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BNK운용, 반대율 '0%' 고삐 대신 당근 택했다②'기업성장=주주가치 제고' 판단…스톡옵션 부여엔 단호한 '반대'
김진현 기자공개 2021-06-14 13:17:33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역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0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NK자산운용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후 공시 대상 법인에 대해 단 한건의 반대표도 행사하지 않았다. 기업들의 경영 활동이 주주가치를 훼손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호의적인 자세를 취한 셈이다.BNK자산운용은 올해(2020년 4월~2021년 3월) 총 12개 기업의 74개 의안 중 62개 안건에 대해 찬성 의견을 던졌다. 나머지 8개 의안에 대해선 중립 의견을 냈다.
BNK자산운용이 중립 의견을 낸 회사는 BNK금융지주다. 이해상충 가능성이 있는 모회사에 대해선 중립의견을 낸 것이다.
BNK금융지주에 대한 중립 의견을 제외하면 사실상 반대율은 0%다. BNK자산운용은 펀드 내 자산총액의 5% 또는 100억원 이상 투자 대상 기업에 대한 의결권 행사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
투자 비중이 높은 회사에 대해선 반대보다 찬성을 통해 힘을 실어주는 쪽을 택한 셈이다. BNK자산운용이 찬성 의견을 던진 회사는 삼성전자, LG화학, SK하이닉스, 빅히트(하이브), SK바이오팜, 삼호, 효성티앤씨 등 유가증권 기업이 많았다. 케이피에프, 엘앤에프, 서진시스템 등 코스닥 기업도 일부 포함돼 있었다.
BNK자산운용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전부터 반대율이 높은 회사는 아니었다. 2019년 4월부터 2020년 3월까지 4건의 반대를 한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회사 경영 활동에 반대 의견을 거의 던지지 않았다.
2018년 4월부터 2019년 3월 사이 반대표를 던진 7건은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차를 상대로 사외이사 선임과 배당 확대 등을 요구한 의안이었다. 사실상 회사 측의 경영활동을 존중하는 의미의 반대였던 셈이다.
BNK자산운용은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분명하다고 판단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회사와 공감대를 형성하며 동행하기 위해 무분별한 반대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물적분할 이슈로 논란이 있었던 LG화학의 분할 의안에 대해서도 장기적인 회사 가치 상승을 위한 분할인만큼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적다고 판단해 찬성을 던졌다.
당시 내부적으로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놓고 찬성과 반대가 팽팽하게 맞부딪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단기적으로는 물적분할 방식이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을 순 있지만 펀드를 통해 기업에 투자하는 행위가 장기투자 성격을 띠고 있는 만큼 찬성 의견을 던지는 게 맞다는 쪽으로 의견이 기울었다. 성장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당시 전지사업부문)의 분할이 자금 조달 차원에서 더 유리할 수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BNK자산운용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투자 기업의 경영 활동이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는 경우 찬성 의견을 던진다"며 "모든 안건에 찬성한 건 아니고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분명하다면 반대 의견을 던진 사안도 있다"고 말했다.
BNK자산운용이 밝힌 바에 따르면 공시 대상 법인이 아닌 기업들에 대해선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경우 반대 의견을 던진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BNK자산운용은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있는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에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단기적인 경영 성과가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볼만큼 인과 관계가 불분명하다는 이유에서다. 경영 활동의 성과가 회사 가치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존재하는데 최근의 주가 상승은 스톡옵션 행사 유인만 키울 뿐이라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지난해에도 공시 대상 법인이 아닌 회사들의 고정부 스톡옵션 부여와 관련해 반대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2019년 4월~2020년 3월) 반대표를 던진 의안 4건 중 3건도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승인과 관련한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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