조의 상품을 말한다. 발급 비용을 양사가 분담하는 대신 수익도 나눈다.
현대카드는 2015년 국내 최초의 PLCC카드 '이마트 e카드'를 출시했다. 이후 쓱닷컴, 대한항공, 스타벅스, 배달의민족, 쏘카, 네이버 등을 파트너로 삼아 줄줄이 PLCC 상품을 선보이면서 영향력을 키웠다. 최근에는 다른 카드사들도 뒤늦게 PLCC에 뛰어드는 추세다.
지난 1년 동안 실질회원 수가 가장 드라마틱하게 늘기도 했다. 현대카드의 신용카드 실질회원 수는 930만명으로 1년 전 870만명에 비해 60만명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는 20만명,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는 30만명씩 늘어난 걸 고려하면 상승세가 눈에 띈다.
이들 상위권 카드사들의 지난해 실적은 M/S와 같은 순위를 기록했다. 수익성 역시 신한카드가 압도적인 1위다. 지난해 578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1년 전 4878억원보다 18.6%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삼성카드도 1년 새 15.6% 늘어난 395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KB국민카드도 같은 기간 3.1% 증가한 3236억원을, 현대카드는 56.2% 증가한 2563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다만 신판 M/S가 전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줄어드는 추세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우대 가맹점 범위 확대로 인해 본업의 매력도는 떨어지고 있는 탓이 크다. 올해도 적격비용 재산정을 앞두고 있어 추가 수수료 하방압력이 커진 상황이다.
일례로 신한카드 역시 결제시장에서 영향력은 떨어졌지만 '톱4' 가운데 전년 대비 순이익 증가율은 두 번째로 높았다. 이들 카드사는 신판 확대보다는 카드론, 사업 다각화, 비용 절감 등에 힘입어 수익성을 1년 전보다 개선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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