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5월 27일 10: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채권단 관리체제에 놓인 조선사 대한조선이 매각을 본격 진행하는 가운데 원매자들은 선박 건조외 사업 확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일부 FI(재무적투자자) 원매자들은 대한조선이 보유한 부지를 중심으로 수리조선업 확장 가능성에 방점을 두고 매물 탐색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남에 위치한 지리적 요건과 수리조선업 관련인력 영입에 난항이 예상돼 FI 참여 열기가 이어질 지 시장 내 관심이 모인다.

27일 구조조정 업계에 따르면 대한조선은 EY한영을 주관사로 선정,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원매자 태핑 단계로 투자설명서(TM)를 배포를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매도자 측의 물밑 마케팅에 따라 원매자들도 매물 탐색을 이어가며 인수를 저울질 중이다.

앞서 일부 FI는 탱커선을 주력으로 건조하고 있는 대한조선의 성장성에 의문점을 제기해왔다. 건조할 수 있는 선종이 다양하지 않아 경기 변동에 따라 수주량이 급감할 경우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일부 FI는 매물 탐색에 앞서 이번 인수전에 참여를 포기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이에 따라 대한조선 인수전이 전략적투자자(SI) 중심으로 흘러갈 것이란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현재 대한조선이 위치한 전라남도 해남 부근의 조선사를 비롯한 SI 들이 인수를 저울질 중이다. 일부 SI는 구조조정 펀드를 활용하는 FI에 러브콜을 보내면서 컨소시엄 결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전 참여를 고심 중인 FI는 컨소시엄 결성에 앞서 대한조선의 수리조선업으로의 확장성에 방점을 두고 매물 탐색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고정적인 선박 건조업의 수익성을 고려할 때 대한조선이 보유하고 있는 부지를 활용해 사업 확장을 고민하는 분위기"라며 "조선업 외에도 수리조선업 확장을 염두하고 있는 SI들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사업확장을 위해선 추가적인 비용 투입과 관련 인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점은 과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앞선 관계자는 "수리조선 산업으로의 확장에 나서더라도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플로팅도크(Floating Dock) 설치를 위해 투자가 불가피"하다며 "다만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이 지속돼 선박건조업을 안정적으로 영위할 수 있을 때 투자를 고려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관계자는 "수리조선업은 산업의 특성상 협력업체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라며 "다만 전남 지역의 목포 등과 비교해 경상남도에 관련 협력업체와 전문 인력이 밀집되어 있어 수리조선업을 통한 업사이드를 기대하기 위해선 풀어나갈 과제가 많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대한조선이 보유하고 있는 부지는 인수 메리트로 꼽힌다. 대한조선은 현재 231만4049㎡에 이르는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 인허가를 보유하고 있다. 부지를 활용할 경우 육상에서 블록을 제작할 수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선박 역시 효율적으로 건조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매도자 측은 조만간 TM을 배포, 내달 중 공식적인 매각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수리조선업 확장에 관심을 두고 인수전 참여를 고심하고 있는 SI도 적지 않아 입찰 전까지 FI와의 컨소시엄 결성 논의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