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레저사업 점검]호텔HDC의 코로나19 생존 방법론 '위탁 경영' 눈길캡티브 매출 비중 90% 육박…모기업 HDC현산이 연간 운영비용 정산 구조
이윤재 기자공개 2021-05-11 10:26:04
[편집자주]
호텔, 골프장, 리조트 등으로 대표되는 레저사업은 건설사 신사업으로 주목받았던 영역 중 하나다. 주 52시간제와 온화한 기상여건 덕에 성장성이 높은 시장으로 분류되지만 코로나19를 전후로 경영환경은 급격하게 변했다. 위기 속에서 사세를 오히려 확장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투자를 멈추고 관망하는 곳도 나타났다. 더벨이 변화무쌍한 레저사업 현장과 사별 전략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07일 13: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그룹은 일찌감치 호텔사업에 뛰어든 건설사다. 국내 양대 도시로 꼽히는 서울과 부산에 특급호텔을 보유한데다 강원도 일대에 복합리조트도 운영하고 있다. 호텔 사업 전반을 맡고 있는 건 HDC현대산업개발의 100% 자회사인 호텔HDC다.지난해 리조트 업계 전반에 드리웠던 코로나19 여파는 HDC호텔에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여타 회사와 달리 실적 둔화 폭은 크지 않았다. 위탁운영을 맡긴 모회사 HDC현대산업개발로부터 운영비용 등을 지급받는 독특한 사업 구조 덕분이다.
HDC그룹이 호텔사업에 뛰어든 건 지금으로부터 15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역 인근에 확보한 토지에 객실 185실 규모 5성급 특급호텔 개발에 착수했다. 2005년 호텔 건립과 동시에 100% 자회사인 호텔아이파크(현 호텔HDC)를 설립했다. 향후 호텔사업을 확장하는 일환으로 별도 위탁운영법인을 만든 것으로 풀이된다.
호텔에 대한 토지와 건물 소유권을 가진 HDC현대산업개발은 호텔HDC에 위탁운영을 맡긴다. 다시 호텔HDC는 글로벌 호텔 체인인 하얏트 인터내셔널과 위탁계약을 수행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여타 건설사들이 계열사가 토지·건물 등을 보유해 운영에 나서는 것과는 사뭇 다른 방식이다.
현재 호텔HDC는 서울 강남구 소재 파크하얏트서울, 부산 해운대구 소재 파크하얏트부산을 위탁운영하고 있다. 강원도 고성 소재 아이파크콘도, 정선 소재 복합리조트 파크로쉬 등은 하얏트와 달리 호텔HDC가 직접 운영한다. 모두 HDC현대산업개발이 소유권을 갖고 있다. 이외에는 KT에스테이트로부터 위탁 받아 운영 중인 서울 강남구 소재 안다즈서울강남이 있다.
독특한 사업 구조는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돼있다. 호텔HDC 실적을 보면 HDC현대산업개발을 향한 매출액이 대부분이다. 2018년에는 HDC현대산업개발과 지주회사인 HDC를 상대로 올린 매출이 전체 실적과 동일했다. 이듬해에는 90.67%, 지난해에는 82.34%에 달했다. 계열사를 향한 캡티브(내부거래) 비중이 압도적인 셈이다.
이는 위탁운영과 맞물려 있다. 호텔HDC는 호텔운영상 소요된 운영비용의 102~104%에 해당하는 금액을 HDC현대산업개발로부터 지급받는다. 식음재료비, 자산성 비품의 구매대행도 HDC현대산업개발 명의로 진행하며 대금만 수령한다. 해마다 영업 관련한 비용 등을 HDC현대산업개발로부터 정산하는 방식이라 캡티브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 2019년 이후로 안다즈서울강남 위탁운영도 맡게 돼 캡티브 매출 비중이 소폭 낮아졌다.
전반적인 실적은 2018년 이후부터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호텔HDC는 매출액 650억원, 영업이익 8억원을 거뒀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5.31%, 영업이익은 18.29% 줄어든 수치다. 지난 2018년만 해도 영업이익 21억원을 기록했지만 해마다 축소되고 있다. 수익성은 변동 폭이 있지만 외형은 전반적으로 6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실적 둔화와 달리 투자 측면에서는 성공적인 양상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개별 부동산 자산에 대한 가치는 세부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지난 2012년에 공시한 투자설명서를 보면 파크하얏트서울은 토지 930억원, 건물 1315억원으로 나타난다. 개발당시 토지가격 257억원, 공사비 782억원이었던 걸 감안하면 수배로 가치가 뛴 셈이다. 현재 강남권 부동산 가격 상승을 고려하면 해당 자산에 대한 가치는 더욱 올랐을 것으로 풀이된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글로벌기업이 특급호텔을 운영하는 방식을 따라서 호텔체인에 위탁운영을 맡기고 있다"며 "복합리조트는 자체적으로 위탁운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위탁운영에 따라 비용을 정산받으면서 이를 매출로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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