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공시대상기업집단]롯데그룹, 재계 빅5 유일 역성장 '부메랑'부채증가 불구 자산감소 '구조조정' 후폭풍, 계열사 86곳 합산 적자
최은진 기자공개 2021-04-30 08:08:44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9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부자'로 불리는 롯데그룹의 최대 강점이 비대면 시대가 된 오늘날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 자산손상 및 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상위권 대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한 것은 물론 역사상 처음으로 3조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공정거래위원회가 집계한 2020년 기준 롯데그룹 소속 전 계열사 86곳의 자산총액 합계는 125조6812억원이다. 전년도 129조1552억원과 비교하면 3조4740억원 감소했다. 자산총액 기준 재계순위 5위는 지켰지만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했다는 데 주목된다. 롯데그룹보다 앞선 대그룹들은 10조원 이상 자산을 늘렸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롯데그룹의 부채총액이 대폭 증가했는데도 자산총액이 줄었다는 점이다. 자본 등 실질적으로 그룹을 운영하는 자산이 대폭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부채총액은 69조3380억원으로 부채비율이 123%다. 상위권 재계 가운데 단연 높은 수준이다.
롯데그룹의 자산총액은 2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공정위가 관련 자료를 집계한 1997년 이후 매년 평균 6조원 이상씩 늘었지만 2019년 17조원에 이어 지난해에도 감소세를 기록했다. 2019년의 경우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 등 금융계열사 매각을 진행하면서 대규모 자산 축소가 이뤄졌다. 지난해는 계열사 매각이 없었는데도 자산 감소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두가지 요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선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이뤄졌고 자산의 비효율화로 인한 자산손상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사상 첫 명예퇴직을 선포하며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또 유통채널들을 통폐합 하는 자산축소를 단행했다. 일부 부동산과 매장 등은 매각해 현금을 융통했다. 리츠를 활용한 자산유동화 전략도 구사했다.
롯데그룹 계열사 가운데 가장 많은 부동산 자산을 소유한 롯데쇼핑의 경우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던 자산총액이 지난해 1조1432억원 감소했다. 롯데그룹의 주요 자산을 관리하는 롯데물산도 자산총액이 2000억원 줄었다. 구조조정을 위시해 전사적으로 자산 효율화를 위한 매각 및 유동화, 개발 등 다양한 전략을 활용하면서 자산감축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측면에서 자산손상 여파로도 해석된다. 구매 패러다임이 비대면 채널로 이동하면서 오프라인 채널에서 벌어들이는 현금흐름이 급격하게 저하되면서 대규모 자산손상이 발생했다. 장부가액이 하향조정되면서 자산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은 물론 순손실에도 타격을 입혔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조2228억원의 자산손상을 기타비용에 산입했다.
이처럼 '부동산 재벌'로서 강점은 롯데그룹에게 오히려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분위기다. 롯데그룹이 한창 서울 도심부 요지를 사들였던 1990년대에는 그 규모가 서울 전체 면적의 0.03%에 달할 정도였다.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던 2004~2005년에는 보유 부동산 가치가 삼성그룹 다음인 약 10조원 규모로 커지기도 했다.
롯데그룹이 재계 5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도 부동산 덕분이다. 공정위가 집계하는 기업집단 순위는 자산총액 기준이기 때문에 땅부자인 롯데그룹이 상위권에 랭크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유통은 곧 부동산'이라는 공식이 성립한 오프라인 시대에는 실적 역시 뒷받침이 됐다. 그러나 비대면 소비가 대세인 오늘날엔 롯데그룹의 경쟁력은 오히려 부진의 배경이 되고 있다.
공정위가 공시한 지난해 롯데그룹 전체 계열사의 합산 매출액은 전년도 보다 9조원 줄어든 56조4040억원이다. 바로 앞 순위인 LG그룹이 123조434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격차다. 롯데그룹 뒷 순위인 6위 포스코가 벌어들인 60조8530억원의 매출보다도 작다.
게다가 롯데그룹은 2조80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는 데 주목된다. 공정위가 자료를 집계한 1997년 이후 처음으로 기록한 순손실이다. 식품·유통·화학 등 롯데그룹의 전 계열사들이 모두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결과다. 매출 자체의 타격도 있었지만 자산손상이 대거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롯데그룹 내부 관계자는 "전사적으로 지난해 일부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자산과 매출 등이 줄어든 결과로 이어졌다"며 "효율화를 위한 과정이라고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 MNC솔루션 고속성장, 'K-방산' 피어그룹 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