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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 매물 대우건설, 몸값 얼마나 될까 멀티플 5배 기준 1.1조 불과…가격갭 상당할듯

김병윤 기자공개 2021-05-06 10:23:55

이 기사는 2021년 05월 04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건설 매각이 본격화 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관심은 거래가격으로 모아진다. 시장에서는 산업은행이 매각가격으로 내심 2조원 이상을 희망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이를 사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대우건설 거래 가격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수준으로 가늠해 볼 수 있다. 대우건설의 시가총액(Market Cap)은 약 3조원 수준이다. 매각 대상 지분율이 50%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 주가 기준 단순 계산시 지분가치는 1조5000억원 가량으로 추산할 수 있다.

여기에 M&A 시장에서 통상적으로 적용되는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적용할 경우 1조9000억원 이상의 가격이 산출된다. 따라서 현재 시장에서 평가하는 대우건설의 주가를 기준으로 봤을 때 2조원 정도의 거래 가격은 무리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올들어 상장 건설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격하게 올랐다는 점은 디스카운트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원매자 입장에서는 에비타 멀티플(EV/EBITDA)로 밸류에이션 측정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대우건설의 지분가치는 2조원을 한참 밑돈다.

시공 능력 상위권에 포진해 있는 대형 종합건설사의 멀티플 배수는 대략 4배에서 6배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건설의 시가총액은 5조6000억원 가량이다. 작년 연결기준 재무제표상 순현금 3조원을 반영하면 기업가치(Enterprise Value)는 2조6000억원이다. 여기에 지난해 전체 에비타 7200억원을 대입한 멀티플 배수는 3.6배 정도다.

3조7000억원 가량의 시가총액을 기록중인 GS건설의 작년 연결기준 순차입금(Net Debt)은 1조5000억원, 기업가치는 5조2000억원 수준이다. 에비타 9100억원을 적용한 멀티플은 5.7배 가량으로 추산된다.

종합하면 이들 대형 건설사들의 에비타 멀티플은 평균 약 5배 정도로 볼 수 있다. 지난해 대우건설의 연결기준 에비타 6800억원에 5배의 배수를 곱하면 기업가치는 3조4000억원, 순차입금(1조2000억원)을 뺀 100% 지분가치는 2조2000억원, 거래 대상인 지분 절반의 가치는 1조1000억원이라는 숫자가 도출된다. 만약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매도 희망 가가 2조원이라고 가정할 경우 9000억원 정도의 가격갭이 발생하는 셈이다.

물론 원매자가 대우건설의 실적 개선세와 건설 업황의 향후 흐름을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5배를 훨씬 웃도는 수준에서 인수 가격을 적어낼 가능성도 있다. 다만 반대로 피어그룹 밸류에이션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현재 주가 수준보다는 상당한 디스카운트를 요구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대우건설은 2016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뒤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대우건설의 매출은 전년도 대비 다소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크게 늘었다. 영업이익률 역시 6.9%로 2017년 흑자 전환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오래도록 턴어라운드의 발목을 잡아온 해외 부실이 줄어든 게 주효했다. 대우건설은 2016년 해외 토목·플랜트 부문에서만 약 1조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공사완공시점이 변경된 탓에 원가율을 상향한 여파다. 이에 대우건설은 2016년 4672억원의 손실을 입으며 3년 만에 적자전환했다.

해외 사업의 부실 후유증은 단기간에 그치지 않았다. 2017∼219년 해외 프로젝트에서 연평균 약 3500억원의 적자가 발생됐다. 해외 부문의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결국 2017년 공개매각은 무산되기도 했다.

하지만 해외사업은 점차 안정화되는 추세다. 지난해 해외사업 부문의 영업손실액은 1276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과거 대비 크게 감소했다. △카타르 고속도로 △이라크 알포 방파제 △에티오피아 고속도로 등 손실을 내던 프로젝트들이 정리된 효과다. 올 들어서도 수익성 개선은 이어지는 모습이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29일 올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9.7%, 138.9% 늘었다고 공시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의 밸류에이션을 산출하는 기법이 다양하지만 매도자측은 대우건설의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삼을 공산이 크다"며 "다만 건설사의 멀티플 배수가 높지 않다는 점에서 인수자측으로선 주가 수준으로만 밸류에이션을 책정하는 것을 인정하려 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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