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분석]크래프톤, '초호화 이사진' 개편은 '글로벌' 포석트위치 창업자 등 합류, 상장 앞두고 사외이사 비중 과반으로
성상우 기자공개 2021-04-09 08:20:33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8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을 앞둔 크래프톤이 이사회 구성을 완전히 새로 꾸렸다. 이사회 멤버는 5명에서 7명으로 늘어났고 창사 후 처음으로 사외이사 비중이 전체의 과반을 차지하게 됐다. 새로 선임한 사외이사들 면면을 보면 트위치 창업자 등 초호화 이사진이라 할 만하다. 상장 이후 글로벌 공략을 본격화하려는 크래프톤 측의 중장기 플랜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크래프톤은 최근 사외이사 4명을 신규 선임했다. 동시에 기존 등기이사 5명 중 2명이 사임하면서 이사회 규모는 7명으로 늘어났다. 이로써 크래프톤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4명으로 꾸려졌다.
사외이사 제도는 크래프톤 창사 후 처음 도입한 것이다. 도입하자마자 사외이사 수는 이사회의 과반을 차지하도록 배분했다. 이사회를 상장사 규격으로 맞추기 위한 작업이다.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사의 경우 이사진의 절반 이상을 사외이사로 채워야 한다. 마찬가지로 상법 규정에 따라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이사회 내에 신설했다.
기타비상무 이사 중 김강석 고문과 윤원기 이사가 물러났다. 이 중 김 고문의 사임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공동 창업자이자 설립 초기부터 장기간 크래프톤 대표를 맡아온 김 고문은 지난 2017년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잠깐 자리를 비웠다가 기타비상무이사로 크래프톤 이사회에 돌아온 적이있다. 사외이사 비중 50% 조건을 맞추기 위해선 창업자와 대표이사가 갖고 있는 사내이사 2자리와 주주사측 자리를 제외하면 김 고문의 사임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지난 13년간 등기임원이자 비상근 감사로 근무해 온 송인애 감사의 사임 역시 어느정도 예견됐다. 송 감사 역시 주요 주주사인 본엔젤스측 인사라 사외이사로 선임될 수 없고 기타비상무이사로 들어갈 경우 사외이사 비율 과반을 맞출 수 없는 상황이었다. 더욱이 이사들로만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새로 신설하면서 그동안 감사 역할을 해온 송 감사의 자리는 상장과 동시에 없어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특히, 케빈 린(Kevin Lin) 이사와 이수경 이사의 선임이 눈에 띈다. 이들의 이력이 크래프톤이 목표로 하고 있는 신사업 및 신시장과 연관돼 있어 중장기 사업전략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린 사외이사는 글로벌 1위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의 공동 창업자이자 전 최고운영책임자(Chief Operating Officer)다. "사외이사로서 서구권 게이머와 디지털 미디어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비전과 아이디어를 제시해 줄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크래프톤은 최근 e스포츠 영역에 깊은 관심을 드러내왔다. 지난달 인도 e스포츠 업체에 255억원 규모 투자를 집행했다. 2년 전에도 e스포츠 신사업 투자를 목적으로 넵튠에 100억원대 투자를 단행했다. e스포츠 플랫폼은 배틀그라운드 IP의 수명주기를 연장시키고 후속작들이 연이어 흥행시킬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린 이사는 e스포츠 산업에 대한 비전과 크래프톤의 다음 타겟은 서구권 시장 공략의 해법을 줄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이다.
이수경 사외이사는 피앤지(P&G) 중국 사업부 대표로 스킨&퍼스널 케어를 담당했다. 특히,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시장에 대한 풍부한 사업 경험을 갖고 있다. 중국과 인도는 크래프톤의 핵심 시장이다. 크래프톤의 국가별 매출 비중 상 최상위권에 있는 국가들이다. 배틀그라운드 IP가 중국, 인도를 비롯해 아시아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만큼 그 기반을 더 다져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함께 선임된 백양희 사외이사는 미국 월트 디즈니 본사에서 근무한 후 창업 경험을 가진 기업인이다.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의 사업 경험이 풍부하다고 평가받는다. 통신사 KT에서 사외이사를 맡아온 여은정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신설된 감사위원회를 이끌게 됐다. 여 교수는 KT와 크래프톤에서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내 재무·회계 전문가 역할을 겸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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