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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모니터/CSR의 재해석]시련의 두산중공업, 사회(S)부문 'A+' 배경은⑥"인력 감축 필수불가결 판단, 감점 요인 안됐다"…ESG 맞춤형 보고서 '눈길'

박상희 기자공개 2021-05-03 09:40:12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8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시련의 시기를 보냈다. 탈석탄·탈원전 정책의 직격탄을 맞고 매출과 수익성이 눈에 띄게 악화됐다. 결국 유동성 위기가 두산그룹 전반의 재무위기로 번지며 3조원에 달하는 자구안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한가지 위안거리는 ESG 평가가 그나마 높은 등급을 유지했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해는 인력 구조조정으로 인한 노사갈등이 불거지는 등 사회부문(S) 등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슈가 발생했음에도 사실상 최고 등급인 'A+'를 받았다. 두산중공업의 ESG 우등생 비법은 무엇일까.

◇지난해 유휴인력 휴업 '노사 갈등' 및 구조조정에도 높은 등급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2020년 ESG 평가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의 통합등급은 'A'였다. 최상위 등급인 'S'가 전무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A+'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성적이다. 구체적으로 환경(E)은 'A', 사회(S)는 'A+', 지배구조는 'B+'를 받았다.

ESG 가운데 사회(S) 등급이 가장 우수했다. KCGS는 사회(S)부문을 크게 △협력사 및 경쟁사 △근로자 △소비자 △지역사회 등으로 나눠서 평가한다. 기업의 고용창출이나 노사 갈등과 무관하지 않은 영역이다.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있는 SK그룹의 경우 △납세, 고용, 배당 등 ‘경제간접 기여성과' △제품 개발, 생산, 판매 과정 중 사회(노동·동반성장)와 환경 영역에서 발생한 ‘비즈니스 사회성과' △지역사회에 대한 ‘사회공헌 사회성과' 등을 활용한다. 납세나 고용, 배당 등의 숫자는 경영 실적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인적 구조조정으로 인해 고용이 감소하거나 실적 저하로 법인세 등이 감소할 경우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도 감소하는 구조다.

두산중공업의 기간제 근로자를 제외한 정규직 직원 수는 2019년 말 기준 5908명이었다. 2020년말 기준으로는 4676명으로 감소했다. 인적 구조조정 여파로 인한 결과였다. 지난해 두산중공업은 경영 악화에 따라 일부 유휴인력을 대상으로 휴업을 하는 방안을 검토했고 이에 노조가 반발하면서 노사 갈등이 발생했다. 두산중공업은 2020년 2월과 5월 만 45세 이상의 정규직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도 진행했다. 1차에서 700여명, 2차에서 18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산중공업의 사회(S) 등급은 'A+'로 우수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KCGS는 인력 구조조정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보다도 그 배경과 목적을 살폈다. 인력 구조조정이 필수불가결할 경우 감점 요인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KCGS 관계자는 "인력 구조조정 행위가 고의적이고 비윤리적인 방법으로 이뤄진 게 명백한 경우 등급에 나쁜 영향을 미치겠지만 회사의 경영 상황을 감안해 어쩔수 없이 최소한의 방법으로 행해진 경우에는 이같은 점이 반영된다"면서 "두산중공업의 경우 인력 구조조정이나 노사 갈등 이슈가 사회(S)부문 심화평가나 등급조정에서 감점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2013년부터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제출..."ESG 보고서의 정석" 평가

두산중공업이 ESG 우등생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었던 또 하나의 비결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있다. 두산중공업은 2013년부터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표해왔다. 최근 들어 해당 보고서를 작성 제출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추세다. 두산중공업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정착시킨 선구자로 손꼽힌다.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연혁이 오래된만큼 노하우도 상당하다. ESG 평가기관 맞춤형으로 제작된다. KCGS 관계자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작성하는 목적 자체가 투자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면서 "두산중공업을 비롯한 대기업의 경우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ESG 평가기관이 제공하는 가이드라인과 일맥상통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이 지난해 제출한 2019년 두산중공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스탠다드 가이드라인을 따라 작성됐다. GRI는 지속가능보고서 작성 국제기준이다. 또 SASB(Sustainability Accounting Standards Board)에서 요구하는 산업표준 내용을 일부 반영했다. SAAB는 최근 투자자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는 ESG 공시 기준이다.

두산중공업은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GRI 기준을 적용해 데이터 수집 범위 및 컨텐츠를 확대했다. 또 회계기준위원회(SASB)에서 요구하는 산업표준 내용을 일부 공개해 이해관계자들의 보다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정보공개 요구에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의 보고서는 UNGC CoP(Communication on Progress) 원칙을 참고했을 뿐만 아니라 이행 성과를 보고했다. UNGC CoP는 사회적 책임 및 지속가능발전 목표와 관련한 4대 분야(환경·노동·인권·반부패)에 대한 이행결과보고서다.

두산중공업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회사 경영전략 및 사업적 성과와 연계함으로써 이해관계자들에게 CSR 활동이 회사의 주요한 가치창출 활동 중 하나임을 알릴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했다.

친환경 발전사업을 큰 축으로 하는 사업 포트폴리오의 획기적 개편 및 강화 전략을 보고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회사의 기술과 사업능력을 이해관계자들에게 제시했다.

뿐만 아니라 경영진의 전략적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체계적 CSR 활동을 포함한 비재무적 성과와 재무적 성과에 대한 통합적 정보를 이해관계자들에게 투명하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는 ESG 평가를 비즈니스모델과 연계짓는 ESG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만한다는 평이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ESG 경영이 재계 화두가 되기 전부터 ESG 관련 내용을 잘 담아내기로 정평이 나 있었다"면서 "지난해 악재에도 불구하고 높은 등급을 받은건 보고서를 포함해 ESG 평가기관이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체계적으로 잘 자리잡은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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