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합병 상장사 분석]레이크머티리얼즈, 반도체·촉매 소재 '신성장 동력'국내 유일 TMA 제조사, LED 전구체 국산화 주역…사업 다각화, 1000억 매출 정조준
김수정 기자공개 2021-04-12 13:27:11
[편집자주]
스팩 합병을 통해 증시에 입성하는 기업이 점점 늘고 있다. 과거 스팩은 직접 상장을 추진하기 어려운 기업의 우회 상장 수단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알짜 기업들도 속속 스팩을 통한 상장에 나서면서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여전히 스팩 합병 상장사에 대한 편견이 존재한다. 최근 스팩 합병에 성공한 기업의 상장 전후를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9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레이크머티리얼즈는 발광다이오드(LED) 소재 국산화를 목표로 출범했다. 핵심 원료 물질인 트리메틸알루미늄(TMA)을 국내 최초 개발한 데 이어 LED 전구체 국산화에도 성공했다. 이후 TMA를 기반으로 반도체와 태양광 전지용 소재, 석유화학 촉매 소재까지 사업 영토를 확장해 왔다.기업공개(IPO) 당시 레이크머티리얼즈는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소재와 석유화학 촉매를 신성장 동력으로 키워나겠다고 밝혔다. 선언한 대로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반도체와 촉매 부문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완성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머지않아 1000억원 매출 기업 반열에 오른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TMA 기초로 반도체·LED·태양광·촉매 포트폴리오 완성
레이크머티리얼즈는 2010년 5월 설립된 금속 소재 전문 회사다. 카이스트 유기금속화학 박사 출신인 김진동 대표가 설립했다. 2019년 10월 동부스팩5호와 합병 계약을 맺고 5개월여 만에 합병을 완료했다. 지난해 3월 23일자로 증시에 입성했다. 최대주주인 김 대표(지분율 27.92%)와 특수관계인이 지분 43.93%를 보유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TMA 제조 기술을 보유했다. TMA는 메틸기 3개를 알루미늄 원자 1개와 결합한 알루미늄 유기금속화합물이다. 유기물 중 가장 간단한 메탄에서 수소가 1개 빠진 게 메틸기다. TMA는 초민감성 물질이라 전문 지식과 경험을 가진 기술자만 제조·취급 가능하다. 세계적으로 레이크머티리얼즈를 포함해 3개 업체만 제조능력을 갖췄다.
TMA는 레이크머티리얼즈 모든 사업의 근간을 이룬다. 유기금속 화합물 중 특히 응용분야가 다양하다. 반응 조건에 따라 금속, 금속산화물, 금속질화물, 무기물 등 다양한 물질을 생성한다. 이에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 사용된다. 레이크머티리얼즈는 TMA 제조력을 바탕으로 LED, 촉매, 반도체, 태양광 전지 등 4개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레이크머티리얼즈는 LED TV가 보급되면서 세계적으로 LED 전구체가 부족했던 시절 LED 전구체 제조를 목적으로 설립됐다. 전구체란 어떤 물질에 선행되는 물질을 의미한다. 유기금속 화합물 중 특히 반도체, 디스플레이, LED, 태양광전지 등의 금속막 등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물질을 전구체라고 한다.
하지만 기존 TMA 제조사들의 견제로 LED 전구체 원료인 TMA를 수급할 수 없었다. 이에 TMA 제조기술을 자체 개발, 양산에 성공했고 LED 전구체까지 안정적으로 생산하게 됐다. LED 전구체 제조 후 남는 TMA를 활용해 고부가 화학제품 제조에 활용되는 메탈로센 촉매를 개발했다. 이후 반도체용 전구체와 태양광 전지용 소재 공급도 개시했다.
◇매출 33% 증가, 올해 목표는 700억
작년 매출액은 465억원으로 전년 대비 33.4% 증가했다. 한동안 300억원대에 정체돼 있었으나 지난해 반도체 부문 중심으로 매출 규모를 의미 있게 키울 수 있었다. 태양광 부문 매출도 매년 20% 가량씩 증가하면서 외형 확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석유화학 촉매 매출 역시 전년 대비 늘어났다. LED 부문을 제외한 모든 부문이 외형 성장을 이뤘다.
영업이익은 47억원으로 82.4% 증가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 사업장 화재 등 그간 매출원가를 증가시켰던 요인들이 하나 둘 제거되면서 수익성이 좋아졌다. 순이익은 20억원으로 전년비 12.6% 늘었다. 순이익 증가폭이 매출이나 영업이익 증가율에 비해 미미한 건 스팩 합병 비용이 영업외비용으로 반영되면서 17억원 정도가 손실 처리된 영향이다.
레이크머티리얼즈는 최근 사업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주고 있다. 초창기 이후 한동안 LED 전구체 중심으로 성장 가도를 밟아 왔지만 작년부터 반도체 소재 비중 확대 기조가 뚜렷하다. 2019년 27%에 불과했던 반도체 부문 매출 비중은 지난해 49%로 커졌다. 석유화학 촉매 부문도 2019년 8%였던 매출 비중이 작년 11%로 확대됐다.
반대로 그간 주로 매출을 일으켜온 LED 부문 비중은 47%에서 23%로 줄어들었다. 태양광 부문 매출 비중도 18%에서 16%로 감소했다. 레이크머티리얼즈는 반도체와 촉매 부문을 미래 핵심 먹거리로 육성할 방침이다. 올해 목표 매출액은 700억원이다. 대략적인 매출 비중은 반도체 50%, LED 20%, 태양광·촉매 각 15%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에는 더 나아가 1000억원대 매출을 찍는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레이크머티리얼즈 관계자는 "올해 매출액은 작년보다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도체와 촉매 소재 매출이 지속 증가하고 있고 LED 소재 매출도 작년을 바닥으로 올해 출고량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주가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공교롭게도 코로나19로 증시가 저점을 찍은 직후 데뷔하면서 출발은 불안했지만 머지 않아 증시 반등과 더불어 상승세를 탔다. 특히 올 들어 굵직한 반도체 소재 공급계약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뉴딜 정책 수혜주로 꼽히면서 주가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9일 종가는 3925원으로 신주 상장 전일 종가보다 3.5배 가량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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